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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홍매화의 마지막 봄

by 실비단안개 2008.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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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매화는 처음처럼 드문드문 만날 수 있다.

겨울과 봄 사이에서 꽃을 피워낸 홍매화를 보고 ‘봄이 올까’ 조바심 내었던 우리는 잘 피워 낸 송이에서 안도의 숨을 쉬었는데, 이제 보내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

날씨에 따라 다가오는 일요일에 한 번 더 담을 예정인데 날씨가 도와줄런지 모르겠기에 매실나무와 꽃에 대한 복습편이다.
 

매실나무[Prunus mume] 


쌍떡잎식물 장미목 장미과의 낙엽소교목.
 
학명  Prunus mume
분류  장미과
원산지  중국
분포지역  한국·일본·중국
크기  높이 5∼10m

매실나무 꽃 / 쌍떡잎식물 장미목 장미과의 낙엽소교목. 꽃은 중부지방에서는 4월에 잎보다 먼저 피고 연한 홍색이 도는 흰빛이며 향기가 강하다. 중국의 국화이다.


매화나무라고도 한다. 꽃을 매화라고 하며 열매를 매실(梅實)이라고 한다. 높이 5∼10m이다. 나무껍질은 노란빛을 띤 흰색, 초록빛을 띤 흰색, 붉은색 등이다. 작은가지는 잔털이 나거나 없다. 잎은 어긋나고 달걀 모양이거나 넓은 달걀 모양이며 길이 4∼10cm이다. 가장자리에 날카로운 톱니가 있고 양면에 털이 나며 잎자루에 선(腺)이 있다.

중부지방에서 꽃은 4월에 잎보다 먼저 피고 연한 붉은색을 띤 흰빛이며 향기가 난다. 꽃받침조각은 5개로서 둥근 모양이고 꽃잎은 여러 장이며 넓은 달걀을 거꾸로 세워놓은 모양이다. 수술은 많고 씨방에는 빽빽한 털이 난다. 열매는 공 모양의 핵과로 녹색이다. 7월에 노란색으로 익고 지름 2∼3cm이며 털이 빽빽이 나고 신맛이 강하며 과육(果肉)에서 잘 떨어지지 않는다.

흰색 꽃이 피는 것을 흰매화(for. alba), 꽃잎이 많은 종류 가운데 흰 꽃이 피는 것을 만첩흰매화(for. albaplena), 붉은 꽃이 피는 것을 만첩홍매화 (for. alphandii)라고 한다.

5∼6월에 덜 익은 열매를 따서 약 40℃의 불에 쬐어 과육이 노란빛을 띤 갈색(60% 건조)이 되었을 때 햇빛에 말리면 검게 변한다. 이를 오매(烏梅)라 하며 한방에서는 수렴(收斂)·지사(止瀉)·진해·구충의 효능이 있어 설사·이질·해수·인후종통(咽喉腫痛)·요혈(尿血)·혈변(血便)·회충복통·구충증 등의 치료에 처방한다. 뿌리는 매근(梅根), 가지는 매지, 잎은 매엽, 씨는 매인(梅仁)이라 하여 역시 약용한다. 덜 익은 열매를 소주에 담가 매실주를 만들고 매실로 매실정과(梅實正果)·과자 등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중국 원산이며 관상용 또는 과수로 심는다. 한국·일본·중국에 분포한다.

매화의 고자(古字)는 ‘某’인데 ‘梅’의 본자이다. 강희안(姜希顔)은 《양화소록(養花小錄)》의 화목9등품론에서 1품으로 분류하였다. 만물이 추위에 떨고 있을 때, 꽃을 피워 봄을 가장 먼저 알려주므로서 불의에 굴하지 않는 선비정신의 표상으로 삼았고, 늙은 몸에서 정력이 되살아나는 회춘(回春)을 상징하였다. 또한 사랑을 상징하는 꽃 중에서 으뜸이며 시나 그림의 소재로도 많이 등장한다. 꽃말은 ‘고격·기품’이다.

ⓒ 두산백과사전 EnCyber & EnCyber.com

 

 

     홍매화가 피는 아침 / 주용일

                                                     

     내 그리움은 꿈길이 닳도록

     깊고도 서럽구나

     그대 그리움으로

     밤새 뒤척인 아침에는

     우물가에 어김없이

     붉은 매화가 핀다

     꿈 속 먼길을 돌아온

     내 가슴의 고단한 동토에서

     각혈의 꽃송이

     수 없이 밀고 밀어올리는 매화나무야

     밤새 고생 많았다

     순식간에 활짝 피어서

     세숫대야 가득 핏물 들이는

     홍매화 나무의 꽃송이들아

     그리움은 꽃처럼 붉은 것인가

     눈물 몇 방울 잘 섞어

     꽃물에 세수하고 바라보는

     시린 하늘에도 꽃잎이 흩날리는구나

 

 

     홍매화 / 도종환

 

     눈 내리고 내려 쌓여 소백산자락 덮어도

     매화 한 송이 그 속에서 핀다

     나뭇가지 얼고 또 얼어

     외로움으로 반질반질해져도

     꽃봉오리 솟는다.

