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단풍

11월 29일

병원 정기검진일이며 몇 가지의 검사가 추가되었기에 검사 6시간전부터 금식이었습니다. 피검사와 심전도검사후 뇌혈류 초음파검사를 앞두고는 식사를 해도 된다고 하기에 병원 1층에서 머핀과 카라멜 마끼아또로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그리곤 대신공원으로 갔습니다.

예전에는 가끔 갔었는데 요즘은 진료후 친구를 만나 점심을 함께 먹거나 집으로 오기가 바쁘기에 한동안 못 갔었는데, 공원이름이 중앙공원이었습니다.

중앙공원은 대청동 부산 민주공원의 옛 이름인데 민주공원과 그 주변을 통틀어 중앙공원이라고 하는 모양입니다.

동아대학교가 아닌 옆의 공원입구를 걸어 중앙공원으로 갔습니다.

삼나무와 편백 등 키가 큰 나무가 하늘을 향해 쭉 뻗어 있으며 넓거나 깊지 않은 계곡이 있고, 시민들은 아침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며 약수를 받기도 합니다.

 

 

공원내의 저수지입니다. 봄이면 벚꽃과 목련이 좋았었는데 늦가을 풍경도 역시 좋았으며 부지런한 시민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자수지끝까지 걸었다 되돌아 음수대쪽으로 갔습니다. 메타쉐콰이어나무가 단풍이 들고 있으며 저수지물은 명경처럼 맑았습니다.

 

 

뭐지? 무슨 나무지?

뿌리가 드러난 큰나무 뒷쪽에 오색단풍이 고왔기에 확인을 하러 갔습니다. 낮은단화를 신었기에 걷는데 무리는 없었으며, 색이 고운 단풍은 진짜 단풍나무였습니다. 멀리서 봤을 때는 키가 작은 단풍나무였기에 남천나무인가 했었거든요. 주변에 키가 큰 단풍나무가 하늘을 가리기도 했습니다.

 

 

내려 오는길에 만났는데 마치 영지버섯 화석같아 찍었습니다.

 

 

부지런한 시민들의 모습입니다.

 

 

구덕민속예술관옆의 단풍나무입니다. 계곡옆이기도 합니다. 진해 내수면 생태공원의 단풍만 흐늘을 가리는 줄 알았는데 부산 단풍도 하늘을 가렸습니다.

공원은 서대신동과 동대신동에 걸친 산기슭으로 울창한 숲을 이루어 부산시민 특히 서구지역 시민들의 휴식처로 새벽부터 많은 사람들이 등산길을 따라 산으로 오르고 잘 갖추어진 운동시설을 이용합니다. 수령이 100년이나 되는 삼나무ㆍ편백ㆍ벚꽃나무 등의 울창한 숲이 형성되어 삼림욕의 적지로 잘 가꾸어져 있으며 여러갈래의 길이 산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공원 안에는 곳곳에 시비와 조각작품이 산재하고, 부산포 해전에서 큰 전과를 세운 충무공을 기리는 영모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몇 년전 마을버스를 타고 꽃마을에도 갔었으며, 가을날 억새가 좋은 구덕산 기상관측소 근처까지 혼자 걷기도 했었는데 요즘은 혼자 근처의 산에도 가기가 겁이 나는 시절입니다.

 

 

봄 여름에는 단풍나무에 눈길이 가지 않습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더라도 그저 푸르구나 하는데, 가을이면 단풍나무는 꽃처럼 피어나 유혹을 합니다.

 

 

 

 

단풍나무는 계곡에 걸쳐 있기도 했습니다.

 

 

 

진료시간이 되기전에 뇌혈류 초음파 검사를 해야 하기에 시비(詩碑)쪽으로는 가지 못 하고 내려 왔습니다. 그 사이 분수가 가동되고 있었습니다.

 

 

공사중인 동아대학교의 단풍입니다. 내려 오는 길은 동아대학교를 택했거든요.

 

 

동아대학교 입구에 닿으니 법학자, 언론인, 수필가인 玄石 김병규님의 문학비가 있었습니다.

 

산과 골짜기에 깔린 암흑은 어둠이라기 보다는 숫제 검은 옥 같았다. 그 속에 담긴 고요가 얼마나 클 것인가 하고 마음이 끌렸다. 거기에 안기는 안도감이 나를 유혹하는 것이었다.

달빛은 더욱 아름다웠고 산 속은 더욱 암흑이 짙은 것이었다. 암흑은 빛나고 있었다. 그건 그리 엉뚱한 생각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