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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꽃무릇'과 '무릇'은 같은 꽃인가요?

by 실비단안개 2008.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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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무릇은 이미 지고 있습니다.

올해도 쌍계사, 용천사, 선운사를 찾지 못하였습니다. 

“누구든 이별후의 그리움으로 목이 메는 가을이거든, 그리움으로 힘겹거든 선운사로 가라. 선운사 숲그늘엔 ‘그리움’으로 맺힌 꽃무릇이 지천이다. 쓴 소주 몇잔에 잊혀질 사랑이 아니라면, 영영 가슴 한켠에 남을 사랑이라면 꽃무릇의 가슴 저미는 사연과 타오르듯 세찬 꽃불로 질긴 그리움을 잠시, 아주 잠시나마 태워버려도 좋으리라.”


이시목 시인의 ‘내마음속 꼭꼭 숨겨둔 여행지’중에서

 이파리 하나 없는 민둥꽃대에 9월 말 붉은 꽃이 터지고, 그 꽃이 지고 나면 비로소 잎이 납니다. 꽃과 잎이 함께 달리지 않는다(花葉不相見), 이런 특이함 때문에 이름도 사연도 여럿입니다.

꽃무릇은 석산(石蒜, 돌마늘)이라고 하는데,  꽃이나 잎 없이 꽃대만 있는 모습이 꼭 마늘쫑 같다고하여 붙은 이름입니다.

 

 꽃무릇이 사찰 부근에 많은 건, 출가한 스님을 연모하다 상사병에 걸려 죽은 여인이 꽃으로 피어났기 때문이란 전설이 있는데,

상사화와 꽃무릇은 다릅니다.

같은 수선화과에 꽃과 잎이 함께 나지 않는다는 것만 같으며, 색깔과 모양이 다르고 생장시기도 다른데, 상사화는 봄에 난 잎이 여름에 지고, 그 뒤 꽃이 피며, 꽃 색깔은 붉은 빛이 감도는 연한 자주색이며 줄기 하나에 4~8개의 꽃이 달립니다.

노랑꽃을 틔우는 개상사화(노랑상사화), 주황꽃을 틔우는 백양꽃(조선상사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면 꽃무릇은 일본이 원산지며, 상사화가 질 무렵 피고, 잎은 꽃이 진 뒤 돋아 봄에 시듭니다. 상사화, 백양꽃에 비해 꽃잎보다 꽃술이 훨씬 길고 색깔도 더 붉습니다.  

농염한 여인의 속눈썹처럼 가냘프고 긴 꽃술의 꽃무릇은 꽃이 무리지어 핀다고 해서 ‘꽃무릇’이나 이별을 상징한다고 옛 선인들은 담장 밖으로 뽑아 던지며 ‘개무릇’ 이라 불렀습니다. 한편, ‘꽃무릇’의 구근 가루를 물감에 섞어 탱화나 단청을 그릴 때 섞어 쓰면 좀이 슬지 않는다고 하여 절에서 심고 가꾸어 오늘 날 영광 불갑사, 고창 선운사, 함평 용천사는 유명한 3대 꽃무릇 군락지가 되었습니다.

 

 

▲ 꽃무릇 - 진해여고에서

 

 

▲ 꽃무릇의 뿌리

 

 꽃무릇을 이야기하면 상사화를 궁금해 하는 분들이 분명 계십니다.

이름도 애틋한 상사화는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한다고 상사화란 이름이 붙여졌으며, 상사화는 잎이 먼저나며 그 잎이 말라죽고 나서야 다소곳한 꽃이 핍니다. 상사화는 분홍, 하얀색, 노란색등이 있습니다.

비켜간 인연의 애끓는 그리움이 잎 따로, 꽃 따로 피어난 것은 꽃무릇과 상사화 모두가 같습니다.

 

 그런데, 여러 꽃을 생각해 보셔요. 특히 이른 봄에 피는 꽃들은 결코 꽃과 잎이 함께 피지 않습니다.

개나리, 벚꽃, 복사꽃 등 대부분의 유실수 꽃은 꽃이 먼저 피고 잎이 나중에 피어나지요.

그런데 우리 선조들은 유독 상사화와 꽃무릇을 두고 잎 따로 꽃 따로 피어 난다고 하였을까요?

