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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느끼고 싶은 섬, 욕지도(欲知島)를 걸었다!

by 실비단안개 2007.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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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으로 아침 바다가 빛나기를 기대하였지만, 짙은 안개로 바다와 하늘의 구분도 제대로 되지 않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을 달렸다.

통영의 삼덕항을 출발한 여객선은 약 1시간 후에 욕지도에 닿았으며, '욕지(欲知 , 알고자 하거든)'도를 알고 싶으면 걸어야 한다기에 관광지도를 꺼내보면서 걸었다.(7월 25일)

중간중간 휴식 시간을 포함하여 5시간 이상을 걸었으며, 섬 일주는 다시 차로 하였다. 아쉬움이라면 여전히 안개가 짙어 삼여도등을 제대로 감상할 수가 없었으며, 욕지 부속섬들도 제대로 담지 못하였다.

 

욕지도에는 섬 일주를 하는 새마을 버스가 여객선의 도착 시간에 맞추어 운행을하며, 다른 교통편은 없고, 등산로가 좋으며, 물과 먹거리는 귀하지 않은 섬이다. 대부분의 생필품도 섬에서 구입이 가능하며, 작은 약국, 우체국, 농협, 보건지소등도 있으며, 선착장 주변으로 횟집이 있고, 해녀가 채취한 자연산 해산물을 맛 볼 수도 있다.

 

욕지도는 모두 1,000여 가구의 주민이 살만큼 규모가 큰 섬이지만, 낚시꾼들에겐 유명한 출조지지만 뭍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아 조용한 섬이다. 그래서 욕지도는 여름 한때 몰려오고, 몰려가는 피서지가 아닌, 사시사철 언제 찾아와도 편안하게 쉬어 갈 수 있는 섬이기도 하다. '욕지(欲知 , 알고자 하거든)'라는 섬 이름처럼 남해안의 이 작은 섬에는 묘한 끌림이 있다.

  

욕지도는 한려수도의 끝자락에 흩어진 39개의 섬을 아우르는 욕지면의 본섬이다. 통영항에서 직선거리로 27㎞, 뱃길로는 32㎞쯤 떨어진 망망대해에서 연화도·상노대도·하노대도·두미도·초도 등과 함께 연화열도(蓮花列島)를 이루고 있다. 면적이 14.5㎢에 해안선의 길이가 31km나 되고,  연화열도에서도 가장 큰 섬인데도 외지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같은 통영시에 속해 있는 한산도·비진도·매물도 등의 유명세에 눌려 있는 탓이다.

더욱이 섬 전체가 커다란 바위산을 이루고 있어 섬 안의 도로와 교통사정이 열악하다는 점도 외지인들의 발길을 막는 요인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그런 불편함조차도 여행의 즐거움으로 기꺼이 받아 들인다면  욕지도만큼 인상적인 여행지도 흔치 않다.

섬 안에서의 교통편이 미흡한 것과는 달리 욕지도까지 가는 배편은  통영의 어느 섬보다도 편리하다.  운항편수와 출항지도 여럿일 뿐더러 뱃길의 풍광 또한 여심(旅心)을 절로 불러 일으킬 만큼 서정적이다. 그래서 80리의  짧지 않은 뱃길이 채 끝나기도 전에 사람들은 먼저 한려수도의 수려하고도 서정 넘치는 풍광에 매료되고 만다.

 

       

 

       

        ▲ 원량초등학교 옥동분교(욕지면 옥동 소재)

 

       

        ▲ 원량초등학교 (욕지면 동항리 소재)

 

하선하여 고개를 하나 넘어 옥동으로 가서 초등학교부터 찾았으나, 초등학교가 아닌 '옥동분교'가 있었는데, 그때 주민 한분이 다가와서 예전에는 '욕지국민학교'였으며, 30대인 자신이 재학중일 때는 학년당 약 60여명이었지만 주민의 감소로 분교가 되었으며, 원량초등학교는 따로 있다는 말씀을 주셨다.

