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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손톱 끝에 봉숭아 지기 전에

by 실비단안개 2015.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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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서 유독 신경 쓰인 봉숭아가 만발했습니다.

첫 해에 봉숭아 씨앗을 구입하여 파종하고 가을에 그 씨앗을 받아 이듬해 씨앗파종하였으며, 올해는 지난해 떨어진 봉숭아씨앗이 자연발아된 걸 이곳저곳에 자리를 잡아 준게 다 인데 아주 튼튼하며 이쁘게 피었습니다.

 

 

텃밭 계단을 올라 평상으로 가는 양족에 봉숭아가 유독 많기에 가면서 찍고 돌아서 찍곤 합니다.

봉숭아는 줄기와 가지 사이에서 꽃이 피며 우뚝하게 일어서 봉(鳳)의 형상을 하므로 봉선화라는 이름이 생겼으며 봉숭아, 봉선화 모두 맞습니다. 인도 ·동남아시아가 원산이며, 햇볕이 드는 곳에서 잘 자라며 나쁜 환경에서도 비교적 잘 자랍니다.

잎은 어긋나고 잎자루가 있으며 바소꼴로 양 끝이 좁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으며, 4~5월에 씨를 뿌리면 6월 이후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는데 꽃은 2~3개씩 잎겨드랑이에 달리고 꽃대가 있어 밑으로 처지며 좌우로 넓은 꽃잎이 퍼져 있고 뒤에서 통상으로 된 꿀주머니가 밑으로 굽습니다. 꽃빛깔은 분홍색 ·빨간색 ·주홍색 ·보라색 ·흰색 등이 있고, 꽃 모양도 홑꽃 ·겹꽃이 있습니다.

수술은 5개이고 꽃밥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씨방에 털이 있으며, 열매는 삭과(殼果)로 타원형이고 털이 있으며 익으면 탄력적으로 터지면서 씨가 튀어나옵니다. 공해에 강한 식물로 도시의 화단에 적합하며, 옛날부터 부녀자들이 손톱을 물들이는 데 많이 사용하며, 뱀이 싫어하는 향이 있어 금사화란 이름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봉선화가 필 무렵부터 가장 많이 듣는 노래는 정태춘 박은옥의 봉숭아입니다. 박은옥의 청아한 목소리와 아련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노래가사는 내내 들어도 뭔가를 그립게 합니다.

 

봉숭아 / 정태춘 박은옥

 

초저녁 별빛은 초롱해도

이 밤이 다하면 질 터인데

그리운 내 님은 어딜 가고

저 별이 지기를 기다리나

손톱 끝에 봉숭아 빨개도

몇 밤만 지나면 질 터인데

손가락마다 무명실 매어주던

곱디고운 내 님은 어딜 갔나

별 사이로 맑은 달

구름 걷혀 나타나듯

고운 내 님 웃는 얼굴

어둠 뚫고 나타났소

초롱한 저 별빛이 지기 전에

구름 속 달님도 나오시고

손톱 끝에 봉숭아 지기 전에

그리운 내 님도 돌아오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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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의 어린싹입니다.

 

 

여러색깔 봉숭아 중에서도 횐꽃이 피는 봉숭아는 혈액순환 장애로인한 신경통, 어혈, 신장결석, 요도결석, 냉으로 인한 불임증, 물고기중독, 적취(뱃속에 딱딱한 덩어리가 뭉쳐있는것)등에 놀랄 만큼 신비한 효력을 나타낸다고 하는데, 생선가시가 목에 걸렸을때 봉숭아 씨앗을 가루내어 물에 타마시면 가시가 녹아 없어진다고 합니다.

 

 

봉숭아하면 뭐니뭐니해도 손톱에 물들이기입니다.

부녀자들이 언제부터 손톱을 물들이는 데 봉선화를 사용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고려 충선왕 때 손톱에 봉선화를 물들인 궁녀에 대한 전설이 있다고 하니 아마 그 이전부터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다 자랐기에 이제 손톱에 물들이기를 하지 않는데, 봉숭아 꽃으로 손톱을 붉게 물들이는 풍습도 붉은 빛을 귀신이 싫어하기 때문에 귀신이나 질병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뜻이있다고 합니다.

 

봉숭아물을 들이면 수술 등 위급시 마취가 되지않는다는 소문이 있기에 의사 선생님께 여쭈니 마취는 가능하지만, 마취를 할 때 매우 드문 경우이기는 한데 동맥혈내 산소포화도가 90%이하로 떨어지는 저산소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며, 저산소증이 나타났을 때 나타나는 소견 중의 하나가 손톱이나 발톱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인데, 손톱에 매니큐어나 봉숭아물이 칠해져 있으면 환자의 손, 발톱 색깔을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매니큐어는 수술전에 리무버로 지울 수 있지만 봉숭아물은 지워지지 않기에 만일 수술이 예정돼 있는 환자라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봉숭아물을 들이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좌우로 넓은 꽃잎이 퍼져 있고 뒤에서 통상으로 된 꿀주머니가 밑으로 굽은 봉숭아꽃의 앞모습과 옆모습입니다.

 

 

오전시간 텃밭의 봉숭아앞에 앉아있으면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로 나비와 벌이 꽃을 많이 찾습니다.

작은 벌과 박각시가 주로 많이 찾지만 꽃에 오래 머물지는 않습니다. 하여 벌과 박각시를 찍으려면 한참 앉아 있어야 가능합니다.

 

 

잠자리도 봉숭아꽃을 좋아하나 봅니다.

 

 

봉숭아 꽃봉오리가 꽃으로 피어나는 과정입니다. 아주 조금씩 꽃잎을 열어 활짝 피고는 양옆의 큰꽃잎을 떨구면 씨방이 나옵니다.

 

 

봉숭아꽃은 싱싱할 때 꽃잎을 떨궈 시간이 흐르면 시들해지는데, 떨어진 꽃잎이 마치 땅에서 꽃이 핀 듯 합니다.

 

 

봉숭아가 꽃잎을 떨구면 씨방이 생기는데 씨방이 아주 익지않아도 손을 대면 톡 터져 씨앗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꽃말은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입니다.

그리스 신화의 한 요정이 황금사과를 훔쳐 먹었다는 누명을 쓰고 신들의 궁전인 올림포스 산에서 쫓겨났다고 하는데, 억울함을 못 이겨 죽은 그 요정이 봉숭아꽃으로 피어나 씨 주머니를 터뜨려 결백한 속내를 보여주려 했다는데서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touch-me-not)'라는 영어 이름과 꽃말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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