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을 소사리와 웅동벚꽃장

 

 

 김달진 문학관에 대해서는 그동안 여러번 글을 올렸으며, 간혹 김씨박물관도 올렸습니다.

문학관과 김씨박물관 근처에 새로운 명물이 생겼기에 소개겸 문학관, 김씨박물관을 함께 다시 소개하겠습니다.

 

진해시 웅동1동 소사동을 지역민은 소사리라고 합니다.

소사리는 김달진 시인의 고향으로 생가와 문학관이 있으며, 신상철 수필가, 김형술 시인, 이혜화 시인, 나순용 시인(수필가)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수려한 산세와 아흔내의 맑은물 덕분인지 시골의 작은 마을에는 문인들이 많이 배출되었으니 시인의 마을이라고 하더라도 무리가 아닙니다.

소사리는 시내버스나 마을버스가 운행되지 않는 마을이기에 웅동 마천시장옆의 소사천을 따라 걸어 가야 합니다.

마을입구에 김달진문학관 안내표지판이 있습니다.

 

시인의 마을 소사리 김달진 문학관과 생가, 그 옆의 정가 도자기와 괴짜 김시 박물관을 방문하고 웅동벚꽃장으로 가는 소사리 넓은 들판을 걸어보겠습니다.

도시락을 준비한다면 완벽한 봄소풍이 되는 길입니다.

 

김달진 문학관과 생가

홈페이지 : http://www.daljin.or.kr/ 

경남 진해시 소사동 43번지 (055-548-4066)

 

김달진 생가와 문학관은, 김달진 시인의 문학정신을 길이 이어가고자 하는 뜻에서 2004년 9월 생가를 복원하고, 2005년 11월 문학관을 개관했습니다.

맑고 깨끗하게 사셨던 어른이 있었다는 상징성만으로도, 문학관 건립의 의의는 빛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달진 생가와 문학관은 문학관 건립과 때맞춰서 2005년 9월, 진해시와 사단법인 시사랑문화인협의회 간의 위․수탁협약을 체결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해마다 김달진문학제를 개최하고 김달진문학상 관련 총 7개 부문 시상을 하고 있습니다.

문학관 자체 사업으로는 찾아가는 시인, 찾아오는 독자 프로그램인 “시야, 놀자”를 운영하고 있고, 아이들과 함께 여는 문학동네로
“문학체험교실과 독서체험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으니, 문학에 관심있는 분(어린이 포함)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시인이 넘치는 시대에 김달진 시인이 어떤 분인지 '김달진 문학관' 심화선 학예사님께  여쭈었습니다.

 

"김달진 시인은 시인이자 승려였으며, 한학자이자 교육자로 평생을 사셨습니다.
한 벌 옷에 바리때 하나, 그분이 사신 청빈한 삶을 한마디로 순수성과 결백, 고도의 정신주의라고 많은 이들이 말하고 있습니다."

 

문학관 전시실에는 시인의 일생과 작품, 유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생가는 당시의 생활 모습을 재현해 놓았고,  텃밭에는 계절마다 다른 채소가 자라며, 마당은 비질이 선명합니다.

 

문학관에서 학예사님과 집사님과 인사를 나누고 배가 고프다고 하니 학예사님께서 볶음밥을 시켜주었습니다.

학예사님은 행정실에서 먹어도 된다고 했지만, 음식냄새 때문에 안되니 생가에서 먹겠다고 했습니다.

아무렴 봄날에 뜰을 두고 사방이 막힌 방에서 먹겠습니까.^^

 

텃밭은 늦은 겨울초가 자라고 있는데, 지난해 유채꽃 풍경이 아른거려 하루 빨리 겨울초가 꽃을 피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학예사님을 앞에 두고 볶음밥을 뚝딱 비웠습니다.

 

생가의 모습입니다.

 

 

                          ▲ 유채꽃이 핀 4월, 열무꽃이 핀 6월, 봄눈이 내린 3월

 

                          ▲ 생가 내부

 

정가 도자기

 

정기영 선생님은 가끔 블로그에 댓글을 주시며, 오마이뉴스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며, 꽁뜨에서 한 번 뵌적이 있습니다.

골목이 꺾어지다보니, 김달진 문학관과 생가를 잇는 골목 가운데 '정가 도자기'라는 간판이 걸렸습니다.

정가 도자기 대표 정기영(60세) 선생님은 전직 교육자로 일반 도예가에 비해 늦은 나이에 도자기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오랜 세월 교육자로서 가족들과 부족함 없이 잘 살던 선생님이 웅천막사발 복원에 나선  계기와 시기를 정기영 선생님에게 들어보겠습니다.

