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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마음 나누기/사람이 있는 풍경

초등동창들과의 봄소풍 / 이게 벚꽃 핀 술잔과 벚꽃빵이야

by 실비단안개 2012.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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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4일 토요일 맑음

전날 비가 내렸기에 우리 소풍날 비가 오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날씨가 좋았습니다.

그동안 동창회때 1박 2일 여행을 가긴 했지만 소풍이란 이름으로 번개를 하긴 처음입니다.

창원, 김해 친구와 서울의 남순이가 함께 하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설레임에 일찍 고구마를 찌고 샌드위치 재료를 손질한 후 샐러드용 야채도 적당한 크기로 찢었습니다.

전날 김해 친구가 김밥과 또 다른 친구가 과일을 준비하겠다고 했으며, 창원 친구가 음료 등을 준비하기로 했기에 점심으로 샌드위치만 준비했는데 만드는 일은 큰늠 몫입니다.

큰늠의 지극정성 샌드위치입니다.

 

 

 

늘 헌신(^^)적인 송희 우리집앞까지 왔기에 함께 마트에 들려 음료수, 찬커피, 과자, 약간의 알콜을 준비했으며, 엄마가 하루 늦게 쑥털털이를 해 주셨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며 떡집에 들려 쑥떡과 콩과 단호박색이 이쁜 떡도 샀습니다.

오차없는 친구들, 약속시간에 맞춰 소사다리에 모여 악수를 하고 웅동수원지로 갔습니다.

 

벚꽃이 만개했지만 철조망으로 들어갈 수 없는 웅동벚꽃장을 바라보며, 그때처럼 삶은 달걀과 칠성사이다를 준비하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수원지에 핀 벚꽃을 보며 어릴적 이야기를 나누고 폭포수를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웅동벚꽃장은 우리가 초등학교 다닐 때 봄소풍 장소였으며 할머니께서 손에 꼭 쥐어주던 50환, 노래자랑, 보물찾기 등으로 소풍을 즐겼었는데 어느새 우리는 당시 엄마 나이보다 훨씬 더 많으며, 친구들 부모님중엔 다른세상으로 가신분들도 많습니다.

 

▲ 44년전 초등 3학년때 봄소풍

 

친구들과 좀 더 많은 기억을 나누고 싶어 웅동벚꽃장 근처에서 도시락 까먹고 놀기로 예정했는데 햇살이 따가워 그늘이 필요했기에 일찍 답사를 다녀온 재현이팀의 제안으로 성흥사로 갔습니다. 성흥사는 우리들의 가을소풍지였기도 합니다.

봄엔 웅동벚꽃장, 가을엔 성흥사.

 

▲ 친구 옆지기가 찍어 준 단체사진

 

성흥사주변은 벚꽃으로 한층 봄다운 풍경이었습니다.

우리는 석탑 오른편으로 들어가 벚꽃그늘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곳은 으름꽃이 피기도 하며, 산복사꽃이 화사한 곳으로 등산로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어릴적 그때와는 다른 소풍 도시락이지만 우리는 각자가 준비해온 것들을 펼쳤습니다.

영화 과일을 골고루 많이 준비했으며 재현이는 땡초김밥을 비롯해 여러 종류의 김밥을 준비했습니다. 고마운 친구들.

소풍하면 도시락이지요. 우리들의 봄소풍 도시락입니다.

 

 

지난해 가을 지리산 1박 2일 동창회때 시아버지 상중이었기에 함께 하지 못했기에 여러 친구들을 만난 건 오랜만입니다.

우리는 벚꽃아래에서 그간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재현이는 다른 분단이었지만 내 옆이었다며 어릴적 내 모습을 많이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늘 있는둥마는둥 했던 순둥이었는데요.

 

 

우리 모두의 건강을 위하여 건배를 하고 후루루 날리는 벚꽃에 친구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봅니다.

옥식이 벚꽃핀 꽂았고, 승희 안경에도 벚꽃이 피었습니다.

 

 

맥주잔에 벚꽃이 피었습니다.

이게 벚꽃 핀 술잔이구나, 샌드위치에 벚꽃 날리니 벚꽃빵 되고.

샐러드에 핀 벚꽃 친구들 살풋 집어 그냥 먹습니다.

여긴 오염되지 않아 괜찮을거야.

 

진해제과를 찾아 알아 보니 벚꽃빵이 식용벚꽃인데 일본산이라고 하데.

그래도 친구들 벚꽃 핀 것들 털지않고 모두 그냥 먹었습니다.

