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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봉하마을 그곳은

노무현 대통령 생가에는 추석연휴가 없었습니다

by 실비단안개 2009.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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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어제 김해 봉하에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생가에 다녀왔습니다.

피로가 가시지않은 상태였지만, 흘린 말이 있기에 거절을 할 수 없었습니다.

 

봉하삼거리에 접어들었지만, 앞서가는 차는 겨우 그 수를 셀 정도였기에 느긋하게 봉하 들판을 걸을 수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봉하마을에 들어서니 주차장은 이미 만원이었고, 우리가 주차를 한 임시주차장도 차량이 빠져나가야 주차가 가능할 정도였습니다.

 

봉하는 씩씩했습니다.

늘어선 점방이 그랬으며, 봉하사람과 객 모두가 정말 그랬습니다. 사자바위도 용감하게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반팔셔츠차림의 전의경들도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나를 모르지만 인사를 주고 받았습니다.

한 곳에 하얀국화꽃이 있었습니다.

이제 봉하에 가면 국화꽃이 있다라고 믿기에 봉하로 가는 길에 기웃거리지않습니다.

 

지난달 24일에 공개 된 생가의 풍경은 눈을 감고도 그릴 수 있습니다.

그려지지않은 건 메밀꽃이 핀 봉하의 풍경이었는데, 생가 앞으로 하얀 메밀꽃이 피었습니다.

 

지난달에 이광재 의원의 블로그에서 그랬습니다.

"묘역주변이 정비가 되지 않아 아직 황량하기만 합니다. 당장 조경공사를 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궁리를 하던 중 비용이 적고, 빨리 자라고, 이곳 시골에 맞는 것이 무엇일까를 의논 하던 중, 한분이 메밀꽃을 생각해 냈습니다.

‘메밀꽃 필 무렵’의 소설 배경인 강원도 봉평이 생각났습니다."


메밀이 얌전하게 꽃잎을 열었습니다.

 

 

        ▲ 생가와 사저, 부엉이바위

 

대통령의 복원 된 생가는 우리의 전통 3칸 초가며, 아래채에는 변소와 헛간겸 농기구와 곡식을 보관하던 도장이 있습니다.

안채의 내부 풍경은 시인들의 생가 풍경과 비슷합니다. 물론 우리의 가옥구조와 복식 등 생활이 비슷했으니 당연히 비슷하게 복원이 되었겠지만, 낯설었습니다.

일반 시인이나 그외 인사들의 생가였다면, "아~ 나 어릴 때 풍경도 이랬지" 했을텐데, 그가 대통령이었기에 생가 방문 전부터 낯설었던 마음이 생가에서도 낯설었습니다.

 

예전의 생가는 짧은 시간에 많은 이들의 가슴에 박혔고, 해서 어제 생가를 방문한 이들도 더러 그랬습니다. 전에 이쪽 방(현 정지)에서 식사를 했는 데, 마루는 어땠는 데 등등.

 

노무현 대통령 생가 복원 과정(외관)

 

     ▲ 1 - 2006년 12월  2 - 2008년  3월 3  - 2009년 4월  4 - 2009년 5월  5 - 2009년 6월  6 - 현재

 

대통령의 기억을 토대로 복원 된 생가는 사저의 대문 앞으로 생가를 드나들 수 있는 작은 문이 있으며, 사저와 생가의 경계, 즉 뒤울은 대나무며, 그 아래로 작은 포도밭이 있습니다.

 

        ▲ 생가와 사자바위

 

    ▲ 안채 - 정지, 안방, 작은방

 

생가의 안채에는 반닫이와 앉은뱅이 책상, 물레, 가마솥, 물독, 그릇 등이 자리를 했는데, 유홍준 전 문화재 청장과 양의숙 ‘TV진품명품’ 전문 감정위원이 고가구 등 내부 살림살이 배치와 도배, 나무 도색 등 뒷마무리를 담당했다고 합니다.
 

    ▲ 헛간과 수도 - 헛간에는 농기구와 구유가 있으며, 외부(포도밭)의 수도는 대울이 둘러져 있는데, 작은 부분도 소홀히 하지않았습니다.

 

마당에는 대통령의 사진이 판넬로 제작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스치듯이 때로는 깊이 사진속의 대통령을 봅니다.

아주머니 한 분이 대통령의 사진을 쓰다듬으며,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합니다.

 

대통령을 보내고 우리는 두 번째의 계절을 맞았는데, 이제 괜찮겠지 했는데, 사진과 어록들을 대하니 또 목젖이 젖어들었습니다.

 

 

 

생가 옆에는 쉼터가 있으며, 방문객들은 방명록에 서명을 했지만 나는 하지 않았습니다.

방문객들이 어떤 마음을 남겼는지 안봐도 알기에 서명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 앞으로 노란 우체통이 있습니다.

부산대에서 만난 노란우체통 보다 작으며, 편지를 넣는 쪽으로 노란색이 벗겨지는지 붉은색이 슬핏슬핏 보였습니다.

그리운 마음들이 많이 드나들었나 봅니다.

 

 

     ▲ 대통령이 그리울 때는 편지를 쓰세요

 

쉼터 옆의  가게에는 대통령의 기념품과 티셔츠, 회고록 '성공과 좌절' 등을 판매하는데, 기념품은 손거울, 공책, 책갈피 등이며, 티셔츠는 반팔과 긴팔로 몇 가지의 색이 있습니다. 노란스카프도 있군요.^^

 

대통령의 회고록 '성공과 좌절'과 긴팔 노란색 티셔츠를 구입했습니다만, 후원회원 신청서는 아직 작성을 하지 못했습니다.

 

 

국화꽃을 들고 작은비석으로 갔습니다.

어른과 아이 모두 절을 했습니다.

 

대통령의 묘역을 국가보존묘지 1호에 걸맞게 새롭게 조성하고, 부엉이 바위 등 주변지역을 추모공원으로 조성한다고 했지만, 현재는 묘지주변으로 잔디만 약간 푸릇하지 그 어떤 변화도 없습니다.

 

변화가 없더라도 감사한 자리입니다.

누구나 큰마음을 먹지않더라도, 많은 땀을 흘리지 않더라도, 거동이 많이 불편하지 않다면 아이, 어른 모두가 쉬이 찾을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가시면서도 배려를 아끼지 않은 어른입니다.

 

 

 

추모를 마친 사람들은 정토원과 부엉이바위 등을 오릅니다. 그 사이 단감이 익고 이파리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누군가 캔맥주와 담배 한 개비를 드리고 갔습니다.

 

 

 

        ▲ 부엉이바위와 메밀밭

 

서거기간이 모내기철이었습니다.

그때 봉하 주민들은 모두 상주였기에 모내기가 미루어졌고 봉하를 찾은 조문객과 언론의 보도를 접한 많은 국민들이 봉하의 모내기를 걱정했으며, 모내기를 마친 논에 오리농군이 풀어졌을 때는 모두들 내 일처럼 기뻐하기도 했었는데, 그 들녘이 이제 황금색으로 물이 들었습니다.

 

세월은 이렇게 흐르고 있습니다….

 

 

 

                       ▲ 영상 출처 : 미디어 몽구 - http://metablog.idomin.com/blogOpenView.html?idxno=68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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