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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정구지 부분 뽑아 버리고 서향(천리향) 옮겨심다

by 실비단안개 2021.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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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7일

정구지밭이 다시 잡초밭이 되었습니다. 얼라아부지는 잡초를 매지 말고 정구지만 캐어 먹으라고 합니다.

더운 날 김을 맨다는 일은 힘에 부치는 일이거든요.

일단 매실나무 아래의 정구지를 부분 뽑아 버리고 화분의 서향(천리향)을 옮겨심기로 했습니다.

서향은 거제 공곶이에서 구입하여 세 그루를 심었는데  두 그루는 죽고 한 그루가 살아 남았는데, 3년이 넘도록  한 화분에 있습니다. 이 화분은 화분 밑이 깨어져 다른 장소로 옮길 수도 없다 보니 참다래 옆에, 그것도 그늘에 언제나 그 자리에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서향의 생김도 이상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2018년 3월 12일의 서향입니다. 공곶이에서 서향과 수선화 구근을 구입했습니다.

공곶이는 노부부의 수고에 비하여 입장료가 없다보니 이렇게라도 해야 빚을 갚을 수 있을 듯했습니다.

 

작년까지는 세 그루가 다 살아 있었는데 옮겨 심으니 죽었기에 이 서향도 불안합니다. 크긴 많이 컸습니다. 서향은 삽목을 해도 잘 산다고 했는데 벌써 여러 번 죽였습니다.

 

잡초밭이 된 정구지밭입니다. 매실나무 아래에는 꽈리가 둥지를 틀었으며 옆의 정구지는 생장이 저조하기도 하지만 소비에 비해 정구지밭의 면적이 넓은 듯하기에 줄이려고요.

 

목질화가 된 뿌리는 심을 때의 수고에 비하면 중노동이었습니다. 비가 내린 후라 땅이 질겠지하며 일을 시작했는데, 땅이 질다보니 뿌리에 흙이 붙어 뽑은 후 막 흔들어 흙을 털어냈습니다.

 

정구지 뿌리입니다.

생각 외로 제가 붙임성이 없다보니 누군가에 주고 싶어도 그 누군가가 아무도 생각나지 않아 아깝지만 몇 대야의 정구지 뿌리를 다 버렸습니다.

 

정구지를 캔 자리에 서향을 심었습니다. 가지가 이상하여 흙으로 자리를 잡아 눌러주면서 물을 흠뻑 주었습니다.

 

잘 자라주면 좋겠습니다.

서향은 팥꽃나무과의 관목으로 서향(瑞香)은 이름 그대로 상서로운 향기가 나는 나무입니다. 중국이 고향이고 늘푸른잎을 달고 있으며, 다 자라도 2미터를 넘기 어려운 작은 나무인데, 추위에 약하여 남부지방 외엔 심을 수 없다고 합니다.
서향은 3~4월에 피는 꽃의 향기를 맡고 나서야 그 가치를 알게 되는데, 향은 바람이 부는 방향에 있다면 줄잡아 1~2킬로미터 밖에서도 향기를 맡을 수 있을 정도로 진합니다. 향기가 천리를 간다는 의미로 천리향(千里香)이라고도 하며, 좀 더 과장하여 만리향이라고도 합니다.

 

덥다는 핑계로 더 이상의 일은 하지 않고 찬거리를 장만하여 집으로 왔습니다. 정구지는 잡초 사이를 헤집어 조금 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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