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8∼9월에 붉은빛이 강한 자주색으로 피고 가지 윗부분에 총상꽃차례를 이루며 달리는데, 작은꽃자루와 꽃대가 아래쪽으로 굽는다. 꽃의 지름은 약3cm이고 밑 부분에 작은 포가 있으며, 꽃받침조각과 꽃잎은 각각 3개이다. 꿀주머니는 넓으며 끝이 안쪽으로 말리며, 수술은 5개이고 꽃밥은 합쳐진다. 짙은 자주색의 꽃이 피는 것을 가야물봉선, 흰색 꽃이 피는 것을 흰물봉선이라고 하며, 노랑물봉선도 있다.
동네의 개울가에 약간의 무리가 있는데, 이 늠들은 잠꾸러기인지 다른 지역보다 늦게 입을 열기에 나를 애태운다. 조금은 뿌연 하늘이지만, 일찍 개울가로 나갔다.
한송이, 또 한송이 피어 있다. 조금 더 높이 멀리 가 보자. 그렇게 걸으니 제법 군락을 이루어 이슬에 흠뻑 젖어 있다. 문제는 수풀 가득한 개울둑을 내려 엉거주춤한 자세로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개울의 돌은 미끄러우니 만약을 대비하여 뒷주머니의 휴대폰은 길에 두고 물봉선을 만났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나름 알뜰하게 챙긴다고 하였는데 배터리가 깜빡거린다. 남은 양으로 알뜰히 담아주마, 그런데 마음이 조급하여 마음을 못다 주었다.
커피 물을 올리고 편집을 하는데 떨렸다. 새삼 왜 이러지……!
물봉선화 - 성은경
저기
버려둔 눈물 골짜기
불지른 물봉선 꽃 무리
잔잔한 설렘으로
바라볼 때는
저 가슴 망망함은
언제나 시골소녀이었네.
찐득거리는 욕망을 안고
풍진 세상 떠돌다가
돌아와 고향 앞에 선 해거름
허물어 버리지 못한
삶의 파편을
빨갛게 쏟아 낸 내 아픔이여
관절마다 병든 육신
다리 절며 돌아와
차마
하늘을 바라보지 못하고
음지 찾아 멈추어 섰다.
부끄러워 부끄러운 속내
다 지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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