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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교 거시기 꼬막정식, 우리 식구는 小胃였다

by 실비단안개 2019.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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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4일

아이들이 올라 가야 한답니다.

하여 강진, 해남, 순천 등의 고속버스와 열차 예매를 알아보니 순천의 고속버스가 다행히 있었습니다. 오후 2시 30분발.

대한다원, 득량역 등이 날아갔습니다. 아침에 대흥사 관람을 가느라 아침도 놓쳤으니 아이들에게 그럴듯한 밥을 먹이고 싶어 보성여관이 있는 벌교읍으로 갔습니다. 그때처럼 태백산맥 문학거리 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보성여관을 잠시 기웃거리기도 하며 걸었습니다. 전에는 보성여관 맞은편의 정도가에서 꼬막정식을 먹었었는데 그 주변은 대부분 꼬막정식집입니다. 그러하기에 어느 밥집이나 차림이 비슷하며 대부분 방송을 탔고 맛집입니다.

해가 뜨거웠지만 조금 더 걸어 '거시기 꼬막식당'으로 갔습니다. 우리는 방으로 안내되었습니다. 정오가 되기전이었는데 손님이 가득했습니다.

거시기 꼬막정식과 꼬막정식이 있었기에 거시기는 뭐냐고 물어보니 참꼬막이라고 했습니다. 1인 2만원이었습니다.

 

 

주로 겨울철에 즐기는 별미 식재인 꼬막은 '참꼬막'과 '새꼬막', '피꼬막(피조개)'으로 분류하는데, 우리나라 서해안과 남해안 일대에 많이 분포하며 갯벌에서 서식합니다. 꼬막 채취시 뻘배를 타고 이동을 하는데 한때는 생계 도구였던 뻘배는 레포츠 장비로 개발해 청정갯벌에서 뻘배 레이싱을 즐기기도 한답니다.

꼬막의 표준어는 원래 고막이었습니다. '꼬막'이라는 용어는 전라도와 경상도의 사투리였는데, 전남 보성 벌교를 배경으로 한 조정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이 인기를 끌면서 급기야 꼬막이 표준어의 지위에 올랐다고 합니다.

살이 탱탱하게 올라 겨울철이 제철인 꼬막은 태백산맥 소설에서 수차례 언급되는데, '간간하고 쫄깃쫄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배릿하기도 한 맛'이라고 묘사됐지요.

 

참꼬막은 패각에 털이 없어 '제사 꼬막'이라고 불리며, 전라도 지방에서는 조상의 제사상에 반드시 오른 음식으로, 이 지역 사람들에게는 옛날부터 중요한 향토음식이었습니다. 알이 굵을수록 맛이 뛰어나며, 만져서 움직이고 껍질이 깨져 있지 않은 것을 최상품으로 치며, 또 삶는 기술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데, 끓는 물에 찬물을 넣어서 약간 식힌 후에 꼬막을 넣고 다시 끓어 오르면 건져내야 육질이 부드러워집니다.

꼬막은 찬바람이 부는 늦가을부터 이듬해 2월까지가 가장 맛이 좋으며, 철분, 헤모글로빈 등이 함유돼 있어 빈혈 예방 등에 최적의 식품이며, 피꼬막은 헤모글로빈이 많아 철분이 풍부하고 단백질, 필수 아미노산, 비타민 등이 함유돼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으며, 숙취해소와 동맥경화, 빈혈 예방에도 탁월하다고 합니다.

 

기와집같은 껍데기에 진흙이 묻은 꼬막은 참꼬막이며, 털이 있는 꼬막은 새꼬막

 

돌조개과에 속하는 꼬막은 서해안과 남해안에 분포하는데 유독 벌교 꼬막이 유명한데요, 벌교는 일제강점기에 경전선 철도가 지나게 돼 교통의 요지로 꼬막 생산량이 많은 고흥, 장흥 지역의 꼬막이 벌교로 집산되어 벌교가 대표적으로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거시기 꼬막정식입니다.

찜꼬막은 꼬막을 까는 기구가 주어지는데 저는 아무리 해도 꼬막이 입을 벌리지 않았는데 큰아이는 아주 능숙하게 꼬막의 입을 벌렸습니다.

