'비정규직 보호 못하는 비정규직 양산법'
"그냥 두고 볼 수 없다!"
오늘부터 미디어활동가 박성수는 '비정규직 철폐투쟁과 비정규직 권리보호 입법쟁취'를 위한 ‘블로그 1인 시위’를 무기한 시작합니다.
미디어다음에서 활동하는 블로거로서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는 행동이라 생각할 수 있겠으나 저는 그동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그들의 외침'을 노동현장에서, 투쟁의 현장에서, 단식 농성장에서, 때로는 목숨을 걸고 올랐던 고공크레인에서 절규하던 그들의 목소리를 잊을 수 없습니다.
36년 전, 자신의 소중한 생명을 불살라 죽어야 했던 청계천 봉제공장 노동자 전태일이 있었습니다. 만약 전태일이 죽지 않고 살아있었다면 그는 분명히 비정규직 노동자로 차별의 고통과 빈곤의 굴레에서 인간의 삶이 아닌 노예로서 살아가고 있었을 것입니다.
노예가 아닌 인간답게 살고자 죽어야만 했던 지난 36년 전이나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아가야 하는 지금이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은 나아진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사회는 이미 850만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넘어 천만을 향하여 치닫고 있습니다. 그들의 삶은 철저히 유린당하는 인권의 사각으로 내 몰리고 있습니다. 차별의 고통은 죽음의 구렁텅이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신자유주의자들은 자본과 결탁한 권력을 내세워 노동의 유연화와 양극화를 심화, 확대시키고, 정규직이 없는 사회로, 노동이 상실되는 사회로, 두 종류의 인간이 사는 세상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어제 국회에서 벌어진 '날치기의 반동'은 '비정규직 보호법'이라는 허구적인 선언과 국민을 기만하는 비정규직 양산법에 결코 동의할 수 없는 것입니다. 또한 법안 어디에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자본의 이익에 부합하고, 현행법보다 후퇴한 악법이 따로없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해서, '블로터 뉴스공장'을 찾는 모든 블로거와 연대의 끈을 이어가는 '블로그 1인 시위'를 사이버에서 함께 할 것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보장 입법이 노동자들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그날까지 '블로그 1인시위'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 비정규직 노동자의 외침을 담은 피킷
어느 비정규직 노동자의 이야기들...
블로그를 열고 시위를 벌였던 시간이 벌써 새벽을 부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잠을 이룰 수 없습니다. 그것은 지난 몇 년 동안 '비정규직 철폐투쟁과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쟁취' 위하여 싸워왔던 지난 시간을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 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울분을 토해도 일렁이는 분노가 삭히질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도 어제의 분노를 잠시 가슴에 잠재우고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아가는 몇 사람의 짧은 이야기를 통해서 그들의 고통과 비정규직의 현실을 폭로하고자 합니다.혹시나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조금도 주저하지 마시고 여러분의 이야기를 블로그에 담아내 주십시오.
그럼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아가는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하겠습니다.
집회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방송화면이나 사진으로 등장하는 한 노동자가 있습니다. 그는 모 방송국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방송국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아가는 그의 이야기는 듣노라면 세상의 요지경 같은, 참으로 믿기 어려운 상식을 깨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1년 단위로 계약을 이어가는 기간제고용 노동자였습니다. 1년이 가차워 지면 그는 계약이 해지되고 다른 방송국으로 자리를 옮겨야 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같은 조건으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기간동안 일하는 기간제 비정규직 노동자였습니다.
이렇게 반복된 세월은 헤아릴 수 없는 시간으로 이 방송국에서 저 방송국으로 그리고 또다시 이 방송국으로... 옮겨다니며 일했다고 했습니다.
이 노동자의 사진은 블로그기자 하정임님이 취재한 사진과 글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모습을 엿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http://blog.daum.net/hjn9119/7546894 )
제가 그 노동자는 언제나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노동자 집회가 있는 현장에 가면 어김없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분을 만나도 무어라 말을 건네지 못했습니다. 아니 선뜻 나서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말을 꺼내기조차 용기가 나질 않았습니다. 그분의 고통, 슬픔 그리고 분노.. 를 너무도 잘 아는 저이기에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인천에는 비정규직 노동자로 5년 째 일하고 있는 여성노동자가 있습니다.
서구청에 비정규직 사무노동자로 일하고 있다는 그 여성노동자.
그는 9개월 째 되면 일하는 그곳에서 어김없이 잘려야 합니다. 그리고 3개월을 쉬었다 다시 기간제고용 계약서에 날인을 하고 일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반복된 세월이 5년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급여라 해 보아야 최저임금을 겨우 턱걸이하는 수준의 돈이 전부였습니다.
그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그깟 돈으로 어떻게 사느냐고 묻지 않아도, 애써 들여다 보지 않아도 우리는 그 노동자의 삶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천 원미구 모 동사무소에도 인천 서구청에 일하는 비정규직 사무노동자와 너무도 흡사한 일을 하고 있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가 있습니다.
그가 하는 일은 정규직 공무원들과 어느 것 하나 틀리지 않을 만큼 하루 8시간에 주 5일을 근무합니다. 때로는 일에 떠밀려 늦게까지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 날도 더러 있다고 했습니다.
벌써 4년 째 ...
그래도 짬밥이 있다고 해서 부서를 이동한 공무원들이 업무파악이 힘들어 지는 경우에는 외면하지 못하고 거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웃더군요.
오늘 세분의 이야기는 내 주변에, 우리 이웃에 흔하게 만나볼 수 있는 이야기며 이처럼 비정규직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차마 자신의 이야기를 용기있게 올리지 못해도 그들의 이야기를 블로그를 통하여 전해 주십시오.
850만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나누어 봅시다.
그것이 작은 블로그 1인시위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미디어 활동가 박성수
☆ 블로그 1인시위 하는 방법
-. 비정규직에 관련한 글이나 사진을 게시한다.
-. 글이나 자료가 없는 블로거는 투쟁 문구(사이버구호)를 올린다.
-. 블로깅을 통하여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 쟁취를 알린다.
-. 기자단에 가입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기사로 올린다.
-. 뉴스를 검색하여 비정규직 보호법이라 주장하는 글에는 가차없이 비평을 올린다.
-. 보수양당 국회의원들에게 비판의 글을 남긴다.(홈피나 블로그 방문)
-. 기타 블로그를 통하여 할 수 있는 사이버상에서 모든 행위
▲ 지난 2005년 5월, 세계노동절 날 광화문을 가로지르는 '비정규직 철폐' 현수막
▲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쟁취를 알리는 포퍼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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