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비 잠깐 멈춘 사이에 만난 흔한 몇 가지

by 실비단안개 2008. 6. 21.
728x90

 

또독또독 내리던 비가 굵어지고, 그러다 잠시 멎었다.

 

 

순박한 색의 겹치자꽃이다. 백합처럼 멀리서도 존재를 알려온다.

 

 

 

 

 

민들레 씨앗이며, 아래는 씨앗을 날린 민들레의 쓰러진 꽃대다.

 

 

 

덩이괭이밥은 햇살이 좋아야 꽃잎을 연다. 흐리거나 이른 아침 시간에는 활짝 핀 모습은 만나지 못한다.

 

 

 

 

해바라기가 꼭 한송이 꽃을 피웠다.

 

 

  접시꽃 당신 / 도종환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 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 놓고 큰 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악한 얼굴 한 번 짓지 않으며 살려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 들어야 할

  남은 하루하루의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 들어야 함을 압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것 없는 눈 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남은 날은 참으로 짧지만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보다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엔 언제나 많은데

  나 하나 육신의 절망과 질병으로 쓰러져야 하는 것이

  가슴 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콩 댐한 장판같이 바래어 가는 노랑꽃 핀 얼굴 보며

  이것이 차마 입에 떠올릴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마지막 성한 몸뚱아리 어느 곳 있다면

  그것조차 끼워 넣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뿌듯이 주고 갑시다.

  기꺼이 살의 어느 부분도 떼어주고 가는 삶을

  나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옥수수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이제 또 한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어느 자리나 어느 날이나

꽃은 저 혼자 이쁘게 피어나려고 바둥거리지 않는다.

옆의 꽃과 비교하여 그 꽃을 닮아가지 않는다.

 

 

[전문]미국산 쇠고기 추가협상 내용 머니투데이 | 기사입력 2008.06.21 16:04

 

* 광우병 소 수입 반대 펼침막 보내기에 동참하는 방법 :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1317981

* 아고라 서명 : 펼침막 보내기 :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donation/view?id=50596

 

해 촛불문화제

* 6월 21일 오후 7시 진해 석동 체육공원 - 전면재협상, 촛불아! 될때까지 모여라!! 비가 와도 모입니다.

*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진해 석동 체육공원

 

 

728x90

'마음 나누기 > 맑은 사진 - 꽃과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련(睡蓮)을 보며 동화 그리기  (0) 2008.06.23
소쌀밥나무 자귀나무꽃  (0) 2008.06.23
백합  (0) 2008.06.18
노란꽃에 노란나비  (0) 2008.06.15
노랑나비 흰나비  (0) 2008.06.0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