"창원시 초대의원으로 봉사하던 때 일본인들이 현지인 세 명을 고용해 웅천 옛 도요지를 훑으며 파편들을 깡그리 긁어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또 현장에 가서 그 처참한 지경을 목격하게 됐다.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때부터 웅천막사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복원에 나선 것은 2002년부터다. 그리고 근처의 웅동초등학교 교사를 하면서 일주일에 몇 번씩 웅동 두동에 있는 도요지에 가면서 부터이다."

  

                          ▲ 웅천도요지는 두동 천골저수지 상류에 있습니다.

 

                          ▲ 정기영 씨가 웅천도요지에서 수집한 복원 가능한 사금파리

 

도예가는 아니었지만  미술을 가르쳤고, 도자기에 관심이 많았기에 물레 정도는 너끈히 다룰 줄 알았으며, 어릴 때부터 도예가로 성장한 사람만 복원 자격이 있는 게 아니고, 관건은 집중과 열정이라고 생각하며 웅천막사발 복원에 매달렸습니다.

 

임진왜란때 일본이 웅천도요지에서 도공들을  잡아 갔으며, 그 후에 웅천도요지가 폐쇄되었습니다. 그리고 일본 국보26호 이도다완이 웅천도요지에서 만든 것과 비슷하다 하여 일본 사람들이 관광버스를 대절하여 구경을 오고, 웅천도요지의 파편 또한 몽땅 쓸어 갔습니다. 이에 분개하여 웅천도요지에서 지인들과 같이 계곡을 누비며 복원 할 수 있는 막사발 파편을 주워 지금도 복원하고 있으며, 아름다운 고샅길과 근 ·현대가 공존하는 소사리에 '정가 도자기'를 개원하여 도자기와 전통차를 판매하며, 가주동의 가마를 소사리로 이전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도자기 체험'은 언제나 가능합니다.

 

 

 

                                    ▲ 웅천막사발 복원 5호와 대추차

 

정기영 선생님과 웅천막사발 복원 5호에 대추차를 마시고 나오는데 출입구에 김달진 시인의 '씬냉이 꽃'이 있습니다.

 

           씬냉이꽃 / 김달진

 

           사람들 모두
           산으로 바다로
           新綠철 놀이 간다 야단들인데 
           나는 혼자 뜰 앞을 거닐다가 
           그늘 밑의 조그만 씬냉이꽃 보았다.

           이 우주
           여기에
           지금
           씬냉이꽃이 피고
           나비 날은다.

 

 

고물쟁이 김씨의 김씨 박물관

 

김씨박물관, 김씨공작소, 꽁뜨는 그동안 사진으로 봤을 겁니다.

3년전 김달진 시인의 생가 뒤에 집수리를 하는 듯한  그저그랬던 집이 영원한 미완성일듯 한 '김씨 박물관'으로 태어났습니다.

김씨 박물관을 운영하는 김현철 씨는 이름보다 '고물쟁이 김씨'로 불러 달라고 합니다.

 

1987년, 김씨는 일본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일본에서 군단위의 민속관을 방문하게 되었고, 그 후 일본을 몇 번 더 방문을 하면서 사라지고 잊혀져가는 우리의 것을 모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 당시 대구의 칠성시장, 서울 청계천의 황학시장, 부산 자유시장과 망미동 등을 트럭을 타고 다니면서 쓰레기로 분류되어 버려지고 잊혀져가는 생활용품부터 무차별적으로 구입하여 창고를 마련하여 보관하였습니다. 

 

이렇게 모은 고미술품과 포스터, 물품 등으로 1997년부터 전시회를 열었으며, 2000년 복지부 주관의 '건강 2000'행사에 참여하게 되었고, 이는 김현철 씨를 내외부로 알리는 기회가 되어 전시회는 20003년까지 계속되었습니다.

 

 김현철 씨가 말하는 김현철 씨는, "어머니는 외갓집 기질을 많이 가진 나를 '너는 큰자식'이다 하면서 항상 나에게 꿈을 키워 주었다.

 

호기심이 많은 나는 항상 어머니의 칭찬 속에 살아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며 꾸준하게 계획하고 실행하여 내 노력에 상응하는 결과를 얻어왔다.

 

그러나 연이은 성공은 나에게 자만과 교만을 주었고, 그 결과 1984년 5월에 시작한 '나의 제국'은 1998년 5월에 막을 내렸다.

 

Tom & Judy(이대점, 돈암점, 신창점), 8½ Coffee shop, Tom's House(이대점, 신창점) 그리고 5 년간의 방황의 객지 생활….

 

2003년 내 외할아버지가 그러했듯이 나는 사랑하는 이들의 곁으로 왔다.

내 아내, 내 딸 주희, 주연이 그리고 어머니….