욕지도면 '욕지초등학교'가 있어야 하는데, '욕지'가 아닌 '원량초등학교'와 옥동분교가 있는 것이다. 졸업생과 재학생과 관계자의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욕지도를 대표하는 학교는 '욕지초등학교'가 되어야 하는게 아닐까 하는게 개인 생각이다.

(1914년에 원삼면에 속한 욕지도가 사량도를 병합해 원량면으로 개칭된 후 1924. 05. 13 원량공립보통학교로 개교 하였으며, 지역의 이름과 같은 학교 1개교를 설치하는 의도였다고 생각된다. 통영에는 통영초교 한산면 한산초교, 사량면에 사량초교가 있듯이.

그 이후 원량면은 욕지면으로 바뀌었는데 학교 이름은 일제 시대에 지은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니, 욕지사람이 아니면 학교가 어디에 있는지 설명해야 하는게 지역 주민이 느끼는 부담감 중 하나라고 하였다.)

 

       

 

       

        ▲ 고구마밭 

 

동항리에서 옥동으로 넘어가다보니 비탈밭이 인상적이었으며, 그 사잇길이 부담없이 오를 수 있을것 같아 정상이 어디인지는 알 수 없지만 오르기로 하였다.

 

욕지도의 특산물은 흑염소, 땅두릅, 밀감, 멸치등 해산물이며, 그중 하나가 고구마이다. 경남의 최남단에 위치한 도서로 기후는 따뜻하나 6,7월에서부터 9월까지 년중 3,4회 가량의 태풍으로 인하여 여름작물은 강한 해풍에 쉽지 않다. 그러나 고구마는 흉년에 재배하기 알맞은 구황작물로 원래 가뭄이나 척박한 황토성 토질과 경사가 심하여 물빠짐이 양호한 곳에 적합한 작물이다.

통영지역은 지역 특성상 언덕이 많고 땅이 건조하며 염분이 많아 참깨, 마늘 등이 잘 자라며 품질이 아주 우수하며, 황토성 토질에 여름철 고온에 바닷바람까지 불어 당도를 높게 만든다.

 

       

 

 

       

 

 

고구마밭을 사이에 두고 옥동 앞바다를 보았다. 땀이 범벅 된 몸에 닿는 해풍은 다른 해변가와는 달리 끈적임이 없는 깔끔한 바람이었다.

이제 어디로 가야하나, 길을 따라 걸었다. 풍광 좋은 곳은 펜션 공사가 한창이었으며, 사방이 바다지만 발 아래가 바로 바다이기에 걸어 닿은 곳은 '노적'마을이었다. 대부분 떠날 때 물도 지참하지 않는 성격이라 목이 말라 민박집을 찾아 물을 얻어 마시고 민박에 대하여 여쭈었다.

하늘채, 해안채등의 이름이 지어진 민박집은 한 채를 대여하는 곳이었으며, 2인이 십만원 정도이며, 인원에 따라 25만원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노적 마을엔 20여 가구가 있었으며, 이태옥할머니(68세)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함께 하였는데, 예전엔 62가구였으며, 주업은 멸치잡이었으나, 지금은 어업은 접었으며, 역시 고구마 농사로 생활을 한다고 하셨다. 포크레인이 없던 예전에 아이를 등에 업고 돌을 머리에 이고 날라 '욕지국민학교' 공사를 한 이야기와 섬에서 자녀들을 육지로 보내어 공부 시킨 이야기등 할머님의 일생 부분을 들었다. 이태옥 할머니와 우리 어머니 세대의 주름 가득한 삶이다. 할머니의 텃밭에는 무가 허리까지 드러내고 있었다. 언제적 무냐고 여쭈니 봄 무지만 먹을 사람이 없다보니 텃밭이 그대로 있는데, 이제 방학이니 객지에 있는 자녀들과 손주들이 올테고 그러면 손길 주지 못한 채소등도 거둬질거라며 함박 웃음을 지으셨다.

