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니 새벽 3시다. 다시 잠을 잔다는 건 불가하니 자리를 털자. 잠시 블로그를 정리하고 세탁을 하였다.
밖을 몇번이나 보아도 아침은 아직 멀었는데 -
식구들아 미안하다.
이늠의 냉장고는 시간이 초과하면 꼭 알림을 한다. 더워지려고 해요, 문 좀 닫아주세요 - 하며. 그래도 나는 버티며 찬통을 모조리 꺼내고 세제로 구석구석 닦았다. 냉동실을 정리하기엔 내가 좀 춥지? 통과 -
무나물과 콩나물을 무쳤다. 황태국을 끓이기엔 콩나물이 겹쳐지기에 안되겠지? 허구헌날 시래기국을 올리면 눈치 꾸러기가 되겠지? 아침이지만 순두부로 하자 -
그러고보니 생선이 없네, 멸치볶음조차 - 아침은 원래 간단하게 먹는 거야 - 그래도 해산물로 파래와 김, 순두부의 새우등등이 있잖아~
커피는 담아 가야지 - 따뜻따뜻 -
오랜만에 보배산으로 갔다. 웬일이야 - 진달래 너 추위맛을 모르는구나 -
왼손은 주머니에 넣었는데 오른손이 시려웠다. 커피를 후후 마시며 걸었다.
바람도 보이지않는 숲에서 산부추가 흔들렸다. 한달전 재약산에서 처음으로 만났으며 오늘이 두번째인데, 이늠이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며 거부가 심하다.
내 마음 좀 받아주면 안될까, 늦었다는 건 인정하지만. 구절초 몇송이도 가늘게 떨고 있다. 안스러운 늠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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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은 언제까지 나를 이 엄동에 버려둘건가요 - 밭두렁 곳곳에 호박이 뒹군다. 먹을 사람이 없는지, 일손이 부족한지 -
동아대 부지로 확정 된 조금 깎인 산을 올려보았다. 오를 수 없으니 힘껏 당겨야지 - 흐린 하늘 탓이 아니라 잎사귀들이 점점 여위어 가는게 보인다.
어디를 가나 감나무에는 감이 주렁주렁 그대로다. 감은 이미 우리의 좋은 먹거리와 멀어진지 오래이다. 감 뿐 아니라 시골의 대부분의 것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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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 이곳에는 개 몇마리가 짖고 있었기에 슬금슬금 뒤돌아 보며 돌아왔었는데, 추워지니 개는 보이지 않았으며, 외발 허수아비가 빈들을 지키며 잎새마냥 저도 여위어 간다. 낙엽이 쌓인 길은 폭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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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기에는 늦은 억새둑이다. 저마치 산림요원 아저씨가 보인다. 벌써 입산통제 기간이 된것이다. 그러나 나는 겨울에는 사탕등으로 살짝 말 걸기를 하며 주위 들과 산으로 간다.
이 노래 제목이 뭐지 -
그냥 걸었어~ 너와 함께 걷던 이 길을~ ♬~
언제나 혼자 걷지만 오래전에 꼭 누군가와 걸어 본 것처럼 가끔 이 노래를 흥얼거린다. 한 소절만 - 그 앞과 뒤는 모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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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다. 내 친구들이 살았던 동네. 감나무와 유자나무, 모과나무에는 열매가 그대로이다. 요즘은 일손 뿐 아니라 개구장이도 없으며, 총각과 처녀도 귀하다. 절로 잎 열어 열매 맺고 또 절로 떨어지는 열매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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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안을 살짝 보았다. 빨랫줄에 내복이 널렸다. 겨울이 맞긴 맞나보다. 할 일 잃은 경운기도 얌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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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이지만 참 시골스러운 집이다. 마당엔 낙엽이 그대로 흩날리며 그나마 수확한 호박이 주인 대신 집을 지킨다. 장날도 아닌데 어디를 가셨는지 개가 크게 짖어도 문이 열리지 않았다. 낙엽이 아프다고 해도 난 못들은 척하며 마당을 걸었다. 살짝살짝 -
기와집 위로 늙은 은행나무가 있었다. 기와골의 은행잎을 한줌 날려보고 싶은데 높아 도리가 없었으며, 아래의 풍경도 남의 텃밭 담장위에 올라 줌으로 겨우 담았다.
가을아 안녕!
빈 가지도 아닌데 까치는 언제 집을 지었을까 …
가을이 정말 가나보다.
가을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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