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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비슷한 듯 다른 고마리, 며느리 밑씻개, 며느리 배꼽

by 실비단안개 2021.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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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3일

가을이면 피는 도랑가의 고마리가 공공근로의 예초기 작업으로 피지 않았는데, 묵정밭의 며느리밑씻개는 많이도 피었습니다. 며느리밑씻개 옆으로 며느리배꼽도 잘 익었습니다.

13일 날 도랑가의 고마리입니다. 고마리는 습기가 많은 땅이나 수중에서 자라는데 어린잎은 아주 연약하지만 자라면서 마디가 생기며 가시도 생깁니다.

 

고마리는 마디풀과로 1년생 초본으로 종자로 번식합니다.
고마리는 한포기씩 자라는 것이 아니라 무리지어 자라는 풀이며, 잎의 생김새는 시골에서 쓰는 삽을 닮았습니다. 다른 이름으로는 꼬마리, 고만잇대, 꼬마니, 극엽료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충청도 시골에서는 돼지가 잘 먹는다고 하여 돼지풀이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8~9월에 연분홍색 또는 흰꽃이 무리지어 피면 작은 꽃들이 볼 만하며, 줄기는 가지를 치면서 50~70센티미터까지 자라는데, 특히 줄기가 모가 졌으며 갈고리와 같은 작은 모양의 가시가 연이어 나 있습니다. 잎은 마디마다 서로 어긋나게 자리하며 밑부분이 날개처럼 벌어져 갈라진 창처럼 길쭉한 삼각형 모양을 하고 있으며, 끝은 뾰족하고 잎자루를 가졌는데 잎자루와 잎맥에는 갈고리와 같은 가시가 있습니다.
또 고마리는 봄나물로 먹을 수 있습니다. 봄부터 여름 사이에 연 한 잎과 줄기를 베어다가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나물로 해 먹거나 된장국을 끓여서 먹는데, 매운맛이 있어서 물에 잘 우려낸 다음 조리해서 먹을 수 있습니다.

 

23일 날 도랑가의 고마리입니다. 꽃이 피기 시작했는데 많이 필 때의 모습은 장관입니다.

 

고마리가 필때면 물봉선도 피며 물봉선은 고마리 사이에서 피기도 하지만 무리 지어 피기도 합니다.

 

물을 머금고 있는 물봉선입니다.

물봉선이 피면 가을이 온 겁니다.

 

텃밭 입구입니다. 돼지감자 꽃이 피기도 했으며 고마리와 물봉선도 막 피고 있습니다. 이 밭은 일 년 내내 호미질을 한 번도 하지 않는 밭입니다.

텃밭 계단에는 깊은 가을마냥 감잎이 떨어져 있고 알밤도 떨어져 있습니다.

 

고마리는 도랑가에만 있는 게 아니라 우리 텃밭에도 많습니다. 웅덩이와 웅덩이 주변, 꽃밭에도 피고 있는데 연분홍색과 흰색으로 꽃이 투명하다 보니 청초함마저 느낍니다.

 

9월 16일 남의 밭에 핀 며느리 밑씻개입니다. 돌콩의 덩굴과 엉겨 엉망인데 가시까지 있습니다.

 

며느리밑씻개 꽃은 고마리와 비슷하지만 투명하지 않으며 고마리보다 약간 작습니다.

며느리밑씻개도 고마리와 마찬가지로 마디풀과이며 덩굴성 한해살이풀과로 개화기는 고마리보다 조금 이른 7~9월에 피며 색은 연한 홍색입니다.

우리나라 각처의 산과 들의 햇볕이 좋은 곳이면 어디서든 자라며, 덩굴의 길이는 1~2m 정도입니다. 붉은빛이 도는 가지가 많이 갈라지면서 뻗어가며 자라는데, 다른 물체에 잘 붙도록 가시가 나 있습니다.
잎은 어긋나며 잎의 모양은 심장형이고 줄기에는 붉은빛을 띤 갈고리와 같은 가시가 아래로 촘촘히 나 있습니다. 7~9월에 전체적으로 연한 홍색의 꽃이 줄기나 가지 꼭대기에 달리는데 꽃의 끝 부분은 적색입니다.


민망한 이름의 며느리 밑씻개의 전설입니다.
전설에 의하면 얄궂은 시아버지 때문인데, 종이가 귀했던 옛날에는 화장지 대신 그저 지푸라기나 나뭇잎, 심지어 새끼줄을 걸어놓고 밑닦이로 사용했는데,  어느 시아버지가 (못된 시아버지였는지, 아니면 며느리를 벌주려고 그랬는지 몰라도) 며느리에게만 온통 가시 투성이인 이 풀의 줄기를 걸어놓고 닦도록 했다고 합니다. 요즘 같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옛날의 시아버지 권위는 감히 며느리가 쳐다보기조차 무서울 정도였으니 그런 황당한 일도 가능했나 봅니다.

 

뾰족한 가시가 보이는 며느리밑씻개의 덩굴입니다.

 

며느리배꼽입니다. 며느리배꼽은 열매를 맺은 후에야 며느리배꼽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꽃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 식물입니다.


며느리배꼽은 마디풀과 개여뀌속의 덩굴성 1년초로 같은 속인 며느리밑씻개와 비슷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데, 며느리밑씻개가 기본종으로 이름 지어진 후, 둥근 턱잎 안에 열매가 들어있는 모양이 못 생긴 배꼽을 닮은 데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쁘고 귀여운 모습에는 접두어로 각시를 사용한 반면에 못생기고 미운 모양에는 며느리를 붙히는 것은 대접보다는 구박덩어리의 의미가 내포된 느낌이 많은데, 개불알풀이나 며느리밑씻개 따위의 이름을 붙인 사람은 다름 아닌 일본인입니다. 별사탕처럼 예쁜 꽃이지만 듣기도 부르기도 민망한 며느리밑씻개 등 우리 땅의 식물명도 독립이 필요합니다.
며느리배꼽의 열매가 보랏빛으로 익으면 가을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며느리 밑씻개는 열매를 만나기 쉽지 않으며, 며느리배꼽은 꽃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며느리배꼽의 열매가 많이도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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