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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듣고 싶은 말, 편지 왔습니다

by 실비단안개 2009.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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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편지

가을이면 많이 흥얼거리는 노래중에 고은 시인의 '가을 편지'가 있습니다.

가을에 편지를 하겠어요, 하며 흥얼거리지만 우리는 종이에 편지를 쓰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나만 그런가?^^)

 

9월 5일 진해 구 흑백다방에서 유택렬 화백 추모음악회가 있었는데, 그때 '가을 편지'를 연주 하더군요.

 

                       ▲ 가을 편지 : 김정인, 김성관, 유경아

 

고은 시인의 '가을 편지'입니다. 

가을에 편지를 하겠어요 /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 낙엽이 쌓이는 날 /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
가을에 편지를 하겠어요 /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 낙엽이 흩어진 날 / 헤매일 여자가 아름다워요 //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 모든 것을 헤매인 다음 보내 드려요 / 낙엽이 사라진 날 / 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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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편지 대신 우리는 가끔 인터넷으로 편지를 써서 보내는데, 요즘은 인터넷 편지도 마음놓고 보낼 수가 없습니다.

청소년기에는 부모님의 검열이 있어서 펜팔 친구에게 온 편지를 친구 집 주소로 받기도 했을 텐데, 성인의 편지함이 나라의 검열을 받는 나라니 이상한 나라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띄우는 노란편지

우리는 봄과 여름 사이에 편지를 썼습니다.

많은 이들이 눈물로 쓴 편지를 그 분은 받아서 읽었을까요?

 

봉하마을에서 편지를 썼으며, 부산대 콘서트장에서도 편지를 썼습니다. 노란 엽서에 꼭꼭 눌러 써 노란우체통에 넣었습니다.

 

 

         ▲ 작은 비석앞의 종이비행기와 종이배 편지

  

오늘이 생가 공개날이라고 하지요.

혼자 움직이기에는 불편하여 가까운 날에 식구들과 봉하에 갈까 합니다.

 

 

연필로 쓴 위문편지

우리가 편지를 처음 썼을 때는 언제일까요?

요즘 아이들은 우리때보다 일찍 편지란 걸 알텐데, 우리는 아마 국군장병에게 쓴 위문편지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당시 학교의 숙제(숙제였지요?)인 위문편지와 함께 파월장병이었던 막내작은아버지께 열심히 편지를 썼습니다.

할머니께서 불러 주시면 받아쓰기를 했지요.

 

많은 네티즌에게 사랑을 받는 위문편지입니다.

 

더보기

선생님의 검열에서 제외가 되었는지, 고향의 부모님을 그리는 국군형아께 전달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 편지를 읽으며 많이 웃었습니다. 꼬맹이가 어른을 생각하는 마음이 대견해서요.^^

 

 

 

 편지는 어떤 경로를 거쳐 우리에게 배달이 될까요?

07년 1월에 다녀온 천안의 우정박물관에 가면 잘 나와 있는데, 그 중에서 부분을 가져오겠습니다.

 

우정박물관

우정박물관은 충남 천안시 유량동 60-1  정보통신공무원교육원내에 있으며, 1884년 근대행정의 효시인 우정업무가 이 땅에서 시작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1938년에『체신박물관』으로 처음 문을 연 후 1985년에『우정박물관』으로 명칭을 변경하여 서울중앙우체국 안에 전시장을 확보·운영해 왔으나 서울중앙우체국 개축공사로 인하여 천안 정보통신공무원교육원으로 이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정보통신공무원교육원에 새로 구축한 우정박물관은 380여평의 전시실에 『대조선국 우정국 사무직제 장정』등 일반사료 540여점과 우리나라 최초의 우표인『문위우표』등을 전시하였으며, 우표류검색기를 통해 세계 각국의 우표류 7천여점을 열람 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 우리의 우편 역사와 세계의 우체통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었으며, 우편열차와 계단을 올라야 편지를 넣을 수 있는 큰 우체통도 있습니다.

 

          ▲ 우표

 

우편 열차와 우체통의 변천사

 

            ▲  우편열차

 

1884년 10월 1일 한국 최초의 근대 우편사업이 시작된 이래, 체전부(遞傳夫 : 운송원)에서 우편수레와 말을 이용한 우편물 운송을 거쳐 경부철도가 부설된 1904년 11월 1일부터 철도 운송을 실시하게 됐습니다.

 

1905년 3월부터 철도로 서울, 부산간 우편물을 직접교환 함으로써 운송시간이 11일에서 1일 이내로 대폭 단축됐으며, 특히 1908년 초 서울, 부산간 직통 야간열차의 운행으로 속달우편물발송이 가능하게 되었고, 경인·경부고속도로의 개통 이전까지 철도는 우편물 운송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1970년대 이후에는 전국의 고속도가 개통됨에 따라 우편물을 육로와 철도로 병행하여 운송하게 됐으며, 우편운송차를 통한 다회(多回) 운송체계로 전환하는 등 산업 발전에 따른 국민의 요구에 부응한 신속한 운송체계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1990년대 들어서는 서울 및 동서울우편집중국의 개국을 비롯하여 대구·광주·대전 등 전국 주요 운송거점별 6개 우편집중국을 추가로 개국함으로써 우편물의 육로 운송기반을 구축했습니다.

