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비가 살풋 멎기에 카메라를 들고 나갔었다. 언젠가 담은 강아지풀의 물방울을 다시 담고 싶어 나갔는데, 우리집에서 50여m 거리의 그 길에 높이 4~5m의 벽이 가로막혀 있었다.
그길은 시내에서 올 때의 지름길이기도 하며, 이른봄에 수선화, 삼지닥나무, 매화를 만나러 가는 길이기도 하고 아침에 이슬, 달맞이꽃, 나팔꽃을 만나러 가는 길이기도 하다.
4~5m의 벽은 틈이란곤 없었기에 되돌아 왔는데, 산길 역시 공사로 다닐 수가 없다.
성흥사 가는 길, 보배산도 공사중이기에 내년에는 들꽃을 만나러 가는 횟 수가 많이 줄어들텐데 그렇다고 어디다 하소연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오늘은 농협을 지나 경남아너스빌 공사장 쪽으로 걸었다.
입주가 가까운 듯 하였다.
시멘트 도로 위로 아스팔트가 덮혔고 보도블럭도 교체중이었기에 걸으며 이방인같은 그 아파트를 힐끔거렸다. 들길 산길 외에는 시골이라도 흙길이 없다.
용추폭포 입구에 다다르니 계곡물 소리가 요란하였으며, 크고 작은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말갛다.
사위질빵을 만날 수 있을까, 또 요즘 뭐가 피지…
들과 산으로 못간지 꽤 되었다.
까치수영이 꽃잎을 많이 떨구었으며, 애기둥굴레 한 늠이 달렸다.
3시간 좀 넘게 놀았나 보다.
돌아 오는 길 - 스치려는 자귀나무꽃 몇 송이에 나비 한마리가 팔랑인다.
자귀나무는 겨울잠을 오래 자는 특징이 있어서 잠꾸러기로 유명하며 이른 봄에 다른 나무들은 잎이 다 돋아났는데도 자귀나무만 잎이 돋지 않아 죽은 나무인 줄 알고 베어 버렸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또, 소가 잘 먹는다고 소쌀밥나무라고 부르는 곳도 있다.
자귀나무는 외국에서 도입되었으며 주로 황해도 이남의 따뜻한 곳에서 자란다. 넓게 퍼진 가지 때문에 나무의 모양이 풍성하게 보이고 특히 꽃이 활짝 피었을 때는 술 모양으로 매우 아름다워 정원수로 많이 심는다. 잎은 낮에는 옆으로 퍼지나, 밤이나 흐린 날에는 접힌다.
자귀꽃 / 박성우
게으름뱅이 자귀나무는 봄을 건넌 뒤에야 기지개 켠다 저거 잘라버리지, 쓱쓱 날 세우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연초록 눈을 치켜뜬다 허리춤에서 부챗살 꺼내 펼치듯 순식간에 푸르러져서는 애써 태연한 척, 송알송알 맺힌 식은땀 말린다 서두른다고 서둘렀는데
쪼매 늦었죠, 니년은 그새 밀린 지각비가 얼만 줄이나 알어? 양지다방 김양은 허기만 더할 말대답 대신 스쿠터 엔진 소리로 콧방귀를 뀐다 확연한 빚만 켜켜이 쌓여 있는 여름,
자귀나무 연분홍 꽃잎이 헤프게 흩날린다 배알도 없이 헤프게 으응 자귀 자귀야 야들야들한 코맹맹이 꽃 입술 엉덩이 흔들어 날려보낸다 아찔한 속살 조마조마하게 내비치기도 하면서 (전 괜찮아요, 보는 놈만 속 타지) 오빠 냉커피 한잔 더 탈까, 지지배 지지배배 읍내 제비 앞세운 김양이 쌩쌩 달려나간다
연분홍 자귀꽃 흩뿌려진 땡볕 비탈길, 따가운 빚이 신나게 까지고 있다.
자귀나무꽃과 비교하기
* 야(野)한 여자가 말하는 캐리안드라(Calliandra) : http://blog.daum.net/mylovemay/13740753
광우병 소 펼침막 보내기운동 청원에 참여합시다.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donation/view?id=50596
진해 촛불문화제
* 6월 28일 오후 7시 진해 석동 체육공원
*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진해 석동 체육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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