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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마음 나누기/봉하마을 그곳은

사람사는 세상 봉하마을 느리게 걷기

by 실비단안개 2010.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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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 세상 봉하로 가는 길

 

봉하마을까지  차량진입이 가능하지만 차에서 내리는 곳은 봉하 삼거리입니다.

봉하 삼거리에 자귀나무 분홍꽃이 피었습니다.

자귀나무는 사이 좋은 부부에 비유되어 이 나무를 안마당에 심어 놓으면 부부의 금술이 좋아진다고 하여 많이 심었다고 하는데, 낮에는 그 잎이 활짝 펴져 있다가 밤이 되면 반으로 접혀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잎들이 서로 사이좋게 붙어 잔다고 생각했습니다.

봉하마을 들머리에 자귀나무가 있으니 마을 주민들 모두 사이가 좋을 듯 합니다.

자귀나무 아래로 싱그러운 봉하들판이 펼쳐져 있습니다. 봉하오리쌀 정미소와 사자바위가 보입니다.

 

 

 

 

봉하마을로 가는 길에는 노란바람개비가 천천히 혹은 빠로게 돌며, 노란바람개비 아래의 물통에는 수련을 비롯 수생식물이 자라며 맞은편에는 귀여운 벽화와 그리운 말들이 쓰여있습니다.

천천히 그림을 보며 글을 읽었습니다.

 

 

 

아가 울지말거래이...

식목일 나무 심는 행사에서 제일 뒤에서 기다리던 아이가 끝내 대통령님과 나무를 못 심어 서러워 울자 따로 불러내어서 사이다를 주시던 노무현 대통령님

 

울컥했습니다.

차들이 자꾸 지나갑니다. 들판 구경하랴, 글 읽으랴, 그림 구경하랴 정신이 없었지만 마을앞을 지나 흐르는 하천에 핀 노랑어리연도 놓치지않고 또박또박 봉하로 향했습니다.

 

마을회관앞의 주차장이 만원입니다.

봄이었지요. 그때 영농법인 봉하의 대표 김정호 씨께서 봉하마을을 열번 이상 방문했다면 봉하폐인이라고 했는데, 나처럼 많은 이들이 봉하폐인이 된 모양입니다.

 

 

사람사는 세상 봉하마을

 

봉하마을 이름은 봉화산 아래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붙여졌으며, 현재 약 40가구 120여명의 주민이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전형적인 시골마을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입니다.

 

평범한 가정이 많지만 우리가 접하는 집들은 봉하마을의 밥집과 점빵들입니다.

테마식당은 국밥을 잘 하는 집으로, 비가 내리는 날 국밥에 봉하막걸리 한잔을 곁들이면 모두의 고향 사랑방이 되는 마술같은 밥집이며, 휴게소 분식점은 노간지 담배와 노다지가 될뻔 했던 서은양과 쭈쭈바가 생각나는 점빵으로 목을 적시며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습니다.

  

  

봉하마을에서 전문점이라고 할 수 있는 보리빵집이 있습니다. 보리빵집은 봉하마을에서 운영하며 휴일에는 줄을 서야 보리빵을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있는 빵집입니다. 보리빵에 대항하는 옥수수빵과 막걸리 등을 판매하는 포장마차도 손님이 넘치기는 마찬가지며, 밀짚모자를 비롯하여 봉하와 대통령에 대한 기념품을 파는 가게도 있습니다.

 

봉하마을에 처음 갔을 때 봉하는  아주 작은 시골이었으며, 당시 생가 마당 한 켠에서 열쇠고리와 기념타올을 판매했더랬습니다.

흔하고 흔한게 휴대폰과 열쇠고리이기에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하는 이들은 반갑게 그것들을 집어 들지 않았습니다.

아주 오래전의 이야기같지만 불과 4년전의 풍경입니다.

 

대통령의 고향에 핀 노란꽃입니다.

원추리, 해바라기, 쑥갓만 꽃을 피운건 아니지만 노란색에 유독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자원봉사센터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

 

마을입구 오른편에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 자원봉사센터가 있습니다.

노랗습니다.

 

노란색은 지혜, 이해심, 휴식 등을 주는 색조로, 노란색은 완벽함을 나타내는 색이기도 합니다. 아주 조화로울 때 '황금비율'이라고 표현하듯이.

그리고 노란색은 대한민국 노무현 대통령(및 지지세력)을 상징하는 색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자봉센터벽에 나보다 더 빨리 내마음을 옮겨놓았습니다.

