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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질경이의 독백

by 실비단안개 2007.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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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두렁 밭두렁 혹은 좁은 길모퉁이 아무데나 뿌리 내린 질긴 풀포기,  오가는 숱한 발길에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 일어서는 풀포기가 질경이다.

이름이 귀하나, 생김이 귀하나, 누가 눈길 한번 주겠는가.

질경이는 생명력이 대단히 강하다. 심한 가뭄과 뜨거운 뙤약볕에도 죽지 않으며, 차바퀴와 사람의 발에 짓밟힐수록 오히려 강인하게 살아난다. 얼마나 질긴 목숨이기에 이름조차 질경이라 하였을까. 질경이는 민들레처럼 뿌리에서 바로 잎이 나는 로제트 식물이다. 원줄기는 없고 많은 잎이 뿌리에서 나와 옆으로 넓게 퍼진다. 6∼8월에 이삭 모양의 하얀 꽃이 피어서 흑갈색의 자잘한 씨앗이 10월에 익는다. 이 씨를 차전자(車前子)라고 한다.

 

이야기 하나 -

옛날 중국 한나라에 마무(馬武)라는 훌륭한 장수가 있었다. 마무 장군은 임금의 명령을 받아 군사를 이끌고 전쟁터로 나갔다. 마무 장군의 군대는 산을 넘고 강을 건너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황량한 사막을 지나게 되었다. 황야에서 여러 날을 지내다 보니 말도 사람도 지친 데다가 식량과 물이 부족하여 많은 병사들이 굶주림과 갈증으로 죽어 갔다.

 

"장군님, 양식이 떨어져서 군사들이 죽어 가고 있습니다.”

“안 되겠다. 이러다간 모두 다 죽고 말겠다. 회군하자.”

마무 장군은 병사들을 이끌고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 그러나 사막을 지나기에는 많은 시일이 걸렸고 굶주림과 갈증으로 죽는 병사들의 수도 점점 늘었다. 병사들은 몸에 수분이 부족하여 아랫배가 부어오르며 눈이 쑥 들어가고 피오줌을 누게 되는 ‘습열병’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사람뿐만 아니라 말도 피오줌을 누면서 하나둘씩 쓰러져 갔다.

 

마무 장군 밑에서 말을 돌보는 병사가 있었다. 그는 말 세 마리와 마차 한 대를 관리하는 책임을 맡고 있었는데 그가 돌보는 말도 피오줌을 누고 있었다. 말들이 지쳐 있는 데다가 먹이도 없고 피오줌을 누고 있으니 이러다간 이 말들도 곧 죽겠군.” 병사는 말이 굶고 있는 것이 안타까워서 말이 스스로 먹이를 찾도록 말고삐를 풀어 주어 마음대로 뛰어다니게 했다. 그런데 이틀이 지나자 말이 생기를 되찾고 맑은 오줌을 누는 것이 아닌가.

“대체 무엇을 먹었기에 말의 병이 나았을까?” 병사는 말 주변을 서성대면서 말이 무엇을 먹는지를 살폈다. 말은 마차 앞에 있는 돼지 귀처럼 생긴 풀을 열심히 뜯어먹고 있었다.

“맞아! 이 풀이 피오줌을 멎게 한 것이 틀림없어.” 병사는 곧 그 풀을 뜯어서 국을 끓여 먹였다.

첫날은 별 변화가 없었으나 계속해서 며칠 먹었더니 오줌이 맑아지고 퉁퉁 부었던 아랫배가 본래대로 회복되었다. 병사는 곧 마무 장군한테 달려가 보고했다.

“장군님, 병사들과 말의 병을 고칠 수 있는 약초를 발견했습니다.” 마무 장군은 모든 병사와 말에게 그 풀을 뜯어먹게 하였다. 과연 며칠 뒤에 병사와 말의 병이 모두 나았다.

장군은 몹시 기뻐하며 말을 돌보는 병사를 불렀다.

“과연 신통한 약초로구나. 그런데 그 풀의 이름이 무엇이냐?”

“처음 보는 풀이라 이름을 모릅니다.”

“그러면 그 풀을 수레바퀴 앞에서 처음 발견했다고 하니 이름을 차전초라고 부르면 어떻겠느냐?” 그 뒤로 그 풀은 차전초로 불리게 되었다. 차전초를 우리나라에서는 질경이라고 부른다.

 

질경이는 훌륭한 약초일 뿐만 아니라 무기질과 단백질·비타민·당분 등이 많이 들어 있는 나물이기도 하다. 옛날부터 봄철에 나물로 즐겨 먹고, 삶아서 말려 두었다가 묵나물로도 먹었다.

소금물에 살짝 데쳐 나물로 무치고, 기름에 볶거나, 국을 끓여도 맛이 괜찮다. 튀김으로도 먹을 수 있고 잎을 날로 쌈을 싸 먹을 수도 있으며, 질경이로 김치를 담그면 그 맛이 각별하다. 흉년에는 질경이 죽이 중요한 구황식품의 하나였다.

 

질경이 씨앗으로 기름을 짜서 모밀국수를 반죽할 때 넣으면 국수가 잘 끊어지지 않는다. 질경이 잎과 줄기, 씨앗 등 어느 것이나 차로 마실 수 있다.

 

대개의 사람들이 참 가치를 모르고 있지만 질경이는 약초로도 매우 훌륭하고 무, 배추처럼 채소로도 한번 활용해 볼 만한 식물이다. 갖가지 공해와 질병으로 찌든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민간 요법

 

* 만성간염
질경이 씨 한 숟가락에 물 200밀리리터를 넣고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그물을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마신다.


* 고혈압
그늘에서 말린 질경이 10~20그램에 물 반 되를 붓고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마신다.


* 기침, 가래
질경이 씨 10~20그램이나 말린 질경이 10~20그램에 물 반 되를 붓고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수시로 차 대신 마신다. 어린아이의 기침에 잘 듣는다.


* 설사, 변비, 구토
질경이를 날것으로 생즙을 내어 마신다. 미나리를 같이 넣어도 좋다.


* 급·만성 신장염
질경이 뿌리와 오이 뿌리를 3:1의 비율로 섞은 다음 물을 반 되쯤 붓고 물이 반쯤 줄 때까지 달여서 체로 걸러 찌꺼기는 버리고 한번에 한잔씩 하루 세 번 빈 속에 먹는다.


* 두통, 감기
질경이를 진하게 달여서 하루 세 번 밥먹기 전에 마신다. 하루 20~30그램을 쓴다. 2~3일 마시면 대개 낫는다.


* 관절염
무릎관절에 물이 고이고 퉁퉁 부어 오르며 아플 때 질경이 20~30그램에 물 1되를 붓고 달여서 차 대신 수시로 마시면 좋은 효험이 있다.


* 숙취나 알코올 중독

질경이 뿌리와 이질풀 각 10그램에 물 반 되를 붓고 달여서 마신다.

 

                 

 

                 

 

                 

 

                 

 

                 

 

                 

 

                  

 

                 

 

                 

 

 

                                     마당 가 질경이 - 김경근

 

                                              마당 가 귀퉁이에 버림받은 외진 곳

                                              사람들에게 밟히고 또 밟혀도

                                              모질게도 놀라운 생명력

                                              천덕꾸러기 신세 보란 듯이

                                              끝끝내 꽃피우더니 씨앗 하나 품었구나

                                              꺼져가는 한 영혼 살리려고

                                              너의 갸륵한 정신을

                                              사람들은 모르고 거침없이 짓밟았으니

                                              말로 받고 되로 갚았구나

 

                                              어쩐지 속죄하는 마음으로

                                              너를 보듬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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