 

2000년 2월 1일에는 대전 운송교환센타를 개국하여 우편물 운송망을 철도운송망에서 육로운송망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했는데 이에 따라 1920년대부터 운영해 오던 철도우편운송국을 폐지하였으며, 그 결과 우편물의 철도운송도 서울, 부산과 서울, 광주 구간의 1일 왕복을 6대로 최소화 하며 육로 운송이 대폭 강화됐습니다.

 

            ▲ 우체통의 변천사

 

        ▲ 소사 김씨박물관의 우편함

 

요즘 우체통

요즘은 우체통을 보기가 쉽지않은데, 아래의 이미지는 여수 사도의 우체통과 통영 중앙우체국의 우체통입니다.

섬 뿐 아니라 시골의 우체통도 대부분 벽에 걸려있는데, 우편물 수거 시간이 기록되어 있으며,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수거가 없는 날입니다. 

 

     ▲ 사도의 우체통                                                         ▲ 통영 중앙우체국 앞의 우체통 

 

 

 ▲ 진해 웅동우체국의 우체통 : 진해지역과 타지역 우편물을 따로 넣는다는 걸 얼마전에 알았습니다. 

 

 

우체국 이야기

우리집에서 가장 가까운 우체국은 웅동우체국입니다.

웅동우체국은 옛농협 안쪽에 있다가 2005년에 신축하여 이전했는데, 우체국 입구에는 윤동주의 시 '편지'가 쓰여 있습니다.

우체국 입구의 편지보다 더 유명한 윤동주의 편지가 있는데, 고승하 작곡 안치환 노래의 편지입니다. 

 

   편지 / 윤동주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

   진정 못 잊는다는 말을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었노라고만 쓰자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잠 못 이루는 밤이면

   행여 울었다는 말을 말고

   가다가 그리울 때도 있었노라고만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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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해에는 또 유명한 우체국이 있는데, 사적 291호인 舊 진해우체국입니다.

 

일제가 러일전쟁(1904~1905)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하여 1909년에 진해 시가지를 도시계획 하면서 일본 해군깃발을 본떠 중앙광장(현 중원로타리)을 중심으로 방사선형태의 여덟 갈래의 길을 냈고, 도로사이의 부지위에 세계주요 8개 국가의 독특한 건축양식으로 설계, 8개 건물을 건축하였으며, 이중 7개 국가풍의 건물은 노후화되어 현대식 건물로 개축되어 그 모습이 사라졌고, 러시아식 목조건축양식으로 - 면적451㎡(136.7평)규모- 지어진 우체국(당시는 진해우편국)만 보존되고 있습니다.

 

현재 보존되고 있는 진해우체국 건물은 1912년 10월 25일 준공되었으며, 1981년에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291호로 지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군항제 기간에 우표전시회가 열리며, 밤에는 조명으로 또 다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우체국입니다.

 

* 자세히 알기 : 舊 진해우체국(문화재청사)

 

금세기 가장 유명한 연애는 유치환과 이영도의 연애입니다.

통영 중앙우체국은 청마가 ‘편지의 시인’으로 불릴 정도로 그가 통영에 머물던 젊은 시절 5,000여통의 편지를 정인인 정운에게 직접 보냈던 곳으로 유명한 우체국입니다. 

그의 연인 이영도는 수예점을 경영했으며, 청마는 수예점이 보이는 중앙우체국 앞에서 편지를 썼는데, 우체통 옆에는 대표적인 시, '행복'이 있으며, 청마문학관 내에는 작은 우체통이 있는데, 편지를 써서 보내면 배달이 가능합니다.

 

또 청마 문학제때는 '편지쓰기' 행사가 있는데, 청마 문학관에서 써서 보낸 편지를 받는 이는 느낌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행복 /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머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로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가지씩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뜻한 연분도
     한 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이것이 이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청마와 정운의 연애편지가 있는 글과 거제 둔덕골과 통영의 청마가 있는 글입니다.

* 청마 유치환을 이야기하면, 나는 연애편지를 쓰고...

* 유치환의 둔덕골과 통영의 깃발·행복

 

 

편지 왔습니다~

우편함 이미지를 정리하기 위해 시작한 글이 많이 길어집니다.^^

우리가 편지를 쓰지않는 이유로 '편지 왔습니다~'라는 정겨운 외침이 사라질 수 있겠지만,  스팸이 쌓이더라도 우편함은 있어야지요.

이쁜 우편함 모음입니다.

 

        ▲ 흑백다방의 우편함

 

        ▲ 삼랑진 금오산속 펜션의 우편함

 

        ▲ 삼랑진 허브월드의 우편함 - 매표소에서 바로 보입니다.

 

        ▲ 곱돌이집의 우편함 - 10월이면 만 10년이 되는 곱창집으로 진해 문화의 거리 아래에 있으며, 실내 인테리어도 이쁜 집입니다.(실내에 어린이방 있음) 

 

       ▲ 창녕 부곡 하와이의 우편함 - 2년전 그때 편지쓰기 행사가 있었습니다. 

 

        ▲ 고성 소담수목원의 우편함

 

        ▲ 김해 낯선 공사장의 우편함

 

        ▲ 함양 '살강'의 백엽상 우편함

 

 

         ▲ 세월 - 이웃의 우편함인데 3년이란 세월에 낡았습니다.

 

 

        ▲ 보통 가정의 우편함

 

 부쩍 편지가 받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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