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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고향 이야기/김달진 문학관

함께 누리지 못하고 열무만 뽑아왔다

by 실비단안개 2010.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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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진 문학관의 '시야 놀자'가 12일에 있었습니다.

블로그에 소개 할 때는 내가 참석하지 않더라도 이런 자리를 원하는 이가 있을 수 있기에 소개 하는데, 김달진 문학관은 가까운 거리이기에 대부분 참석을 합니다.

시를 잘 알거나 시 공부를 한다면 참석했겠지만, 전날 섬에서 자갈밭을 너댓 시간 걸었더니 종아리가 아프며 피곤했기에 김이듬 시인을 만나고 싶었지만 가지 않았습니다.

 

                          ▲ 문학관에서 보는 김달진 시인 생가

 

문학관측에 죄송한 마음을 영 가지지 않은 건 아니었는데, 블로그의 솔바람 님 댓글이 실비단안개를 아주 무책임한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솔바람 님은 블로그를 운영하지 않지만, 김달진 문학관을 (언제인지 기억할 수 없지만)방문한적이 있으며, 지난해 김달진 문학제에 참석한 분입니다.

 

대구에서 그림을 그리는 분으로 알고 있으며, 진해 시민회관에서 대구까지의 거리가 있다보니 우리는 지난해 김달진 문학제에서 아쉬운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시야 놀자는 12일 오후 3시인데, 안내를 확인한 시간이 오전 11시니 댓글의 내용처럼 번개불에 콩 구워 먹듯이 해야 겨우 참석이 가능한 시간이었는데, 교통이 불편한 시야 놀자 행사장인  김달진 문학관을 방문했습니다.

 

솔바람 님의 나이는 저와 아마 비슷할 겁니다.

나는 왜 이런 열정을 가지지 못할까, 감사한 마음과 부끄러움을 안고 어제(13일) 김달진 문학관으로 갔습니다. 

 

                          ▲ 문학관과 생가의 담장 사이 골목

 

바쁘다는 핑계로 바람개비꽃 한 번 제대로 담지 못하고 계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디 바람개비꽃 뿐이겠습니까마는…. 

 

생가의 담장이 하얗습니다.

집사님의 모습이 보이기에 생가로 가니 학예사님과 함께 열무를 뽑고 계셨습니다.

학예사님께서 "와 인제 왔는기예~" 합니다.

변명을 주르르 널어놨습니다.

 

문학관 계단에 앉아 커피를 마시니 학예사님도 옆에 앉았습니다.

두어달간의 이야기를 주고 받았으며, 시야 놀자를 생가 마당에서 진행했는데, 의자 100개가 모자랐다고 합니다.

그동안 지하 세미나실에서 좀 답답했었는데, 좋은 날씨덕에 훤한 마당에서 했다네요. 소용없지만 아까운 풍경들을 그려봤습니다.

 

시와 시인들이 놀았던 김달진 시인 생가 풍경입니다.

 

열무를 담을 봉지를 집사님께서 가지고 오셨습니다.

많이 뽑으랍니다. 근대국이 먹고 싶다고 하니 근대도 많이 솎으랍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열무꽃 위로 흰나비가 날았는데, 열무꽃이 피지않았기에 흰나비도 없는 열무밭입니다.

저온 현상으로 열무가 자라지 못하다가 며칠 좋은 날씨였기에 훌쩍 자랐답니다.

열무꽃이 피었더라면 더 잘 어울렸을 김달진 시인의 열무꽃입니다.

 

      열무꽃 / 김달진

 

     가끔 바람이 오면 

     뒤울안 열무 꽃밭 위에는 

     나비들이 꽃잎처럼 날리고 있었다.

     가난한 가족들은

     베적삼에 땀을 씻으며 

     보리밥에 쑥갓쌈을 싸고 있었다. 

     떨어지는 훼나무 꽃 향기에 취해 

     늙은 암소는

     긴 날을 졸리고 졸리고 있었다.

     매미소리 드물어 가고

     잠자리 등에 석양이 타면

     우리들은 종이등을 손질하고 있었다.

     어둔 지붕 위에

     하얀 박꽃이

     별빛따라 떠오르면

     모깃불 연기이는 돌담을 돌아

     아낙네들은

     앞개울로 앞개울로 몰려가고 있었다.

     먼 고향 사람 사람 얼굴들이여

     내 고향은 남방 천리

     반딧불처럼 반짝이는 생각이여.

 

이 지역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어느 곳 하나 빠꼼한 구석이라고는 없는 곳입니다.

그러다보니 열무꽃은 더욱 꿈결같은 시가 됩니다.

아낙네들이 돌담을 돌아 갔던 앞개울은 하천정비란 이름으로 얼마전에 공사를 마쳤습니다.

 

많은 것들이 씁쓸하게 하지만, 시인의 생가는 변함없이 바람개비꽃을 피우고 태산목 꽃송이가 유월 바람에 벙글거립니다.

 

 

 

                          ▲ 태산목

 

시인을 혹은 시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마당을 거닐거나 안방을 기웃거립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습니다.

 

 

 

먼 길 동동거리며 다녀가신 솔바람 님에게 감사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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