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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주택총조사, 할머니가 왜 미안해야 하나요?

by 실비단안개 2010.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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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조사 홈페이지를 방문하니 발언대에 이런저런 불만과 격려가 있으며, 언론사 뉴스에 통계시스템의 오류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넷 조사 기간이 연장되었는데, 인터넷으로 조사에 응하면 조사원이 그만큼 일이 줄어 듭니다.

그러다보니 통계청이나 상황실, 조사원은 인터넷 조사를 권하는데, 조사원이 대부분 처음 하는 일이라 조사 안내서 배부부터 착오가 있었을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단지내 동 수가 헷갈려 배부한 안내서를 회수하여 재배부하기도 했으며, 주택의 경우 세든가구 번호 착오로 역시 회수하여 재배부 하기도 했습니다. 변명이나 이해를 구하려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며, 이런 일이 다른 조사구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상황실 등으로 연락을 주면 바로 재배부 등이 가능하기에 모두 인터넷 조사에 응할 수 있습니다.

 

- 2010 인구주택총조사 홈페이지 : www.census.go.kr

- 인터넷 조사기간 : 11월 7일까지 연장

- 인구주택총조사 인터넷 참여 방법 : 인구주택총조사 인터넷 조사 참여하고 경품받자

- 방문조사 기간 : 11월 1일 ~ 11월 15일

 

언론사 기사에 보니 두 번 조사에 응해도 통과며, 다른 사람이 내 번호로 벌써 조사를 마쳤다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런 경우 역시 상황실이나 조사원에게 연락을 주면 바로 잡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사에 임하는 여러분들도 잘못 배달 된 안내문 등 조사원의 착오를 발견하면 즉시 읍면동 상황실이나 조사원, 아파트 경비실 내지 관리사무소로 연락을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인구주택총조사는 통계청과 조사원만의 일이 아닌 국민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나라의 일입니다.

 

 어제(11월 1일) 인구주택조사 방문조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응하기만 했지 가가호호 방문하며 무얼 조사하는 건 처음입니다.

더군다나 나라의 큰일을 하는(?^^) 일원으로 부족한 점도 많지만, 고개가 갸우뚱 거려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곳이 시골이다보니 노인가구, 특히 1인 가구가 도시에 비해 많은 편 같습니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할 때 어려움은 없습니다만, 죄송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시골은 지금도 재래식 화장실이 있으며, 많은 어르신들께서 무학력이거나 저학력입니다.

학력정도 질문에 여러 어르신들께서, "우리 아버지가 여자 아는 배우모 안된다꼬 학교를 안보냈다", "그때는 다 그랬지만, 초등가 밖에 몬 나왔다"는 답을 들을 때는 조사원인 제가 미안해 지더군요.

 

우리가 배우고 못배운 건 시대나 집안의 사정 등 기타 사정으로 학교를 못다녔을 뿐이지 못배운 사람이라고 사회나 국민에게 불편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질문에 '혼인상태'가 있는데, 이혼이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부끄러운 일도 아닌 시대입니다.

그렇지만 답을 하는 분에게 죄송했던 마음은 숨길 수 없습니다.

어르신들께서 사별이라고 답을 하실 때는 "혼자 자녀들 뒷바라지 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정도로 위로를 드릴 수 있었지만, 자녀의 이혼을 말하는 백발의 어르신에게 죄송하다는 웅얼거림은 조금도 위로의 말이 되지 않으며, "뭐 이딴 질문으로 어르신을 괴롭히나" 싶어 돌아 오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가구는 서양식 구조로 화장실 또한 재래식은 얼마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시골이다보니, 더군다나 1인 어르신 가구다보니 재래식 화장실을 이용하는 가구가 생각보다 많았으며, 장시간 조사를 하다보니 저 역시 재래식 화장실을 이용해야 했습니다.

 

화장실은 아무리 깨끗하게 청소를 했더라고 남의 식구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곳입니다.

그만큼 가족들에게 소중한 공간이 되기 때문입니다.

할머니들께서 재래식 화장실을 이용한다는 답을 할 때 역시 불편해 하였는데, "이 집은 언제 지었고….", "혼자 사는데 뭐 할라꼬…" 하셨지만, 답을 하는 어르신들께서 (경제적인 형편을 떠나) 불편해 하였습니다.

 

위의 두 내용은 우리 부모님에게도 해당이 됩니다.

부모님의 생활이 조사원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제가 인터넷 조사를 해 드릴 수 있습니다만, 부모님이 이 나라의 소중한 구성원임을 느끼시도록 인터넷 조사를 해 드리지 않았습니다.

 

어르신들의 가정사 내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몇 십분 듣고 있어도 웃을 수 있습니다.

또 부재로 한 가구를 몇 번씩 방문하더라도 좋으니, 조사원과 질문에 답을 하는 국민이 함께 유쾌할 수 있는 질문이 많았으면 합니다.

 

방문 조사 첫 날 마음이었으며, 오늘도 상황실로 출근하여 여러 가구를 방문하게 될 겁니다.

각 가정은 약간의 불편이 있을 수 있겠지만, 문턱을 조금만 낮춰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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