 

 위에서도 이야기를 하였는데, ‘꽃무릇’ 구근을 가루를 물감에 섞어 탱화나 단청 그릴 때 섞어 쓰면 좀이 슬지 않는다고하여 절에서 심고 가꾸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이야기를 더합니다. 스님을 사모한 보살님의 이야기를. 그리고는 닿지 않는 인연이라고 또 포장을 하였습니다.

꽃 한송이에도 지나치지 못하는 우리 선조의 멋과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꽃 / 윤보영

 

세상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꽃은
내 가슴에 활짝핀 그대라는 꽃입니다.
지지 않고 늘 피어 있는

  

▲ 상사화

 

 꽃무릇의 '꽃'만 빠진 무릇이 있습니다.

무룻 -

꽃무릇과 상사화는 수선화과라고 하였는데, 무릇은 백합과입니다.

꽃의 생김도 확연히 다르며, 들과 산에서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무릇

백합과(百合科 Lili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로 둥근 공처럼 생긴 땅속 비늘줄기에서 봄·가을 2차례에 걸쳐 2장의 잎이 나오는데, 봄에 나오는 잎은 여름에 말라버린다. 잎은 길이 15~30㎝, 너비 4~6㎜ 정도이다. 꽃은 연한 보라색이며 7~9월 비늘줄기에서 길다란 꽃줄기가 나와 그 끝에 총상(總狀)꽃차례를 이루어 핀다. 꽃은 6장의 꽃덮이조각과 수술 6개, 암술 1개로 이루어져 있다. 열매는 삭과(蒴果)로 열린다. 봄철에 잎과 비늘줄기를 캐서 나물로 먹으며, 비늘줄기는 둥굴레·참쑥과 함께 고아서 물엿처럼 만들어 먹기도 한다. 해가 잘 비치는 곳에서 흔히 자라고, 씨로 번식하기보다는 비늘줄기로 영양번식을 한다.(출처 : 다음 사전)

  

 무릇을 그렇게 많이 만나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쪽빛 바다위의 무덤이 보랏빛이었습니다.

혼자였으면 하염없이 조곤거렸겠지만, 동행이 있다는 것은 때로는 불편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탓을 하는 건 아닙니다.

 

 

▲ 무릇

 

 무릇은 꽃무릇과 비교도 되지 않는 모습이지요. 또 백합과라는 것 조차 믿기지 않는 모양의 꽃입니다.^^

무릇 중에 꽃무릇과 함께 '가재무릇'이 있습니다.

봄에 만난 '얼레지'의 다른 이름이 '가재무릇'입니다.

 

 얼레지는 백합과의 식물로 3~4월에 개화하는 구근식물입니다. 얼레지는 잎이 한장일 때는 꽃을 피우지 않고 두장일 때 꽃을 피우며, 아침 햇살을 받으면 잎을 서서히 열어 개화하는 데 5분 정도 걸리고 햇살이 약해지면 잎을 닫아 다시 아침을 기다린답니다.

 

 얼레지는 강원도에서는 '미역추나물', '산중미역'이라고도 부르는데, 이파리를 데치면 미끄덩거리는 촉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옛날 철원지방에서는 산모가 아기를 낳고 몸조리를 할 때 미역국 대용으로 얼레지 잎을 끓여 먹었다고 하네요.

이렇게 예쁜 꽃을 피우는 얼레지를 어떻게 먹을까 싶지만 첩첩산중 골짝마다 사람들이 살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런 봄나물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 얼레지(가재무릇)

☆.. 더 많은 이미지 보기 : 바람난 여인, 얼레지

 

 위의 무릇과 흡사한 꽃이 '맥문동'입니다.

무릇에 비하여 색이 짙으며, 건강하게 보이는 맥문동은 조경용으로 많이 이용되며, 부산시립박물관과 진주성 등에서 만난 맥문동이 기억에 남습니다.

물론 들길 산길, 숲에서 만날 수 있으며, 겨울에 진주같은 검은열매가 빛납니다.

 

☆.. 맥문동 열매 만나기 : 별송님 있잖아~

 

 

▲ 맥문동꽃

 

 맥문동(麥門冬)은 백합과의 늘푸른 여러해살이풀로 잎은 길고 꽃은 자주색으로 피며, 열매는 9월에 열리고 뿌리는 맥문동이라 하여 약재로 씁니다.

 

 비슷한 이름의 꽃과 생김이 비슷한 꽃들이었습니다.

잘 기억하였다가 헷갈리지 말고 자신있게 불러줍시다.^^

 

 * 음악 : Lettre D'Automne (가을편지) / 전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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