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6일
봄비만큼 마실이 잦아졌습니다.
대장동 계곡이 자꾸 생각났기에 마을버스를 탔습니다. 그런데 기사님이 바뀌어 주차장 훨씬 아래에 내려주더군요. 그래도 감사하지요.
성흥사가 가까워오자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등이 달렸습니다. 편안한 풍경입니다.
가운데 예쁜건물은 화장실입니다.
봄비가 잦다보니 수량이 풍부하여 계곡이 활기가 넘치며 숲 또한 나날이 초록이 쑥쑥 자랍니다만 계곡과 숲은 조용했습니다.
산딸기꽃이 피었습니다.
산딸기는 덩굴이긴 하나 줄딸기처럼 사납지 않지만 잎은 억셉니다.
그날도 불조심 아저씨가 출근했을 것 같아 성흥사에 들리지 않고 주차장 아래쪽에서 계곡으로 갔습니다.
계곡에 들어서자마자 졸방제비꽃이 반겨주었으며, 미나리냉이는 이 계곡에 흔한 풀꽃인데 벌써 지려고 하더군요.
오랜만에 은난초를 만났으며, 구슬붕이도 만났습니다. 이 정도 수확이면 만족입니다. 그러나 지난번보다 더 높은 곳까지 올라 갔습니다.
계곡에 갈때는 덜꿩나무 꽃이 피었겠구나 생각했지만 계곡과 산속울 걷다보니 잊고 있었는데 덜꿩나무꽃이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예전의 덜꿩나무만 못 했습니다. 요즘 들과 산으로 다니다보면 구덩이를 여럿 보는데 수목으로 사용하려고 꽃이 아름다운 나무는 파 가는 모양입니다.
노루발풀이 새순을 내밀고 있으며 맥문동도 새순이 돋고 있고 우산나물은 나물을 하는지 앞서간 이가 잎만 똑똑 따 갔더군요.
제법 많이 올랐습니다. 이 계곡에서 붉은병꽃나무는 처음 만났는데, 그 사이 꽃이 지고 있었습니다.
우리집의 삼색병꽃나무는 아직 봉오리도 맺지 않았는데요.
이 계곡에 유난히 많은 으름덩굴입니다.
으름덩굴꽃이 대롱대롱했으며 바닥엔 새순이 그득했는데, 이 많은 으름덩굴이 자란다고 하면 숲이 아마 터질 겁니다.
옥녀꽃대가 졌으며, 역시 나리류가 많고 삼포와 매물도에서 만났던 천남성이 자라고 있었으며, 아기 천남성같은 반하도 꽃대를 쑥 올렸습니다.
계곡을 건너 갔기에 돌아오는 길에 잠시 헤매기는 했지만, 수확이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계곡에 앉아 준비해간 커피를 마시며 시원한 숲바람을 즐겼습니다.
5월에도 또 대장동 계곡으로 가지 싶은데 그땐 어떤 식물이 꽃을 피울지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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