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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우야든둥 잘 묵자

통영 국제음악제를 두 배로 즐기는 통영의 맛

by 실비단안개 2010.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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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을 기념해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가 3월 19일부터 25일까지 통영시 일원에서 열립니다.

아시아 최고의 클래식 음악축제로 자리잡은 통영 국제음악제는 올해로 9회째로 예년과는 다르게 ‘음악+’라는 새로운 테마를 선정하였습니다.

통영국제음악제는 ‘음악+’라는 주제를 통해 음악에 오페라, 미술, 무용, 영화, 문학, 음악극 등 다양한 장르를 결합하여 실험적이면서도 관객과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공연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2010 통영국제음악제 전체 일정

2010 TIMF 공식공연 3월 19일(금) – 3월 25일(목) 통영시민문화회관∙도천테마파크 등
2010 TIMF 프린지 3월 12일(금) - 3월 24일(수) 프린지홀 등
아시아공연예술축제협의회이사회 3월 19일(금) - 3월 22일(월) 통영마리나리조트
TIMF 아카데미 with EIC Soloists 3월 22일(월) - 3월 25일(목) 통영마리나리조트
TIMF 마실콘서트 3월 21일(일), 3월 25일(목) 한산도, 세병관 등

 

예술과 맛의 고장 통영

 

산과 바다로 둘러쌓여 있는 통영은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우는 조그만한 관광도시로 윤이상, 청마 유치환, 김춘수, 박경리 등을 배출했으며, 윤보선 전 대통령의 부인 공덕귀 여사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문화· 예술의 도시 통영은 맛의 고장이기도 합니다.

 

통영의 대표음식은 싱싱한 생선회입니다.

동피랑 마을 아래의 중앙시장에는 신선한 해산물과 활어가 넘치며, 주변엔 횟집이 많습니다.

 

생선회를 취급하는 업소에 따라 초밥집, 횟집, 막썰이 횟집, 다찌집 등으로 구분하며, 계절에 따라 어종이 다르지만, 봄엔 광어· 참돔· 숭어· 우럭· 도다리가 있습니다.

 

* 통영을 대표하는 다찌는 통영의 술 문화로, 싱싱한 해물 안주가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차려지는데, 술값에 안주 값이 포함됩니다.

 

술값은 일반 실비집과 비슷하지만 안주의 질이나 양이 더 좋은 편인데, 왜 `다찌'이고, 언제 `다찌집'이 생겼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통영시청 관계자는 “일본의 다찌노미(서서 먹는 술집)문화와 바닷가의 선술집 문화가 만나 어우러진 문화가 아닌가 추측된다”고 합니다.

문화마당 길 건너편에는 통영의 명물인 충무김밥집이 즐비하며, 서호시장의 시락국도 유명합니다.

통영 국제음악제를 즐기며, 통영의 맛을 함께 느껴보면 어떨까 하여,  제가 현지에서 먹은 통영의 대표 음식을 정리합니다.

'음악+맛'하면 아래의 음식들이 될 것 같습니다. 

 

 

충무김밥

 

충무가 통영과 통합이 된지 오래지만, '충무김밥'은 통영김밥이 아니고 여전히 충무김밥입니다.

지역민에게도 변함없이 사랑을 받지만, 외지인에게 더 유명한 충무김밥집은 통영 여객터미널 건너편에 즐비한데, 여러 집들이 원조라고 합니다.^^

 

충무김밥은 1960년대(혹은 1930년대) 통영에서 황무지인 <벼락땅>을 터전으로 노점을 하시던 할머니들이 갑 오징어를 양념에 절여서 김밥으로 만들어 뱃머리에서 팔았던 것에서 유래됐습니다.


유난히도 햇살이 뜨거운 통영에서는 김밥이 쉽게 쉬게 되어 밥과 반찬을 분리하여 팔기 시작하였고 특히 갑 오징어 무침은 애주가들로부터 인기가 좋아 반찬만을 사가는 사람도 많았다고 합니다. 거기다가 넓적하게 썰어서 통영 멸치젓으로 담근 무김치는 입맛을 돋우는데 그만이라고 합니다.


