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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복사꽃이 피었다고 일러라

by 실비단안개 2007.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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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꽃이 피었다고 일러라 / 서지월

 

복사꽃이 피었다고 일러라
달뜨는 마을을 달려와 내가 먼저 손 내밀면
너는 수줍어 은쟁반 같은 얼굴로
나뭇가지 뒤에 숨어버리고
너와 나의 살을 건드리는 남풍의 하늘은
속절없이 빤히 내려다보고만 있으니

바둑이는 어디 갔느냐
엄마 따라 방앗간에 밀 빻으러 갔는가.
그리고, 내 어릴 적 검정고무신의
피라미떼들은 큰 강물 따라 흘러갔는가.

복사꽃이 피었다고 일러라
타는 아지랑이 풀밭에 주저앉아
삐삐 뽑으며 숨찬 나를 불러내어
이 언덕 위에 세워놓고서
저만치 눈웃음 흘리며 사라진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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