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이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시기는 우리 텃밭의 경우 보통 6월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텃밭에 갈 때마다 긴장이 되며, 집에 누워 있을 때도 뱀에 대한 상상을 하게 되니 보통 스트레스가 아닙니다.
텃밭에 유독많이 나오는 동물이 지네와 뱀, 지렁이, 개구리인데 개구리와 달리 발이 많은 동물과 발이 없는 동물은 일단 보기에 징그럽습니다. 밭의 잡초를 매다가 지렁이가 나오면 화들짝 놀라지만 그렇다고 좋은 놀이터인 텃밭에 아니갈수도 없는 일입니다.
지난해엔 받아둔 꽃씨를 여기저기 뿌리고 백반을 군데군데 두었지만 지난해에 봉숭아씨앗과 금송화씨앗을 받지않았습니다.
자연스레 떨어지니 자연스레 나기를 기대한겁니다. 그런데 금송화는 많이 났는데 봉숭아는 드문드문 올라오고 있습니다. 봉숭아가 발아가 늦다보니 요즘에 부쩍 싹이 납니다. 보통 자연 발아율은 10% 정도라고 합니다.
봉숭아 기다리다가 뱀에게 물리면 우짜노 싶어 금송화와 봉숭아를 옮겨심었습니다.
씨앗이 한자리에 보통 떨어지다보니 싹이 한자리에 소롯이 났거든요.
뱀은 유린목(有鱗目 Squamata) 뱀아목(―亞目 Serpentes)에 속하는 동물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뱀은 뱀아목으로 외형상 사지(四肢)가 없는 게 특징입니다. 사지외에 외이(外耳)·눈꺼풀 등이 없고 소리를 내지 못합니다.
그러다보니 물리거나 우리 눈으로 확인하기전까지 존재를 모를 수 밖에 없는 게 뱀입니다.
파충류인 뱀의 체온은 거의 전적으로 외부환경에 의존하므로 활동시나 물체를 감지하고 번식을 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체온을 올릴 수 있는 서식장소를 찾아다녀야만 하는 데, 이른봄에는 뱀의 활동이 왕성하지 않지만 기온이 오르는 5월경부터 뱀은 활동이 왕성해지며, 비가 내른 후 몸을 말리기 위해 해가 좋은 곳으로 나오기도 합니다.
뱀은 두갈래로 갈라진 혀를 날름거리면서 주위의 냄새와 진동을 알아낸다고 합니다. 뱀의 혀는 공기 중에 흩어져 있는 냄새를 맡는 역할을 하는데 공기중의 화학물질을 모아 야콥슨 기관으로 보내 냄새를 맡게 되는데, 유독성 물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백반과 유황 등을 싫어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냄새와 함께 진동과 호미 등 농기구(쇠)소리를 싫어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은 듯 하니 물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6월 10일 봉숭아가 첫꽃을 피웠습니다.
어쩌면 9일날 피었을 수도 있지만 제가 봉숭아꽃을 처음 만난날은 10일입니다.
고추밭 끄트머리 대파사이에 연분홍꽃이 피었으며 사람이 다닐 수 있는 쪽으로 금송화가 자라고 있습니다.
파라솔 아래쪽에 금송화가 많습니다.
금송화는 한해살이식물로 매년 4∼7월경 씨를 뿌리는 국화과 식물로 여러 개의 꽃이 모여 한송이 꽃을 이루는 두상화(頭狀花)입니다. 멕시코 원산으로 아프리카를 거쳐 유럽에 퍼졌는데, 우리나라 산야에서도 곧잘 눈에 띄는 흔한 꽃입니다. 잔물결같은 꽃잎과 화려한 색상이 좋으나, 기름샘에서 나는 독특한 향 때문에 꽃꽂이를 할 때는 잎을 떼고 할 정도인데 그 독특한 향이 뱀을 쫒는다고 합니다.
몇 번 솎아주었으며 뽑아 밭 여기저기에 옮겨 심었습니다. 금송화앞쪽에 연분홍 봉숭아꽃이 피었습니다.
머루포도 아래에 유난히 봉숭아가 많았기에 솎아 옮겨심었습니다.
꽃대가 약하며 뿌리도 약하지만 봉숭아는 생명력이 강하기에 웬만하면 살아납니다.
우리 선조들의 지혜는 곳곳에서 빛나는 데, 담장 아래와 장독대 주변에 봉숭아를 심은 이유는 뱀이나 귀신을 쫒기 위해서인 것입니다.
봉숭아는 옛날부터 귀신이나 뱀을 쫓아낸다고 알려진 식물이며, 봉숭아에는 뱀이 싫어하는 냄새가 나므로 뱀이 가까이 오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런 까닭에 금사화(禁蛇花)라고도 합니다. 봉숭아꽃으로 손톱을 붉게 물들이던 풍습도 붉은 빛을 귀신이 싫어하기 때문에 귀신을 막는다는 의미가 본 뜻이었다고 합니다.
솎은 봉숭아를 머루포도 아래에 정리를 했으며 앞쪽엔 채송화를 옮겨 심었습니다.
텃밭입구 언덕인데 흙이 자꾸 쓸려내려오기에 뿌리가 깊은 무언가가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나무를 심을 수는 없기에 금송화와 봉숭아를 심었으며 밭 가장자리에도 어김없이 심었습니다.
올해 뱀은 두번 봤는데 앞으로 얼마나 만날지 모르지만 금송화와 봉숭아가 효과가 있기를 바람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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