찜꼬막, 생선구이, 꼬막소면무침, 꼬막파프리카샐러드, 꼬막전, 꼬막탕수육, 낙지호롱과 10가지 이상의 밑반찬으로 밥상이 차려졌습니다.

 

 

 

한가지씩 보겠습니다. 꼬막과 소면을 양념에 버무렸습니다. 마치 골뱅이무침과 비슷했으며 맛은 골뱅이보다 참꼬막이 더 컸기에 씹히는 맛이 좋았습니다.

 

 

낙지호롱입니다. 작은 아이 첫 생일때 집에서 낙지호롱을 만들어 생일상을 차렸는데 이웃의 아이들이 특히 좋아했습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인터넷이 없었기에 낙지호롱은 은행에 비치된 월간지에서 보고 만들었습니다.

나무젓가락이나 볏짚에 낙지를 말아 양념장을 발라 직화구이를 하는 낙지호롱은 낙지의 쫀득함과 불맛이 일품인 요리입니다.

볏짚을 전라도 사투리로 호롱이라고 한다고 하니 나무젓가락이 아닌 볏짚에 낙지를 말아야 진정한 낙지호롱이 될 것 같습니다.

 

 

색감이 예쁜 꼬막샐러드입니다. 파프리카와 꼬막을 꼬지에 꽂아 하얀색의 소스로 마무리했습니다.

 

 

기구를 이용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꼬막을 까는 아이와 신기한 듯 바라보는 작은 아이입니다. 우리는 까주는 꼬막을 먹으며 다른 요리도 맛을 봤습니다. 우리집은 큰아이가 고생이 많습니다. 마치 옛날의 장녀처럼요.

 

 

꼬막탕수육입니다.

 

 

꼬막전인데 이게 마음에 딱 들었습니다. 씹히는 꼬막은 바다 특유의 간과 쫄깃함과 전의 고소한 맛이 있습니다.

 

 

다른 걸 먹는다고 이건 맛을 못 봤는데 뭔지 모르겠습니다. 밑반찬도 손이 거의 가지지 않았습니다.

 

 

찜꼬막을 다 깠습니다. 껍데기속의 꼬막살은 탱글탱글하여 윤기가 흐르며 색이 짙었습니다.

 

 

대중적인 꼬막초무침입니다. 여러가지 채소와 꼬막을 초고추장 양념으로 버무렸습니다. 이 정도는 경상도 가정에도 해 먹을 수 있습니다.

 

 

그 사이 꼬막된장찌개와 밥이 왔습니다. 꼬막비빔밥을 먹기에는 음식이 너무 많이 남았습니다. 전날 토종닭 한 마리도 남겼으니 우리 식구는 소위(小胃)인 모양입니다.

 

 

밥을 비빔그릇에 쏟아 회무침을 올리고 자른 김을 올려 참기름을 둘러 비벼줍니다. 자신이 원하는 다른 찬을 넣어도 무방합니다.

저는 비비지않고 꼬막된장찌개로 먹었습니다.

 

 

 

찬이 주인에게 미안할 정도로 많이 남았습니다. 맛이 없어 남긴 게 절대 아니었습니다.

 

 

거시기 꼬막정식집도 병영 연탄불고기집처럼 손님이 많아 일어나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차림표는 카메라를 당겨 찍었습니다.

밥값은 큰아이가 계산을 했습니다.

이틀 민박과 차비를 주었더니 전날 닭 한 마리와 거시기집까지 계산을 했습니다.

 

 

거시기 꼬막식당의 외관입니다. 보성 녹차밭과 벌교 어촌체험, 태백산맥의 주요 건물이 안내되어 있습니다.

지난번 벌교 방문시 놓친 게 있었지만 아이들이 피곤해 하는 것 같아 우리는 순천으로 이동했습니다.

 

 

 

 

여름휴가 계획서에서 빠진 곳은 완도수목원이며,  해가 길다보니 일정보다 더 많은 곳을 여행했습니다.

2박 3일동안 간 곳과 먹은 것들입니다. 남도여행을 계획하는누군가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여름 휴가 계획서 / 전남 강진, 해남, 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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