그 당시 미륵도, 사량도 등지의 섬에서 통영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가던 뱃머리에는 광주리에 음식을 담아서 파는 할머니와 아주머니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뚱보 할머니(어두리)가 충무김밥을 광주리에 담아서 <국풍 80>에 참가하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 뚱보 할머니김밥은 항남동(舊여객선 터미널)앞에 위치하고 있는데, 특히 기름을 많이 사용하지 않아 맛이 담백하고, 국물은 시락국을 사용하지 않고 멸치 우려낸 국물에 파를 띄워서 맛을 냈다고 합니다.

 

  

푸른통영21의 김형진 위원장이 전하는 충무김밥입니다.

"뚱보할매 김밥은 어두리 할머니가 시작하였답니다. 옛날 부산에서 여수로 가는 밤배가 12시경에 통영에 도착하였지요.
대부분 김밥을 파는 할머니들은 성포에서 통영까지 오는 동안 비슷한 종류의 김밥을 팔았는데요, 옛날에는 지금의 갑오징어 대신에 쭈꾸미와 무우김치를 교대로 꼬지에 꿰어서 한결 맛이 더 있었지요.
충무김밥은 밤참용이자 술안주로 시작하였답니다.

어두리 할머니는 솜씨가 좋아 준비한 김밥을 다른 할머니보다 일찍 팔곤하였는데, 아직 다 팔지 못한 다른 할머니의 김밥을 가져다가 전부 팔아주곤 하였답니다.
그 할머니의 외모가 바로 메이커이기 때문에 쉽게 팔 수 있다고 합디다.
자신의 솜씨와 다른 맛의 김밥을 남을 위하여 판다는 것은 현대인들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남을 배려하는 사랑이 이러한 위험을 상쇄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다른 사람을 사랑하면 자신이 행복해진다'는 소박한 화두는 일찌기 통영출신 시인 청마선생님께서 우리에게 일러준 말입니다.
"

우짜


가까운 곳에 가야밀면이 있는데, 그곳엔 특별한 맛의 '물비빔'이 있습니다. 물밀면에 비빔양념을 끼얹어 국물이 자작한 밀면이지요.

통영엔 통영에만 있는 '우짜'가 있습니다.

 

우동국물과 양념에 자장을 끼얹은 음식으로 우동을 먹을까, 자장면을 먹을까 하는 고민을 없애주는 음식입니다.

 

항남우짜 / 이명윤

 

당신은 늘 우동 아니면 짜장
왜 사는 게 그 모양인지
시대적 교양 없이 물어보지 않을게요
그래요, 그래서 우짜라구요
우동이냐 짜장이냐
이제 피곤한 선택은 끝장내 드리죠
짜장에 우동 국물을 부어 태어난 우짜
단짝 같은 메뉴끼리 사이좋게 가기로 해요

화려한 풀코스 고급요리 식당이 진을 친 항남동

눈치 볼 것 있나요 뒷골목 돌아
친구처럼 기다리는 항남우짜로 오세요
꿈틀대는 이마 주름에 꾸깃한 작업복
당신도 면발계층이군요
면발처럼 긴 가난을 말아 올려요
입가에 덕지덕지 짜장웃음 바르고
우동처럼 후루룩 웃어 보세요
후딱 하나 그릇 비우고 큰 걸음으로
호주머니의 설움을 빠져 나가야죠
달그락 우동그릇 씻는 소리

가난한 날의 저녁이 달그락달그락 쉴 새 없이 와요
아저씨 또 오셨네요, 여기 우짜 한그릇이요
꼬깃한 지폐 들고 망설이다
문을 열고 들어선 얼굴
어쩌겠어요 삶이 진부하게 그대를 속일지라도
오늘두 우짜, 웃자, 라구요

 

* 이명윤 시인의 <수화기 속의 여자>에 실린 항남우짜이며, 통영출신의 이명윤 시인은 통영 명정동에 근무하는 공무원입니다.
 '항남우짜'는 통영시 항남동에 위치한 분식집 이름이며, 우동과 짜장을 섞어 만든 우짜메뉴로 유명합니다.

 

 

서호시장 통영시락국

 

서호시장의 끝임과 동시에 시작인 자리, 농협 맞은편에 원조 시락국집이 있으며, 따로국밥과 말이국밥을 취급합니다.

 

우리나라 많은 국민들이 좋아하는 국민국이 시락국이며, 해장국으로도 좋습니다.

 

서호시장의 시락국은 장어를 14시간 고아 시래기 등을 넣어 끓인, 약간은 추어탕 같기도 하지만, 걸쭉함이 덜하며 담백하고 보양의 의미까지 합쳐졌기에 '명품 시락국'이라고 칭하고 싶습니다.
 

