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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바람난 여인, 얼레지

by 실비단안개 2008.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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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하였는데, 이렇게 쉽게 만나다니.

넌 '바람난 여인'이니까 - ㅎㅎ

 

어쩜 - 난감 -

지극히 인간적인 詩지만 남의 말 하기를 좋아하는 이웃들은 돌아서서 수군거릴지도 몰라 -

그렇지만, 그래도, 그러나 - 나는,

능동적인 여성 섹슈얼리티를 보여주는 김선우의 (그대들의 생각으로)선정적(나의 생각으로는 지극히 인간적)인 詩를 올린다.

 

 

     얼레지의 꽃말은 바람난 여인이래 / 김선우

     옛 애인이 한밤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자위를 해본 적이 있느냐
     나는 가끔 한다고 그랬습니다
     누구를 생각하며 하느냐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랬습니다
     벌 나비를 생각해야만 꽃이 봉오리를 열겠니
     되물었지만, 그는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얼레지……
     남해 금산 잔설이 남아 있던 둔덕에
     딴딴한 흙을 뚫고 여린 꽃대 피워내던
     얼레지꽃 생각이 났습니다
     꽃대에 깃드는 햇살의 감촉
     해토머리 습기가 잔뿌리 간질이는
     오랜 그리움이 내 젖망울 돋아나게 했습니다
     얼레지의 꽃말은 바람난 여인이래
     바람이 꽃대를 흔드는 줄 아니?
     대궁 속의 격정이 바람을 만들어
     봐, 두 다리가 풀잎처럼 눕잖니
     쓰러뜨려 눕힐 상대 없이도
     얼레지는 얼레지
     참숯처럼 뜨거워집니다.


 

'바람난 여인'을 얼마나 그럴듯하게 글로 표현하였는가.^^

 

얼레지야 엘레지야 -

내 평생 만날 일 없으니 얼레지면 어떻고 엘레지면 어때. 그런데 오늘 딱 마주쳤다.

어젯밤에 이웃에서 확인 한 비상하고픈 학의 날개같았던 꽃잎, 고고한 몸부림, 따라서는 실눈을 치켜 뜬 듯한 내숭같았던 모습이 내 앞에 버티고 있는데 -

아~ 얼레지!!

 

얼레지는 백합과의 식물로 3~4월에 개화하는 구근식물이다. 얼레지는 잎이 한장일 때는 꽃을 피우지 않고 두장일 때 꽃을 피우며, 아침 햇살을 받으면 잎을 서서히 열어 개화하는 데 5분 정도 걸리고 햇살이 약해지면 잎을 닫아 다시 아침을 기다린다.

얼레지는 강원도에서는 '미역추나물', '산중미역'이라고도 부르는데, 이파리를 데치면 미끄덩거리는 촉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옛날 철원지방에서는 산모가 아기를 낳고 몸조리를 할 때 미역국 대용으로 얼레지 잎을 끓여 먹었다고 한다.

이렇게 예쁜 꽃을 피우는 얼레지를 어떻게 먹을까 싶지만 첩첩산중 골짝마다 사람들이 살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런 봄나물 때문이었을 것이다.  

얼레지의 꽃말은 '바람난 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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