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마음 나누기/가본 곳

고성 박진사 고가(朴進士 古家)를 찾아

by 실비단안개 2007. 7. 27.
728x90

 

어릴적에,  아마 초등학생 때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엄마에게도 말하지 못하는(하지 않은) 비밀 하나가 있었다.

지금은 내가 엄마이기에 이야기 할 수 있는 비밀, 얼마전부터는 비밀이 아니었던 비밀이다. 친구에게 한번 이야기를 하였으니.

 

…… 누구의 아내, 이런 건 아니었고……

그냥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거든…… .

  

부모, 그 중에서 '엄마'는 많이 버거운 자리이다.

마음에 불덩이가 치밀어 올라도 스스로 식혀야하며, 언제나 온화한 미소로 아이들을 대해야 하고, 손이 올라가기 전에 마음으로 감싸야 하는 자리이다.

우리나라의 '아줌마'들은 무서운게 없는 용감한 性이지만, '엄마'의 자리에서는 달라야 한다.

그러나 '엄마'도 '여자'이고 '아줌마'인것만은 틀림없다.

 

24세와 19세의 딸이 있다.

이제 겨우 전기밥솥에 밥을 하는 정도이며, 다른 집안 일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아이들이다. '좋은 엄마' 콤플렉스로 아이들에게 집안일을 도와 달라는 요구도 거의 않았으며, 작은 살림이니 나 혼자라도 충분하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1월에 처음으로 집을 나섰을 때, 장거리 전화로 밥을 어떻게 하느냐고 작은아이가 물어왔다. 쌀 몇컵에 물은 얼마…… .

 

요즘은 밥을 하는 방법을 적어 전자렌지에 고정을 시켜 두었다.

그만큼 나가는 횟수가 많아졌다는 이야기다. 집을 나설 때 아이들에게 협박 비슷하게 한다.

"현관 밖으로 나가면 엄마가 아니니까 돌아 올 때까지 연락하기 없기다!"

아직은 순진한 우리 아이들은 내가 연락을 할 때까지 꾹 참다가 시간 내어 연락을 하면 이것저것 물으며 언제 돌아 오느냐고 연신 묻는다. 잠시 흔들린다. "나, '좋은 엄마' 아닌가봐…… ."

그러나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또 떠나고 싶다. 비록 1박 2일 일지라도.

 

방학 기간이며, 휴가철이다. 가족 동반 여행도 좋겠지만 혼자 떠나보면 어떨까?

언제나 물 위를 걷는듯한 '엄마'에서 '나, 000'가 되어.

 

 

                            고성 박진사 고가(朴進士 古家)

고성의 박진사 고가는 지난해 나들이 때 스친 곳이다. 고성읍에서 옥천사로 가는 버스에서 눈도장을 찍었으며, 주위의 폐교까지 마음에 담아 두었었다.

고성은 생각보다 많은 볼거리가 있다.

가까운 지역이면 하루 코스로 몇 곳을 방문할 수 있으며, 먼 거리라면 1박 2일이면 좋을것이다.

그동안 다녀 본 곳은, 당항포.공룡박물관.상족암.고성탈박물관.옥천사등이며, 바다와 넓은 들이 있으며, 우리의 문화가 함께 하는 지역이 고성이다.

 

고성 박진사 고가(朴進士 古家)

경남 고성군은 개천면 청광리 밀양박씨 옛집인 박진사 고가(朴進士 古家.문화재자료 292호)를 전통한옥 체험형 숙박시설로 활용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고성군은 지난해부터 8천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박진사 고가에 화장실과 샤워실 등을 설치했고 숙박시설로는 안채와 사랑채 2동 등 14개의 크고 작은방을 갖췄다.

현재 후손들이 살고 있는 박진사 고가는 조선 후기에 건축, 일제시대에 증축된 옛집으로 안채와 사랑채, 곳간채, 정원과 담장 등 사대부 주택의 형태를 잘 갖춰 건축 변천사 연구에 중요한 건축물이다.


