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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김달진 문학관

김달진 문학관의 봄

by 실비단안개 2006.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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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그쳤지만 바람이 얼마나 심한지 날려갈뻔 하였다.

어디로 갈까...... !

초등학교에 가서 아이들 뛰어 노는 모습을 담을까, 바람이 불어서 흙장난도 못하고 그네도 못타겠지...... .

전에 관리인 아저씨가 봄단장을 한다고 하였으니 뭔가 꺼리가 있겠지, 모자 두어번 날리고 김달진 문학관으로 갔다.

 

 

커다란 목단이 피었다, 이쁜늠!! - 따로 올림.

 

 

 

지난번에 갔을 때 미니 경운기가 있더니 텃밭을 공단같이 일궈 열무씨를 뿌렸다는데 싹을 많이 틔웠다.

 

열무꽃 - 김달진

 

가끔 바람이 오면 

뒤울안 열무 꽃밭 위에는 

나비들이 꽃잎처럼 날리고 있었다.

가난한 가족들은

베적삼에 땀을 씻으며 

보리밥에 쑥갓쌈을 싸고 있었다. 

떨어지는 훼나무 꽃 향기에 취해 

늙은 암소는

긴 날을 졸리고 졸리고 있었다.

매미소리 드물어 가고

잠자리 등에 석양이 타면

우리들은 종이등을 손질하고 있었다.

어둔 지붕 위에

하얀 박꽃이

별빛따라 떠오르면

모깃불 연기이는 돌담을 돌아

아낙네들은

앞개울로 앞개울로 몰려가고 있었다.

먼 고향 사람 사람 얼굴들이여

내 고향은 남방 천리

반딧불처럼 반짝이는 생각이여.

감나무에도 푸른기운이 돌며 방문은 바람 때문에 모두 닫았단다.

 

유월(六月) - 김달진

 

고요한 이웃집의

하얗게 빛나는 빈 뜰에 우에

작은 벚나무 그늘 아래

외론 암탉 한 마리 백화(白花)와 함께 조을고 있는 것

판자 너머로 가만히 엿보인다.


빨간 촉규화(蜀葵花) 낮에 지친 울타리에

빨래 두세 조각 시름없이 널어두고 시름없이 서 있다가

그저 호젓이

도로 들어가는 젊은 시악시 있다.


깊은 숲 속에서 나오니

유월(六月) 햇빛이 밝다

열무꽃밭 한 귀에 눈부시며 섰다가

열무꽃과 함께 흔들리우다.

詩, 열무꽃에 나오는 앞개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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