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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장미의 계절

by 실비단안개 2007.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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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여왕이 울린다. 엄마다.

 

니는 와 저나를 안받노 -

지금 받잖아~

아까 너그 아부지가 항께 안받는다 카데 - 장미가 핏는데 사진 찍어라꼬 -

ㅎㅎ~ 어 일찍 장미 찍어왔네요. ㅎㅎ

 

무슨 대단한 딸이라고 새로운 꽃이 필 때면 전화로 알림을 하신다.

 

언제부터인가 도로변이나 하천변, 울타리등에 장미꽃이 피었다. 약속이나한듯이 빨간장미가. 장미가 피어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시인이 릴케다.

'장미의 시인'  릴케.

자신의 작품에서 장미를 250번이나 표현했고 '독일 서정시의 완성'으로 불린다. 그는 열네살 연상인 유부녀 니이체와 푸로이트의 연인이기도 한 루 살로메와 사랑에 빠지기도 하였다.

릴케는 열렬한 애독자 이집트 여인에게 자신이 가꾼 장미를 꺾어 주려다가 그만 가시에 손가락을 찔렸는데,  상처를 통해 세균에 감염된 릴케는 그는 결국 1926년생을 마감했다.
그런데 직접적인 사인은 가시에 의한 파상풍이나 폐혈증이 아니라 급성 백혈병으로 밝혀졌다.

 

장미꽃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장미꽃이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
이렇게도 많은 눈꺼풀 아래
그 누구의 잠도 아닌
기꺼움이여.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햇빛처럼 꽃보라처럼

또는 기도처럼 왔는가.

 

행복이 반짝이며 하늘에서 몰려와

날개를 거두고

꽃피는 나의 가슴에 걸려온 것을....

 

하얀 국화가 피어있는

집의 화사함이

어쩐지 마음에 불안하였다

그날 늦게, 조용히 네가

마음에 닿아왔다.

 

나는 불안하였다

아주 상냥하게 네가 왔다.

마침 속에서 너를 생각하고 있었다.

네가 오고 은은히, 동화에서처럼

밤이 울려퍼졌다.

 

밤은 은으로 빛나는 옷을 입고

주먹의 꿈을 뿌린다.

꿈은 속속들이 마음속 깊이 스며들어

나는 취한다

 

어린아이들이 호도와

불빛으로 가득한 크리스마스를 보듯

나는 본다. 네가 속을 걸으며

꽃송이 송이마다 입맞추어 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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