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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무는 뽑혀졌으며, 겨울을 위하여 관리인 아저씨께서 텃밭을 일구고 계셨다.
마당을 하루에 몇번씩 비 질을 하시는지 감나무 잎 하나 뒹굴지 않으며 떨어진 은행은 사랑채 앞에서 말려지고 있었고, 배추는 김장을 해도 좋을 만큼 자랐다.
아쉬움은 대나무 울 뒤의 대나무들이 베어져서 가을 늦바람이 엉성한 대나무 사이로 숭숭 들어올것 같았다.
울창할 때가 좋았었는데 --
뜰 앞 담장의 비파나무가 꽃을 피웠는데 며칠전에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이 소풍을 왔었다가 벌에 더러 쏘였단다. 비파나무꽃 향기는 캬라멜처럼 좀 끈적거리는 달콤함이었다.
날개 하나를 잃은 나비다. 날지를 못한다.
어쩌면 누구에게 밟힐지도 모르는데, 하여 이슬이라도 마셔 연명하라고 배추 위에 살짝 앉혀두었는데,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수아가 다시 문학관을 방문하였다면 배추밭을 볼 터 --
베어진 대나무로 내 마음에 바람이 숭숭 들어오는 느낌이다. 텃밭은 다시 일구어지고 --
은행은 열매만 떨어 뜨리려나 - 노랗게 물 들 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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