 

박진사 고가를 방문하였을 때 민박객이 있었으며, 평소에는 비워 두는 고가에서 다도선생님이신 9대 종부를 만나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며, 신청을 할 경우에 다도교실도 가능하다는 말씀을 주셨다.

민박은 예약제이며, 작은 방(2인실)을 기준으로 4만원이며, 단체객일 경우에 사랑채 전체가 대여 가능하고 개인이 찬거리만 준비하면 식사도 고가에서 가능하다. 원할 경우에는 별채도 대여가 가능하고.(별채는 내부가 현대식)

 

조선 시대 건축에 대하여 전문 지식이 없으니 건물이 어떻고 담장이 무슨식이고 이런 설명은 올릴 수가 없지만, 고가의 모습을 나름 담아왔다.

 

       

        ▲ 흙과 돌을 쌓은 담장이며, 중간중간에 동그란 구멍이 있는데 구멍은 바깥과의 소통 도구라고 하였다.

 

       

        ▲ 대문 - 대문은 출입이 제한되며 고가 입구의 별채 뜰을 지나 고가 안채로 갈 수 있다.

 

       

        ▲ 안채의 뜰은 잔디이며, 민박객이 식사중이었다.

 

       

        ▲ 화장실 - 일반 서민 가정은 평면에 위치하는데, 고가에는 높았다.

 

       

        ▲ 안채의 뜰이며, 거위장과 닭장이 있고, 장독대가 있다.

 

       

        ▲ ▼ 안채에서 보이는 아랫채에는 방아등 농기구가 있었으며, 굴뚝과 가마솥 등도 잘 보존되어 있다.

 

       

 

       

        ▲ 안채에서 안사랑으로 가는 담장에 능소화가 피었는데, 고가의 담장에도 능소화가 피었다.

 

       

        ▲ 안사랑채 - 남자 주인이 거주한 안사랑채이며, 숙박이 가능한 방이다.

 

       

        ▲ 안사랑채의 뜰 - 세월을 느낄 수 있는 식물들이 있으며, 작은 연못에 금붕어를 넣고 있었다.

 

       

        ▲ 안사랑채의 뜰과 담장 - 담장에는 역시 바깥과 소통을 위한 구멍이 보이며, 상사화와 능소화가 피었는데, 양반댁

            남자분들도 바깥세상이 그리웠나 보다.

 

       

        ▲ 민박을 위하여 방마다 방충망이 있었는데, 어릴적 고향집 같은 따스함이 절로 느껴졌다.

 

       

        ▲ 안사랑채에서 다도방이 있는 곳으로 나오는 뜰에 박진사 고가 설명 표지가 있다.

 

       

        ▲ 다도방 - 다도방에는 다구와 풍란, 음악이 있다. 무엇이 그리운가, 꽃잎 몇장 날아와 나 보다 먼저 앉았다.

       

쉬이 나서지 못함은 나의 욕심이다. 식구 누구도 나를 잡지 않는데 나를 위한 변명을 한다.

궁색한 변명이 필요하다면 아이들에게 휴가를 준다는 생각으로 나서자.

내가 혼자일 때 홀가분하듯이 아이들도 엄마가 없는 집에서 온라인 게임도 원없이 하고 친구와 통화도 무리가 될 정도로 하도록 자리를 비워주자. 끼니 때 맞추느라 눈 부비며 억지로 밥상에 앉는 부자유를 하루나 이틀쯤은 거두어 주자.

 

청승스럽게 어릴 적 내 모습을 그리며 집을 나설 필요는 없다. 가볍게 머리 비우러, 혹은 길이 있으니 걷는다, 낯선 곳을 향하여 첫발을 내딛다, 이 정도면 다소 근사하지 않을까?

 

나는 내가 눈도장을 찍어 둔 박진사 고가에 다녀왔지만, 우리가 가야할 곳이 굳이 박진사 고가일 필요는 없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멀리 있는 곳의 기차표를 끊자. 미리 예약을 하면 재미가 반감될테니 기차역에서 두리번거리며 결정해도 좋을것이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