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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가본 곳

부산 범어사의 가을

by 실비단안개 2008.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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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일

오전 8시가 되기전에 집을 나섰습니다.

부산 교대까지 1시간 30분 정도 -

 

교통카드 제대로 이용하기 -

출근길에 녹산의 삼성전기 앞에 내려 달라고 하여 58-2번을 타고 하단에 내려 지하철을 탔습니다. 환승입니다.

잠시 국제신문 전시 상황을 확인하고 아기와 협상을 하였습니다.

3일 일정은 전시회장에 갔다가 광복동으로 가서 용두산 공원의 풍경을 담고 쇼핑, 자갈치 풍경 스케치 - 였는데, 생각보다 일이 빨리 끝났기에, 우리 오랜만에 범어사에 갈까 - 였습니다.

 

아마 다섯정거장쯤 될 거야 -

우리가 지하철로 왔으니 이제 버스를 타야 환승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교대에서 범어사행 버스가 없더군요.

도리없지, 지하철 타자 - 하여, 아마 열 정거장? -

범어사역에 내렸습니다.

 

아침을 건너 아기가 걱정이 되더군요. 아침 먹고 갈까 - 밥집에서 밥을 먹으면 환승이 불가, 밥을 먹지 않으면 아기가 배 고파 - 잠시 고민을 하는데, 택시 한대가 외치더군요.

두 당 1,000원 -

범어사는 1시간이면 충분할 거야 - 범어사 갔다가 내려와서 밥 먹자 - 하며 다른 한 분과 택시를 탔습니다.

기사님 말씀이 범어사에는 밥집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럼 간단한 요깃거리도 주변에는 없나요 하니 그렇다데요.

 

나름 흡족했습니다.

우리가 끼니를 건너더라도 사찰앞에 밥집이나 요깃거리집이 없다니 범어사는 역시 다르군하는 생각으로요.

 

범어사는 큰늠이 아기일 때, 부산에 지하철이 운행을 시작하였을 때 처음으로 지하철을 타고 간 곳입니다. 당시 동생도 동행을 하였으며, 큰늠이 상당한 꼴통이었기에 장시간 애를 먹었습니다.

초량(부산역 맞은 편)에 살 때였네요.

 

그리고 영주동에 살 때, 작은늠이 큰늠이 범어사행 때의 나이가 되어 갔습니다.

두 늠은 다섯살 터울입니다.

 

당시 이웃이 좋았는 데, 우리들은 고만고만한 나이의 아이들을 키웠습니다. 우리 작은늠이 가장 어렸네요.

4 가정이 아이들을 데리고 범어사로 갔습니다. 한 집은 아이가 셋이며, 나머지는 두늠들이었고, 나이가 가장 많은 이웃도 초등학생이었으니 함께 놀기에 그만이었지요.

 

우리가 이곳으로 이사를 하고 얼마까지 왕래가 있었지만, 모두 살기 바쁘다보니 요즘은 가끔 전화 통화만 합니다.

그 꼬맹이들이 자라 대학생이거나 사회인이 되었으며, 이웃 중에 돌아가신 분도 계시네요.

20년이 잠깐입니다.

 

으나 기억나나?

뭐?

왜 니 그때, 범어사에 왔을 때 벌에게 입을 쏘였다 아이가 - 포도음료수 마시다가 -

맞나 - 그랬나 - 난 왜 기억이 안나지 -

 

아기와 둘이서 오래 걸었습니다.

 

사찰에 대하여 제대로 모르며, 불교 용어는 더 모릅니다.

하니 범어사에 대한 지식은 범어사 홈페이지를 참고하셔요.

* 범어사 http://www.beomeosa.co.kr/

 

 

대웅전 앞에서 우리가 걸어 온 방향을 보았습니다. 이날 날씨가 많이 흐려 단풍이 색이 곱게 나오지 않았는데, 실제 단풍의 색은 많이 고왔습니다.

 

범어사에서 귀한 시간을 만났는데, 주지 정여스님의 '선서화와 사진 특별전'입니다.

주지스님이 직접 찍은 사진을 만났는데, 다른 사진 전시회보다 특별하더군요.

전시회는 11월 30일까지니, 불교와 사진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범어사를 방문하면 좋을 것 같구요, 단풍은 붉은색은 지금이 절정이며, 은행잎은 다음주쯤이면 샛노랗게 물이 들 것 같았습니다.

 

 

 

 

 

금정산 등산로쪽으로 갔습니다.

얼마전에 성마루님의 블로그에서 만난 '말오줌때'를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생각보다 붉어 멀리서도 확인이 가능하더군요.

 

말오줌때라는 이름이 그리 유쾌하지 않은데요, 말오줌때라는 이름은 말이 오줌을 못 눌때 달여서 먹였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나무의 줄기가 잘 휘어지면서도 부러지지 않아 말채찍으로 사용한데서 이름이 붙여졌다는 얘기도 전해진답니다.

 

  ▲ 말오줌때

 

  ▲ 다가가도 고개를 들지않던 소년, 득도 중인가 봅니다.

 

  ▲ 범어사행이 예정에 없었기에 삐딱구두를 신은 아기는 입구에서 게임중(?)

 

  ▲ 어린이집에서 산보를 온 모양이었습니다. 그중 가장 어린 아기가 돌맹이로 탑을 쌓고 있었습니다.

 

배가 많이 고팠습니다.

"김장하세요?"

남부 지방은 한 달 후 쯤이라야 김장을 하는데 범어사 공양간 앞에는 엄청난 배추를 다듬고 계시더군요.

김장이 아니며, 보통 담그는 김치의 양이라고 하였습니다.

 

 

 보통의 사찰과는 달리 범어사에서는 식판에 담아 먹었습니다. 각자 먹을 양을 스스로 담으며, 식후 찬기 세척도 본인들이 해야 합니다.

미역국에 말아 깨끗하게 비웠습니다.^^

 

 

다시 단풍과 범어사 풍경을 담았습니다.

 

 

 

 

 

붉은단풍과 은행잎의 조화가 좋아 이리저리 돌며 담고 있는 데, 사진동호회 회원인지 선생님의 손놀림을 따라 열심히 담더군요.

처음엔 그 풍경이 부러웠고 좋았습니다.

 

지난해, 부산경남 사진동호회 카페에 가입을 하였다가 출사 전문 카페였기에 사정이 여의치 않아 탈퇴를 하였기에 부러움이 더 컷습니다.

 

 

 

대단한 열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봐서는 안되며, 들어서도 안되고, 말 걸기한 걸 후회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아기와 함께했던 세 번의 범어사행 추억이 희석되는 순간입니다.

 

 

다음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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