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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봉하마을 그곳은

묘역 공사 시작전에 봉하마을에 다녀왔습니다

by 실비단안개 2009.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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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존묘역 1호인 고 노무현 대통령의 묘역이 국민들의 참여 속에 11월 16일부터 추가 공사에 들어 가는데, 추가 공사는 작은 비석 주변으로 해서 전체 묘역에 박석을 깔고 조경수를 심어 완성하는 형태라고 합니다.

바닥돌의 숫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국민들로부터 추모글을 받아 새겨 넣을 예정이며,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합니다.

 

공사는 내년 1주기 이전에 완공할 계획이며, 작은 비석 주변에 공사를 할 때는 가림막을 설치하게 되고, 참배하는 데는 문제가 없도록 사진을 설치해 놓을 것이라며 하며, 추가 공사비는 봉하재단에서 부담한다고 합니다.

사진을 설치하여 참배에 문제가 없도록 한다고 했지만, 공사 관계자분들께 불편을 드릴 것 같아  정토원과 봉하마을의 대통령 묘역에 다녀왔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이 모셔진 수광전은 선진규 정토원장님의 설법을 듣기 위해 법당이 꽉 찼으며, 언론사에서 왔는지 연신 촬영을 하더군요.

 

 

봉화산에서 담은 추수가 끝난 봉하들녘과 봉하마을입니다.

늦은 가을입니다.

 

 

        ▲ 봉화산에서 당겨 담은 노무현 대통령 묘역

 

정토원에서 걸어서 봉하마을로 가기로 했습니다.

처음으로 마애불을 찾았는데, 훤하면 좋을 텐데 오후의 짧은 해가 마애불에 그림자를 만들었습니다.

 

향내가 났습니다.

마애불을 찾은 이들이 "정토원의 향낸가 보다"합니다. 정토원의 향내가 마애불까지 미치지는 못하기에 잠시 읽은 기사를 기억해 내어 마애불 아래로 내려갔더니, 석굴법당이 있었고, 겨우 출입이 가능한 석굴 법당에는 밝혀진 양초를 사이에 두고 스님과 스님을 찾은 보살님인듯 한 분이 마주 앉아 계셨기에 업드려서 보다가 일어섰습니다.

 

 

 

진영 봉화산 마애불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 40호)

이 마애불은 자연 암벽에 조각된 앉아 있는 석불로 발견 당시산중턱 바위 틈에 끼여 옆으로 누워 있었다.
양손과 왼쪽 어깨 부분이 훼손되었으나 전체적인 보존 상태는 좋은 편이다.
전설에 의하면 이 마애불은 당나라 황후의 꿈에 한 청년이 나타나 자꾸만 자기를 괴롭히므로 신승의 힘을 빌려
그 청년을 바위 틈에 넣어 김해 땅 봉화산의 석불이 되게 함으로써 생긴 것이라 한다.

불상의 머리 부분은 민머리에 상투 모양이 크게 표현되었는데, 목에는 3개의 주름 흔적이 보인다.
코와 입 등은 부분적으로 마모되었다.
얼굴은 둥글고 풍만하며, 지그시 감은 눈은 깊은 사색에 잠긴 듯하다. 양쪽 어깨에 걸친 옷자락은 U자형으로 자연스레 흘러내리고 있다. 손 모양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오른손은 손바닥을 펴 어깨 높이에서 손가락이 위로 향하게하였고, 왼손은 허리춤에서 손가락을 아래로 향해 펴고 있다.
즉 오른손은 중생의 두려움을 풀어주고, 왼손은 중생의 소원을 이루어 주는 것을 각각 상징한다.
이러한 손 모양은 삼국시대에만 나타나는데, 충청남도 서산의 마애삼존불에서도 그런 모습을 볼 수 있다.

 
가부좌를 한 채 깊은 선의 세계에 몰입해 있는 듯하다. 전체적으로 신체의 균형이 잘 잡혔고 얼굴도 세련된 불상으로 조각기법 등으로 보아 고려시대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석굴법당은 유형문화재 40호인 봉화산 마애불을 받치고 있습니다.

석굴법당 옆으로 가니 노무현 대통령과 한용운 스님의 모습과 함께 '님의 침묵'이 있었습니다.

다음 카페 '노무현과 영원한 동행(http://cafe.daum.net/to5000 )'에서 대통령을 그리며, 세상 냄새없이 향내만 그윽한 이곳에 모셔둔 모양입니다.

 

  

님의 침묵 /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야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참어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든 옛 맹서는 차디찬 띠끌이 되야서,

한숨의 미풍에 날어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쓰'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指針)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러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골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얏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님의 침묵을 웅얼거리며 노란리본을 따라 부엉이 바위 아래로 갔습니다.

그리는 님이 담배와 감귤과 국화꽃을 놓고 갔습니다.

 

 

그 사이 가을이 되었고, 꽃물같던 단풍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묘역으로 가려다가 저수지 앞의 잔디밭을 보니 노무현 대통령이 웃고 계셨습니다.

초록잔디는 오간데 없고 낙엽이 뒹굴며, 그 앞으로 하얀 동백이 피었고, 더러는 이파리를 떨어뜨렸습니다.

 

 

 

봉하 오리쌀로 지은 진지 드셨나요?

우리나라와 어리석은 국민을 버리지 말아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잔디밭 앞의 메밀꽃이 졌으며, 생가 앞의 메밀꽃도 졌지만, 대문 앞의 감나무에 주홍감이 그득히 달려 있었습니다.

젊은 부모들이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왔으며,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도 오셨습니다.

 

참배객들은 대통령과 고리가 될만한 것들을 구입하거나 자신들의 흔적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노란우체통이 보이지않았습니다.

 

 

정지밖에는 감말랭이가 겨울밤을 기다리며 걸려있고, 헛간채에는 옥수수가 새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생가에는 해설사가 방문객에게 대통령과 생가에 대해 들려 주었습니다.

 

늦가을 해가 참 짧습니다.

 

 

도로 아래의 주차장이 공사를 시작했으며, 주차장 맞은편의 방앗간이 임시 주차장이 되었는데, 방앗간 옆 동에서 봉하 오리쌀과 우렁이쌀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저녁에 오리쌀로 밥을 지었습니다. 윤기가 자르르했지만 목구멍에 걸리더군요.

그래도 잘 다녀왔다고 스스로 위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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