요즘 잔반으로 음식점들이 곤욕을 치룹니다. 즉 앞의 손님이 남긴 찬을 다음 손님 상에 내기 때문인데요, 이는 위생과 건강상 문제가 되기에 적정량의 찬으로 식사를 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우리는 가지수가 많은 밥집을 좋은 밥집이라는 생각하는데, 이제 그 생각을 바꾸어야 합니다.

 

'빈 그릇 운동'은  음식물쓰레기 제로화 운동을 말하며, 음식을 남기지 않는 빈 그릇 운동은 환경과 건강, 지구 저편의 굶주린 이웃과 함께 하는 일이며, 식량자원 절약을 통해 국가경제에도 기여하는 길일 뿐만 아니라 '내 마음을 비워 스스로 자유로워지며 더불어 이웃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시락국집은 잔반없애기 '빈 그릇 운동'으로 찬은 직접 덜어 먹으며, 따로국밥은 포장이 가능합니다.


 

봄냄새 솔솔 도다리쑥국

 

남도의 봄은 봄도다리로 시작됩니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도다리와 싱싱한 쑥을 넣고 푹 끓인 도다리쑥국은 경남 통영이나 거제 등 남해안 지방의 봄철 별미로 도다리쑥국을 먹어야 봄이 온 것을 실감한다고 말하는 이도 있을 정도입니다.  

 

도다리는 가자밋과로 몸의 길이는 30cm 정도이며, 누런 갈색 바탕에 어두운 갈색 반점이 있고, 두 눈은 몸의 오른쪽에 모여 있으며, 눈이 없는 쪽은 흰색입니다. 도다리는 단백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흰살 생선으로 비타민A가 많이 들어 있어 감기를 비롯해 감염성 질환에 저항력을 높여주고, 시력보호 효과도 있다고 하며, 노화를 방지하는 비타민 E도 많이 들어 있습니다.

 

도다리는 여수를 비롯해 통영, 거제, 진해 등 남해안에서 고루 잡히며, 거제대교 밑을 비롯해 물살이 센 곳에서 잡히는 도다리가 맛이 더 있다고 합니다.

 

봄철 도다리는 산란을 끝내고 자신의 몸을 추스르기 때문에 영양가가 높고 살이 실하여 4월까지가 가장 맛있으며, 향이 은은한 쑥을 곁들이면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돋웁니다.

 

도다리 쑥국은 된장을 푼 물에 살아 있는 싱싱한 도다리를 넣고 끓이는데, 쑥은 한겨울 모진 추위를 견디고 나온 그 자체가 보약입니다. 연한 봄도다리의 담백한 맛과 막 돋아난 쑥의 향이 진정 봄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줍니다.

 

식당이나 가정마다 도다리쑥국의 부재료가 다를 수 있는데, 통영의 도다리쑥국은 도다리와 쑥에 김치와 무를 넣었기에 시원한 맛이 어우러져 한층 깊은 맛을 내는 뭍과 바다의 만남입니다.

 

향긋한 멍게비빔밥

 

멍게는 사투리였으며 우렁쉥이가 표준어였지만 1980년대 중반에 표준어로 등록되었습니다.

옛부터 봄에 입맛을 잃은 사람들은 멍게를 먹으면 입맛을 되돌릴 수가 있다고 했으며, 봄엔 멍게가 제 철입니다.

 

멍게의 근육속의 글리코겐 성분은 굴에 비해 2배나 높은데, 이 글리코겐 함량은 수온이 높은 여름철에 더 높아져 여름별미로도 사랑받습니다.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고 당뇨병의 피곤함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는 멍게는 주로 회나 젓갈로 먹는데, 남도에선 비빔밥으로 즐깁니다.

 

통영에서 진을 치고 왜구를 물리친 이순신 장군이 즐겨드셨던 음식중 하나인 멍게비빔밥은, 갖은 야채를 채 썰고 그 위에 숙성시킨 멍게를 올려, 조미김을 잘라 내면 멍게비빔밥이 됩니다.

 

혹 멍게가 비리다고 생각하면 쑥갓을 넣으면 됩니다.  

  

 

예년과는 다른 새로운 테마의 통영 국제음악제를 즐기고 통영의 맛으로 봄을 한껏 느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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