나는 내 집 고물창고 한 곁에 있는 내 책상에 다시 앉았다."

 

김현철 씨가 어머니곁으로 돌아왔지만, 그의 어머니는 이제 김현철 씨를 떠났으며, 김현철 김씨는 딸 주희와 김씨 박물관과 박물관앞의 '꽁뜨'를 함께 운영하며, 한국 근현대사를 아우러는 역사 마을 소사리를 문화마을로 만들기 위해 오늘도 동분서주하며, 주막발물관 공사를 시작했다면서 자랑을 했습니다.

 

김씨 박물관입니다.

 

                          ▲ 소사리를 찾는 사람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같은 예술사진관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 김씨 박물관 전시품(무료 관람)

 

웅동벚꽃장과 소사들판

 

웅동수원지는 1905년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을 하면서  저수지의 터에 있던 심동, 용잠, 뒤꼴, 댕뱅이, 더머이, 들마을 , 안몰의 일곱 마을이 없어졌다고 하며, 수원지는 일제 강점기 때 진해 주민들의 용수원이 됐고, 이후 우리 해군의 식수로 사용하는데, 저수지의 물은 구천동(아흔아홉내) 계곡에서 흐르는 물을 가둔 것입니다.

 

                          ▲ 수원지와 벚꽃장, 소사들판
 

소사리는 모래와 자갈밭이었는데, 일곱마을 사람들은 당시 4가구가 살던 소사리로 이주하여 마을을 만들었으며, 모래와 자갈밭을 개간하여 옥토로 만들었습니다.

 

웅동벚꽃장은 웅동수원지 아래에 있으며, 소사리의 들판 끝에서 병풍이 되어 마을을 안아 벚꽃을 피웁니다.

50대라면 많은 이들이 웅동벚꽃장의 벚꽃놀이를 기억할 것이고, 벚꽃장은 당시 학생들의 봄소풍 장소였으며, 엄마들은 해치라고 하여 꽃놀이 장소에서 음식을 만들어 장구 장단과 막걸리에 취했는데, 일과 가정, 식구들에게서 해방 된 하루를 웅동벚꽃장 벚꽃 아래에서 지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군사지역이라 일반인의 출입을 금하지만, 소사리 주민들은 군·민경계울 근처에서 상추 씨앗을 뿌리며, 마늘을 심고, 모를 낼 준비를 합니다.

얼마만에 만나는 풍경인지 모릅니다.

소사수원지 둑 아래에 벚꽃이 피어 웅동벚꽃장이 되었습니다.

풀꽃을 만난다는 핑계로 몇 번이나 이끝과 저끝 사이를 갔다왔다했습니다. 

 

벚꽃장으로 가는 들판은 생각보다 넓어, 여러가지 풀꽃과 수생식물을 만나며 오래 걸을 수 있어 친구나 연인, 가족들의 좋은 나들이 장소가 됩니다.

 

사람이 손대지 않은 자연은 입장료와 관람료가 없습니다. 

소사 들판은 인위적인 생태공원보다 더 착한 생태공간으로 우리의 몸을 낮추게 합니다.

어린 자녀와 함께 풀꽃 이름을 불러주면 소사들판을 정답게 걸어보면 어떨까요.

 

                          ▲ 개불알풀(봄까치꽃)

 

"개불알풀의 다른 이름은 봄까치꽃이야.

꽃의 모양은 세 개의 꽃잎은 둥근 모양을 하고 있고, 한 꽃잎만 길쭉한 모양으로 밑으로 처져 있어서 개불알풀이라는 이상한 이름이 붙었나 보다 하고 생각했었는데, 다른 기록을 보면 열매의 모양 때문이라고 하네.

꽃이 진 다음에 맺히는 열매는 거꾸로 된 심장(하트) 모양의 가장자리에 털이 나 있고 끄트머리가 오목한 것이 개의 음낭을 닮았기 때문에 지어졌구나.

며느리밑씻개와 쌍벽을 이루는 들꽃 이름이란다." 

 

민들레가 피고, 제비꽃이 피고, 자운영, 애기똥풀도 피었습니다.

꽃다지, 냉이도….  

 

 

 

 

 

                          ▲ 논두렁이나 깊섶에 피어난 풀꽃

 

                          ▲ 농수로나 웅덩이에 서식하는 수생식물

 

군항제는 막을 내렸지만, 고르지 못한 날씨덕분에 벚꽃이 늦게 피어 며칠 더 벚꽃을 볼 수 있으니, 시인의 마을과 웅동벚꽃장 구경을 하고 싶은 분은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경상남도 홍보 블로그 따옥따옥(http://blog.naver.com/gnfeel)에 실린 글을 보완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