 

 벚꽃 핀 술잔 / 함성호

 

 마셔, 너 같은 년 처음 봐

 이년아 치마 좀 내리고, 말끝마다

 그렇지 않아요? 라는 말 좀 그만 해

 내가 왜 화대 내고 네년 시중을 들어야 하는지

 나도 한시름 덜려고 와서는 이게 무슨 봉변이야

 미친년

 나도 생이 슬퍼서 우는 놈이야

니가 작부ㄴ지 내가 작부ㄴ지

술이나 쳐봐, 아까부터 자꾸 흐드러진 꽃잎만 술잔에 그득해

귀찮아 죽겠어, 입가에 묻은 꽃잎이나 털고 말해

아무 아픔도 없이 우리 그냥 위만 버렸으면

꽃 다 지면 툭툭 털고 일어나게

니는 니가 좀 따라 마셔

잔 비면 눈 똑바로 뜨고 쳐다보지 말고

술보다 독한 게 인생이라고?

뽕짝 같은 소리 하고 앉아 있네

술이나 쳐

또 봄이잖니.

 

아름다운 봄, 더 많은 친구와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을 안고 우리는 이야기를 계속 이었습니다.

비교적 순한시대에 선하게 자란 우리들이기에 삶 또한 모나지 않는데, 승희 내 블로그 이야기를 합니다.

접속하면 4대강이 떡 보이니 댓글 쓰기가 망설여지더라, 우째 좀 안 되겠나?

또 다른 친구가 거들었습니다.

새누리당 너무 미워하지 마라.

....................... ^^

 

소풍에서 돌아 온 그날 밤부터 블로그 스킨과 배경, 프로필을 요리조리 바꿔 완성했습니다.

 

나를 좋아하는 친구들 부탁이니 세상을 향한 욕심 충분히 접어 둘 수 있거든요.

고향의 봄이니 벚꽃도 올려야 겠고, 그렇다고 모두 벚꽃으로 하기엔 진해시민 너무 티나고... 목단으로 꾸며보니 온퉁 붉고...

친구들 사랑한 만큼이 인생이라니 모든것들 사랑하며 살자. 좋은 시 프로필란에 올리고.

 

◀ 승희가 찍은 그날 여친들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 박용재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저 향기로운 꽃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저 아름다운 목소리의 새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숲을 온통 싱그러움으로 만드는
나무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이글거리는 붉은 태양을 사랑한 만큼 산다
외로움에 젖은 낮달을 사랑한 만큼 산다
밤하늘의 별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사람을 사랑한 만큼 산다.
홀로 저문 길을 아스라이 걸어가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나그네를 사랑한 만큼 산다
예기치 않은 운명에 몸부림치는 생애를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그 무언가를 사랑한 부피와 넓이와 깊이만큼 산다.
그 만큼이 인생이다.

 

잠시 성흥사에 들려 풍경 찍고 성흥사와 친구들 돌아가며 함께 풍경이 되었습니다.

 

우리 어디가지...

제덕 유채꽃 축제하는데 갈래?

제덕 유채꽃 축제는 4월 14일 부터 18일까지며, 우리가 축제장에 도착했을 때 많은 나들이객들이 축제를 즐겼습니다.

집과 직장과 축구만 아는 친구 옥식이, 여친들에게 솜사탕과 아이스크림을 안겨줬는데 얼마나 달콤한지...

우리가 먹어도 달콤하니 아이들이 좋아 할 수 밖에...

 

 

우리는 여러 풍경을 만들었으며, 뱃머리에서 멍게와 낙지에 소주 병아리눈물만큼 마시고 안민고개를 향해 달렸지만 입구부터 밀리는 차량으로 인해 이미 반쯤 올라간 재현이팀을 제외하고 돌아서야 했습니다.

그냥 헤어지기 섭섭하니 웅동서 저녁먹자...

혼자 가는 친구 불러 네명이 도담정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차를 마실 곳이 마땅찮았기에 김달진문학관 방문겸 김씨박물관으로 갔습니다.

시계가 오후 6시를 넘었기에 문학관은 문을 닫았으며, 꽁뜨도 문을 막 닫았지만 우리를 위해 영업을 연장했습니다.

김씨아저씨 따님을 대신해 우리에게 커피를 내려줬으며, 그때 부산의 친구가 오는 중이라는 연락이 왔기에 커피 한잔씩 더 하며 친구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와 김씨 삶에 대한 이야기 듣다 아쉬운 작별을 했습니다.

 

그동안 여러 사람을 담았던 이 풍경앞에서 내 친구들이 함께 풍경이 되었던 날,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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