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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진해 풍경

혼자 산(대장동 계곡)에 가기 진심 무섭다

by 실비단안개 2016.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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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6일

9시 마을버스를 탔습니다.

마천에서 남녀 두 분이 탔는데 등상복 차림이었기에 내심 반가웠습니다.

대장동에 도착하여 어디로 가느냐고 물어보니 굴암산이나 팔판산으로 갈까 생각중이라고 했습니다. 이참에 따라붙어 굴암산이나 팔판산에 한 번 올라볼까 생각하며 뒤따랐습니다.



성흥사 주차장쪽에 있는 등산코스 안내지도입니다.

굴암산은 몇 년전에 한 번 갔으며 동창들과 중간까지도 갔는데 팔판산 정상은 어떻게 생겼는지 모릅니다.

안내도를 보던 두 분이 팔판산으로 가자고 하기에 다시 뒤따랐습니다.



성흥사뒷쪽의 차밭쪽으로 등산로가 있으며, 숲이 나오고 이어 편백나무숲이 나옵니다.



두 분은 진해(진해시내 사는 이들은 웅동을 진해에 넣지 않음)에서 왔으며, 팔판산으로 올라 웅산쪽으로 내려 가야 겠다고 했습니다.



오른쪽은 굴암산이며 왼쪽으로 가면 팔판산입니다. 등산로는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오가는 이들이 돌탑을 쌓아 두었습니다.

예전엔 돌탑이 없었거든요. 이어 여자분이 혼자 무섭지 않느냐, 무학산 여성 살인사건과 시골 할머니 살인사건 등을 이야기했습니다.

사실 혼자 그동안 다녔으며 높은 곳엔 가지 않았으며 산을 무섭다고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무학산 살인사건 후 마산의 올케가 형님도 혼자 산에 다니지 마세요 했으며, 마을버스를 타고 가면 아는 이들은 혼자 안 무섭나 하기도 했지만 귓등으로 흘렸습니다.

그런데 또 두 분이 혼자 무섭지 않느냐고 물었기에 마음으로 산이 무서운 곳인가 했습니다.



그들은 사진을 찍지 않으니 제법 앞서갔으며, 산길에 때죽나무꽃이 하얗게 떨어져 있었고 수목장인지 꽃다발이 놓여 있기도 했습니다.



제법 올랐습니다. 여긴 예전에 산소이모와 생강나무꽃을 만나러 왔던 곳으로 작은 소가 있는데 계곡물은 많이 흐르지 않았습니다.

이쯤에서 계곡물에 손도 담그며 커피를 마시고 싶었지만 조금 더 함께 걷기로 하고 뒤따랐습니다.



때죽나무잎이 하늘을 가렸습니다. 참 청량한 숲입니다.

두 분에게 작별의 인사를 했습니다. 두 분이 다시 이길로 하산한다면 따라붙겠지만 팔판산으로 올라 웅산으로 내려 간다고 했으니 혼자 이 길을 내려올 자신이 없었습니다. 또 계곡으로 자꾸 눈이 갔습니다.



산초나무가 열매를 맺었으며 옥녀꽃대도 씨앗을 맺었습니다.



흔한 찔레꽃과 쥐똥나무 등도 만나며 혼자 계곡을 맴돌다 길이 없어 다시 산길로 나와 걸었습니다.



걸어온 산길이 아닌 숲의 다른 길에 남자 한 분이 워머로 입을 가리고 손엔 낫을 들고 나무에 뭔가를 달았습니다. 모자도 눌러 썼습니다.

그러나 개의치않고 다가가니 한전에서 나왔으며 아래의 리본을 달았습니다.



리본을 찍으니 기자냐고 묻기에 블로그를 운영한다고 했더니,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여자 혼자 산에 다니냐고 한 마디 하더군요.

산은 무서운 곳이구나. 그리곤 며칠 후 수락산 여자 등산객 살인사건이 있었습니다.

댓글에 보면 여자가 새벽에 산에 가느냐고 했지만 요즘 새벽 5시면 해가 떴기에 환합니다. 산에 가면서 꼭 동무가 있어야 한다는 것도 어거지처럼 들렸습니다.

계곡이나 산, 들에 언제나 혼자 다닙니다. 그런데 이제 혼자 다니지 말아야할까 봅니다. 산은 무섭지않은데 그 속을 다니는 사람이 무서워졌습니다.

지난달엔 대장동 계곡 하류에서 꽃을 찍는다고 다니는데 남자 분이 바위에서 주무시고 있어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사람사는 세상에 사람이 가장 무서운 존재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특히 여자에게는.



산에 오르면서 봤는데 하산하면서도 다람쥐를 만났습니다. 다람쥐는 사람인 내가 무섭지 않은지 한동안 나무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이제 성흥사옆입니다. 여긴 설마 괜찮겠지요.

다음에 대장동 계곡에 갈땐 여기까지만 가야 겠습니다.



사상자가 벌써 피었으며, 노루발풀이 꽃을 피우려고 하며, 때죽나무꽃이 계곡물에 맴돌았습니다.



줄딸기와 뱀딸기가 익었습니다. 줄딸기는 꽃이 핀만큼 열매가 달리지 않았는데, 익은 줄딸기열매를 등산객이 따 먹었을 수도 있으며 꽃이 열매를 맺지 못 했을 수도 있습니다.



대장동 계곡에 대포카메라가 떴습니다.

무슨 작품을 찍는지 아주 진지하기에 다가가보니 마삭 단풍을 이끼에 붙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곤 작품이라고 둘이서 오랫동안 찍더군요.

마음으로 웃었습니다.



성흥사주차장의 벚나무 열매가 익고 있습니다.

진해의 36만그루 벚나무에 버찌가 달린다고 했으니 곧 검은 열매가 길에 떨어질 겁니다.



꽃을 많이 피었던 잘 생긴 살구나무엔 살구가 몇 없었으며, 계곡입구의 산복숭아입니다.



대장동마을과 계곡엔 마삭이 많은데 하얀꽃을 피웠으며 붉은 잎도 있습니다. 조금 전 계곡에서 만난 두 여자분이 생각나서 또 웃었습니다.



계곡물이 한 달전보다 많이 줄었기에 계곡을 건너 석창포를 만났습니다. 이끼가 미끄러워 조심조심 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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