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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다락방/우야든둥 잘 묵자

묵은지 닭볶음탕과 더덕구이

by 실비단안개 2010.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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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인데 늙은 우리 딸들에게 뭘 해 줘야 할까….

들에 다녀온 후 밥 묵으러 나갈까?

아니요~

 

그럼 저녁에 묵은지로 닭볶음탕 해 줄까? 아빠가 무지 맛있다고 했는데.

알아서 해 주세요.

 

참 재미없는 딸들입니다.

들에 함께 가자고 해도 싫답니다.

늙어서 들길 걷는 게 재미가 없는 모양입니다.

 

더덕, 더덕잎, 돋나물, 두릅, 돌미나리 등을 캐어 왔습니다.

닭볶음탕과 더덕구이를 할 건데, 닭볶음탕이 시간이 많이 걸리니 닭볶음탕이 만들어지는 사이 나머지는 뚝닥뚝닥 하면 됩니다. 

  

묵은지 닭볶음탕

재료 : 닭 1마리, 묵은지 반 포기, 풋마늘, 양파, 두릅, 달래
* 묵은지는 2008년의 김장김치와 아이를 위해 2009년의 김장김치를 1:1로 하는데, 따로 만들어 보면 2008년의 맛이 더 깊었습니다.


닭은 껍질을 벗겨 씻은 후 우유에 30분 정도 담궈 닭비린내를 제거한 후 물이 끓으면 닭을 넣고 살짝 익힌 후 찬물에 헹궈(말이 좀 이상타) 묵은지와  마늘을 넣고  끓입니다.

* 묵은지는 자르지 않고 넣으며 밥상에서 찢어 먹도록 합니다.

 


묵은지에 양념이 되어 있기에 따로 고춧가루를 넣거나 간과 양념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따로 양념을 하지 않아도 기막힌 맛이 나옵니다.)
닭고기와 묵은지는 푹 익혀야 하니 은근히 익힙니다.

 

푹 익힌 닭볶음탕을 (처음부터 전골뚝배기에 익히면 끓을 때 뚝배기가 엉망이 되었음)전골뚝배기에 옮겨 담아 양파와 두릅을 넣고 간을 봅(맞춥)니다.

전골냄비를 데우지 않았다면 한소큼 더 끓이는 시간이 필요하니 참고하시고, 뚝배기에서 끓으면 달래를 넣어 밥상에 올립니다.

 

                          ▲ 묵은지 닭볶음탕

 

더덕구이

재료 : 더덕, 유장(참기름에 간장을 3 :1), 고추장양념 
구이양념 : 고추장(3큰술), 간장(1작은술), 다진 파, 다진 마늘, 깨소금, 매실청, 꿀(물엿)

 

 

더덕 손질은 생각보다 쉽습니다. 칼로 껍질을 돌리듯이 벗기면 쉽게 벗겨집니다.

쓴맛이 싫다면 껍질을 벗긴 후 물에 담가두면 쓴맛이 빠지지만, 저는 쓴맛을 좋아하기에 그대로 하겠습니다.

 


 

껍질을 벗긴 더덕을 반으로 갈라 방망이로 조심스레 밀어 납작하게 하여 기름장을 더덕 앞뒤에 고르게 발라 간이 배게 잠시 재어둡니다.

프라이팬이나 석쇠에 은박지를 깔아 애벌구이를 하여 고추장 양념을 발라가며 노릇하게 굽습니다.

* 애벌구이라는 말은 완전히 익지 않을 만큼만 굽는 것을 말하는데, 어떤 재료든지 먹기에 충분하지 않을 정도로 겉만 굽는 정도를 말한답니다.
요리 외에도 세탁시에 본격적인 세탁을 하기 전에 미리 심한 오염물을 제거할 때 애벌빨래라는 말을 쓴답니다.

 

                           ▲ 더덕을 반으로 갈라 방망이로 조심스레 밀어 납작하게 하여 기름장을 더덕 앞뒤에 고르게 발라 간이 배게 잠시 재어 뒀다….

 

애벌구이를 한 후 (아래의 사진처럼)고추장 양념을 발라가며 노룻하게 굽습니다.

쉽지요?^^


 

오늘 저녁 밥상이었습니다.

맘~ 사진 찍을 거가?

그냥 무그라~

 

그냥 무그라~ 해도 수저를 들지 못하는 우리 딸을 위해 얼른 인증샷을 남기고, "맛있나?" 물으니, 한참 후에 답이 옵니다.

"으으~ㅇ"

 

 


얼라아부지, 나, 큰늠이 비운 밥상입니다.

남은 건 김치와 가죽장아찌와 미나리·민들레·당귀 등을 넣은 겉절이 약간입니다.

 

 

부지런한 만큼 밥상이 푸짐한데, 일기예보에 비가 내린다기에 맨얼굴로 나갔더니 화끈거립니다.

밭에서만 놀았겠습니까.

가다오다 별의별짓 다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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