 

 

 

자봉센터에 들어서면 노무현 대통령 부부초상화 십자수 이야기가 있습니다.

오직 국민에게만 고개를 숙인 대통령의 모습 모음에서 많이 보았지요.

 

 

 

사진으로 담은 게 삐딱하여 설명은 따로 올립니다.

<제주도에 사는 노사모회원 '난디'님께 40일간 밤낮으로 수 놓아 만듬>

'난디' 님은 십자수를 놓다 손목에 무리가 가 깁스를 하셨습니다. 제주도에 거주하는 '난디' 님은 힘들게 만든 십자수를 비행기에 못 싣고 와, 퀵서비스로 옮겨 겨우 가지고 왔다는 후일담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사진을 접한 후 "고마운 사람에게 마음으로 머리 숙일 수 있는 사람... 보기만해도 넉넉하다" "국민에게만 고개를 숙일 줄 아는 것이 바로 '당당함'이 아니겠냐"면서 큰 호감을 보이십니다.

 

그동안 사진에 대해 궁금증을 가졌던 분들이 많았을 텐데 설명으로 궁금증이 해소되겠지요?

 

자봉센터 내도 온통 노랗습니다.

우리는 봉하마을에 갈 때 여행이라고 표현하지않고 방문 내지 순례라고 합니다.

대통령이 청와대에 계실 때 봉하마을은 여행지였지만, 그 여행지는 이제 성지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봉하를 방문하면 할 이야기가 참 많은 모양입니다.

노란색 포스트잇에 깨알 쏟듯이 마음을 옮기고 인증샷으로 남기기도 합니다.

사랑합니다.

보고싶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지못미.

한 번만 더.

나의 영웅!

 

 

 

그것도 부족하여 가슴에 대통령을 안고 다니는 분도 있습니다.

유독 돋보이는 글자.

꿈, 대한민국, 희망, 소통, 민주주의, 상식, 진실.

지금 우리나라와 국민에게 가장 목마른 단어들입니다.

 

 

 

국가보존묘지 1호 노무현 대통령 묘역

 

하얀국화를 안고 묘역으로 갔습니다.

국가보존묘지 1호로 지정된 노무현 대통령 묘역입니다.

묘역은 봉화산 사자바위에서 마을을 향해 보면 이등변삼각형 꼴을 하고 있습니다. 노무현재단은 '사람사는 세상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묘역 전체 길이는 100m 정도이며, 입구에는 묘역에 들어가기 전 마음가짐을 정돈하는 의미로 만들어진 '수반'이 있습니다.

 

 

  

너럭바위를 앞에 두고 헌화와 참배하는 곳인 헌화대가 있고, 옆으로 바닥돌을 밟고 돌아가면 봉분 역할을 하는 고인돌 모양의 너럭바위에는 '대통령 노무현'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예전에는 너럭바위를 어루만지거나 엎드려 흐느끼는 이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울이 있기에 조문객들은 너럭바위를 어루만지거나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내 마음의 대통령이 멀어지는 건 아닙니다.

묘역에서 아이들이 노란바람개비를 돌립니다. 우리의 모든 것을 부엉이 바위가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묘역 제일 안쪽에 60m로 조성된 '곡장'이 있습니다. 곡장은 내후성 강판으로, 적갈색에서 암갈색으로 변한 뒤 계속해서 그 형태를 유지하는데, 노무현재단은 "오랜 기간 대통령처럼 변하지 않고 대통령의 묘역을 지켜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바닥돌에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마음을 담은 국민들의 글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가로, 세로 각 20cm, 두께 10cm 크기로

사상 첫 '시민기부'로 글이 새겨진 1만5000개의 바닥돌과 일반박석 2만3000개로 짜여져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묘역에는 비석이 별도로 없고 박석에 새겨진 글 하나하나가 비석인 셈입니다.

 

조문객들도 나처럼 철없이 나의 박석을 찾습니다.

사람사는 세상에서 위치를 대충 알아갔지만 워낙 많은 박석이었기에 찾는데 실패했으니 빠른 시일내에 다시 봉하에 가야겠습니다.

  

 

봉하마을에 가면 시간가는 줄을 모릅니다.

몇 시간을 걸었지만 돌아설 때는 아쉬워 또 돌아 보는 봉하마을입니다.

생태연못, 생가 등은 다음편에 소개하겠습니다.

 

이 글은 경상남도 홍보블로그 따옥따옥(http://blog.naver.com/gnfeel)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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