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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산마늘과 뽕잎 장아찌 담기

by 실비단안개 2009.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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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모처에서 장아찌 이야기를 하니 산마늘장아찌를 담아 볼래 - 하더군요.

귀한 산마늘을 - ^^

비켜갈 일이 아니기에 당장 산마늘이 있는 곳으로 가자고 했지요.

 

산마늘은 백합과에 속하는 다년초 식물로 기온이 서늘한 고산지대와 울릉도에서 자생하며 해발이 낮은 지역은 최적의 조건을 조성해 주지 않으면 생육이 어렵다고 합니다. 다른 이름으로 맹이, 맹이풀, 명이로도 불립니다.

산마늘은  전체에서 강한 마늘 냄새가 나는데, 이것은 ‘알라린(Alliin)’성분 때문인데 유황이 많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비타민 B1을 활성화하고 항균작용과 강장작용이 있다고 합니다.

2년전이었지요, 김해의 갈비전골집에 가니 울릉도에서 공수한 장아찌라면서 명이장아찌를 주었는데, 그게 산마늘장아찌였습니다.

 

고조선의 웅녀가 먹은 마늘이 우리가 먹는 마늘이 아닌 산마늘이라고 하네요.

* 고조선 웅녀가 먹었던 산마늘을 아시나요? : http://je-newspaper.co.kr/sub_read.html?uid=6739§ion=sc12§ion2=

 

산마늘의 꽃은 부추꽃 같으며, 잎의 수는 2-3개 정도로 은방울꽃과 닮았고, 서늘한 고산지대에서 재배가 가능한 산마늘이 진해의 모처에서 재배중인데 가을에 분양을 해 준다고 하니 혼자 아는 장소에서 키워봐야 겠습니다.^^

 

 

         ▲ 오후 햇살이 산마늘꽃의 그림자를 이쁘게 만들더군요.

 

산마늘은 쌈, 나물, 고추장장아찌, 차로도 먹을 수 있는데, 저는 간장으로 장아찌를 담겠습니다.

산마늘장아찌는 당연히 처음이라 엄마에게 여쭈니 장아찌 담는 법을 설명해 주시더군요.^^

 

        ▲ 흐르는 물에 한잎한잎 씻어 물기를 빼 줍니다.

 

        ▲ 냄비를 잘못 선택했네요, 짙은 색이라 간장의 색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았으니까요.^^

           보통, 간장과 설탕, 식초를 끓여 담는데, 저는 달리 했습니다.

          * 간장, 식초, 올리고당, 매실액으로 했는데, 양념이 어느 정도 배이면 산마늘이 숨이 죽기에 간장의 양을 줄이고

             매실액으로 보충을 했습니다.

 

산마늘의 물기가 빠지면 끓인 간장양념을 식혀 산마늘에 붓습니다.

간장양념을 만들 때 기호에 따라 약재를 가미해도 좋을 것 같은데요, 색을 진하게 하고 싶다면 칡이 좋을 것 같고, 설탕의 양을 줄이고 싶다면 감초나 대추를 넣고, 청양고추를 넣는다면 좀 더 깔끔한 맛이 날 것 같습니다.

처음이니 올해는 간장양념으로 만족해 하고요. ^^

 

양이 많았는데, 용기가 참 잘 맞습니다.

김치나 장아찌 등을 담을 때 용기가 잘 맞으면 은근 전문가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 간장양념을 부은 후 무거운 돌로 눌러 줍니다. 돌이 없을 때 엄마는 대나무를 잘라 십자로 눌러 주기도 했습니다.

 

요즘 날씨가 덥습니다. 하여 비닐로 밀봉을 하여 냉장고에 넣었는데, 일주일 후에 양념을 다시 끓인 후 식혀 부어 줍니다. 그러기를 3 번 한 후, 아~ 잘 됐구나 - 싶을 때 먹으면 되겠지요?

어제 담았는데 오늘보니 숨이 좀 죽었더군요. 산마늘이 주인 잘못 만나 몸살을 하겠습니다.^^

 

오늘은 오가피잎 장아찌를 담아야 하는 날입니다. 얼마전에 담은 건 벌써 다 먹어 가거든요.

우리 식구는 입이 정말 촌스러운지, 가죽보다 오가피잎 장아찌가 더 잘 맞더라고요.(엄마는 아직 이 맛을 모르셔요.^^)

 

밭에 가니 오가피보다 뽕잎이 먼저 보이더군요.

아하~ 뽕잎장아찌를 담아야지 - 연한잎으로 똑똑 땄습니다.

뽕잎도 산마늘장아찌 양념처럼 했습니다.

 

         ▲ 오늘 장만한 늠들입니다. 오가피잎, 뽕잎, 두릅, 더덕잎 등등 - 모두 흐르는 물에 씻어 물기를 빼 줍니다.

 

        ▲ 뽕잎입니다. 절임배추의 물기를 뺄 때와 마찬가지로 잎을 뒤집어 물기를 뺍니다.

 

         ▲ 역시 돌로 눌러 줍니다. 돌은요, 예전에 수족관 버릴 때 아까워서 버리지 못한 돌들입니다. 비싼 수족관은 관리

            하기 싫다며 버리고 흔한 돌만 모셔 둔 여자입니다.^^

           

         ▲ 두릅장아찌입니다. 오늘 제법 많이 땄거든요.

 

엄마(전화) : 감나무밭에 (오가피가)만는(많은)데 집터밭에서 땃다면서?(마을의 아주머니께서 보셨거든요.)

나 : 감나무밭에거 따고 집터밭에서도 땄지요. 그런데 이상하네 - 그늘에서 자란늠이 왜 더 억세지?

그리고 뽕잎도 장아찌 담을라꼬 땃고, 더덕도 땄습니더.

엄마 : 그래 잘햇다, 머든 만들어서 무거라 -

 

오가피잎을 많이 땄습니다.

우리가 맛을 검증했으니 엄마와 올케에게 맛을 보여야 하거든요. 

우리 올케 함박입으로, "행님 요새 힘들어서 우짜노, 산마늘은 담았나?"

"힘들긴, 재미있응께 하지 - 다 묵고 또 생각나면 얘기해라 - "

 

         ▲ 장아찌 양념 - 고추장, 올리고당, 매실액 - 고추장 항아리를 열며, 우리 엄마가 고추장 담아 주시기에 다행이지 -

            도시에서 고추장을 사서 먹는다면 장아찌 담기가 수월치만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전문가들처럼 비율이 몇 대 몇 - 이런건 없습니다. 간을 봐서, 이 맛이야 - 일때, 우리 식구들 맛입니다.^^

 

오늘 만난 풍경입니다.

왕겨를 발효시키지 않고 고사리밭에 뿌렸는데, 얼마나 큰거름이 된다고 엄마는 - "고사리가 훌쩍 컸다."하십니다.^^

고추는 대부분 꽃망울을 달았으며, 매실도 잘 자라고, 복분자나무가 꽃을 피웠으며, 어제 심은 고구마순엔 오늘 일찍 올케가 물을 주었습니다.

 

        ▲ 복분자잎에 앉은 잠자리

 

        ▲ 뽕나무

 

        ▲ 왕겨가 뿌려진 고사리밭

 

        ▲ 찔레꽃이 피었습니다.

 

        ▲ 아카시아향기가 날립니다.^^

 

종일 바둥거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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