     어이하랴 덮어버릴 수 없는
     꽃 같은 그대 그리움

     그대 만날 수 있는 날 아득히 멀고

     폭설은 퍼붓는데

     숨길 수 없는 숨길 수 없는

     가슴 속 홍매화 한 송이

 

 

     홍매화 겨울 나기 / 최영철

 

     그해 겨울 유배 가던 당신이 잠시 바라본 홍매화
     흙 있다고 물 있다고 아무데나 막 피는 게 아니라
     전라도 구례 땅 화엄사 마당에만 핀다고 하는데
     대웅전 비로자나불 봐야 뿌리를 내린다는데
     나는 정말 아무데나 막 몸을 부린 것 같아
     그때 당신이 한겨울 홍매화 가지 어루만지며
     뭐라고 하셨는지
     따뜻한 햇살 내린다고
     단비 적신다고
     아무데나 제 속내 보이지 않는다는데
     꽃만 피었다 갈 뿐
     열매 같은 건 맺을 생각도 않는다는데
     나는 정말 아무데나 내 알몸 다 보여주고 온 것 같아
     매화 한 떨기가 알아버린 육체의 경지를
     나 이렇게 오래 더러워졌는데도
     도무지 알 수 없는 것 같아
     수많은 잎 매달고 언제까지 무성해지려는 나
     열매 맺지 않으려고
     잎 나기도 전에 꽃부터 피워올리는
     홍매화 겨울 나기 따라갈 수 없을 것 같아.

 

 

     매화(梅花) / 서정주


     梅花에 봄사랑이 알큰하게 펴난다.
     알큰한 그 숨결로 남은 눈을 녹이며
     더 더는 못 견디어 하늘에 뺨을 부빈다.
     시악씨야 하늘도 님도 네가 더 그립단다.
     梅花보다 더 알큰히 한번 나와 보아라.

     梅花향기에서는 가신 님 그린 내음새.
     梅花향기에서는 오신 님 그린 내음새.
     갔다가 오시는 님 더욱 그린 내음새.
     시악씨야 하늘도 님도 네가 더 그립단다.
     梅花보다 더 알큰히 한번 나와 보아라.

 

 

     홍매화 수상 / 원종구

 

     누나야
     남쪽에 홍매화 피었다 하지 마라

 

     그곳에
     희나리 꿈 서렸으니

 

     봄볕에 졸고 있는
     그 꿈 깨우지 마라

 

     누나야
     그곳에 홍매화 피었더라 하지 마라

 

     이월 초이레 지나고
     봄 풀 파르라니 돋아나거든

 

     그때사
     예쁘게 피었더라 하려무나

 

     서럽도록
     곱게도 피었더라 하려무나

 

 

     홍매화 / 이복란 


     북풍 한설은 
     살풀이 춤으로

     그 장단이 끊일 줄 모르는데,

 

     동지 섣달
     새악씨 시린 코끝은
     부끄러워 붉게 물들었는가
 
     매화주 한 잔에 취한 척
     노랫 가락이라도 뽑아 보련마는
     대작해 줄이 없는 것이
     서러운 것을,

 

     서러움
     앙 다문 붉은 입술에
     육각모 서리꽃이 지기전에
     봄은 오시려나.

 

 

     매화나무 / 황 금 찬
  

     봄은 언제나 그렇듯이
     늙고 병든 매화나무에도
     찾아 왔었다.

     말라가던
     가지에도 매화 몇 송이
     피어났다.

     물 오른
     버드나무 가지에
     새파란 생명의 잎이
     솟아나고 있다.

     반갑고
     온혜로운 봄이여
     늙은 매화나무는
     독백하고.

     같은 봄이지만
     나는 젊어가는데
     매화나무는 늙어가네
     버드나무의 발림이다.

     가을이 없고
     봄만 오기에
     즈믄 해를
     젊은 줄만 알았다네 ….

 

 

     홍매화를 보니 / 이승민


     짙은 향기 몸에 닿아
     다가서다 멈춰 서서 바라보니
     초등학교만 나와 공장 다니던
     큰 누나가 왜 생각이 나는 것인지
     눈물 먼저 차오른다.

     철새 마냥 잠깐 들렸다가 올라오던 날
     텅텅 비어 있는 꾸부정한 몸 세우고
     어서 올라가라고 손 흔들던
     어머니 모습 왜 떠오르는 것인지
     목이 먼저 메어 온다.

     고목에 핀
     홍매화를 보니.

 

 

     홍매화 짙던 날 / 원성스님

 

     하늘빛이 나무에 걸려 웃고 있는데
     먼 길가에선 새싹들이 손짓하는데
     하나하나 떨어지는 꽃잎은
     서글픈 내 마음에 와 아련한 눈물 되네.

     내 눈에는 봄이 깊어만 가는데
     고운님은 저만치 내달려가는데
     흩날리는 꽃잎 땅 위에 피어
     철없는 아지랑이 꽃길 따라 춤을 추네.

     하루가 또 하루가 저물어 가는데
     지워야 할 엄마 얼굴 떠오르는데
     나뭇가지엔 붉은 홍매화
     아련한 기억들이 망울져 울고 있네.

     아무리 말을 건네 보아도
     아무리 얼굴을 들여다보아도
     스님은 아무 말씀 없으시네.
     애타는 내 마음을 아무도 모른다네.

     홍매화 빛 저리도 짙어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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