"고구마의 수확철에 다시 오면 고구마 주께, 그때 꼭 다시 온나?" 하시는 할머니께 내 블로그 주소를 적어 드렸다.

"할머니 건강하세요!"

나는 다시 산길을 걸었다.

 

        

       

 

       

 

 욕지도를 걸어서 일주하기에는 무리여서 옥동이나 동항리에서 버스를 이용하기로 하고 걸으니 할머니께서 부르기에 나무 그늘에 앉았다. 옥동의 입석마을이며, 혼자 생활하는 할머니 역시 여행객들 이야기와 곧 서울에서 딸내가 올거라면서 집도 치우고 먹거리도 장만해야 한다면서 분주한 목소리로 나를 오래 잡았다.

"덥다, 마이 더운께 버스 타고 댕기라. 식구는 없나? 우째 혼자 댕기노?"

어른들 모두 내 자식의 발걸음처럼 염려를 하신다. 하여 지쳐도 또 힘을 얻어 걷는다.

혼자 걸어도 결코 혼자가 아닌 길, 마음에 좋은 벗을 담고, 그리운 사람을 담아 주거니 받거니 많은 이야기를 하며 걷는다.

 

 

      걷거나 차편으로 일주를 하면서 담은 욕지도의 풍경

 

       

 

       

 

         

 

       

 

       

 

       

 

영화 '화려한 외출'의 촬영지이며 삼여도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이다.

 

* 삼여도의 전설

삼여는 욕지의 대표적인 비경으로 용왕의 세딸이 있었는데, 마을에 900년묵은 이무기가 변한 젊은 총각을 서로 사모했다한다.
이 사실을 알게된 용왕은 노하여 세딸을 변하게 했다. 힘이 장사인 이무기 총각은 자기여인을 돌로 변하게 한 용왕이 미워서
산을 밀어내어 두개의 섬으로  바다를 막아 버렸다. 훗날, 세여인이란 뜻으로 삼여라 이름 지어졌다 한다.


 

       

        ▲ 삼여도 

 

       

         ▲ 고등어 가두리 양식장

 

       

 

       

 

       

 

욕지에는 100년의 역사를 지닌 욕지 교회가 있으며, 경상남도 사립유치원 1호가 욕지도에 있었다는 기념비와 팔손이나무, 동백나무, 풍란 등이 자생하며, 모밀잣밤나무숲(천연기념물 제343호)이 있다. 골목의 다방에 들려 커피를 마셨다. 면사무소와 도서관등 두루 둘러 보았으며, 배 시간이 남았기에 PC방에 잠시 들리기도 하였다.

 

내가 걸은 길은 욕지도의 부분이다.

 

       

 

       

 

 

욕심 한줌 내려놓고 싶어 떠나고 싶을 때, 그 때 욕지도라는 섬을 한 번 떠올려 보자.

조용히 느끼고 싶은 섬, 욕지.

호수처럼 잔잔하게 흐르는 한려수도의 고운 물결이 정겹고,  빈약하지 않으면서도 결코 대단하지도 않은 소박한 풍경이 펼쳐진 섬이다. 주위에는 갯바위 낚시를 할 수 있는 바위가 즐비하며, 산허리 하나 돌면 작은 해수욕장이 있으며, 망대봉과 천황봉 등산로도 착하다.

 

 

통영 삼덕 <= > 욕지

* 첫 배 : 삼덕 출발 06시 45분       * 욕지 출발 08시

* 막 배 : 삼덕 출발 15시 30분        * 욕지 출발 16시 35분

 

* 요금 : 어른 7,000원

* 차 : 관광버스도 승선 가능

 

* 문의

삼덕터미널 : 055)643 - 8973. 642 - 2542

욕지터미널 : 055)641 - 3734, 644 - 3574

선박직통 : 011-551-6318, 011-861-6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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