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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고향 이야기/김달진 문학관

장예은 시인의 집 꽃밭에서 만난 꽃들

by 실비단안개 2017.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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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

김달진 문학관으로 가는 데 집을 짓고 있었습니다. 몇 해전 뚝배기팥빙수를 먹었던 집입니다. 학예사님이 차를 세우며 시인의 집인데 꽃이 많으니 구경을 하라고 했습니다.

김달진 문학관과 생가 방문 후 시인의 집으로 갔습니다. 시골과는 어울리지 않는 건축물이지만 마당으로 들어 섰습니다. 요즘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덩굴장미가 만발했습니다.



앞마당 꽃밭에 마가렛이 하얗게 피었습니다.



알리움입니다.



우리가 즐겨 먹는 파, 부추 등의 채소가 모두 이 알리움속 식물인데, 대체로 꽃 모양이 둥근 공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화훼용으로 개발된 품종들이 무척 많다고 합니다.

꽃이 피는 시기도 매우 다양해 봄, 여름, 가을에 피는 것들이 각각 있으며, 꽃색도 다양한 편으로 분홍, 진분홍, 연청색, 보라, 노랑, 진보라 등이 있습니다.



뒤안입니다. 석축을 쌓은 뒤로 대나무가 있으며 대나무 앞으로 역시 마가렛이 청초하게 피어 있으며 아래로 꽃양귀비 등 다양한 원예종이 있었습니다.




금낭화와 덩이괭이밥도 있습니다.



콩과의 갯활량나물이라고 합니다. 꽃이 진 곳엔 꼬투리가 달려있습니다.



현재 한창 공사중이기에 혹 방해가 될까봐 조심조심 다녔습니다.



하설초입니다. 하설초는 여름꽃으로 세라스티움 토멘토숨(Cerastium tomentosum)이라고도 하며, 패랭이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유럽과 서아시아가 원산지며, 초여름에 30cm 이내의 높이로 하얀 눈이 소복이 내린 듯이 하얀색이 꽃이 무리지어 핍니다.



핫립 세이지, 아로마 에비뉴 등 허브종류도 여럿 있었습니다. 우리 텃밭처럼 좀 복잡하긴 했습니다.



석축위에 꽃밭이 있기에 석축에 올랐더니 작약밭이었습니다. 작약이 지고 있긴 했지만 이 정도 식재하려면 가격이 만만치 않았을 겁니다.



작약 뒤로 하얀꽃을 피운 고수입니다. 미나릿과입니다.



처음 보는 십자화과 꽃인데 야사모에 동정을 구하니 '서양무아재비'라고 했습니다.



대나무 앞의 높은 나무에 바람개비꽃이 걸렸습니다. 그때 시인이 말을 걸어 왔습니다.



장예은 시인입니다.

장예은 시인은  시 '사방오리나무'로 2005년 '경남문학' 신인상에 당선 등단하였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시 작업을 할건가요?

작업은 저기(손가락으로 옛날 팥빙수를 팔던 집을 가르킴)서 할 거고 여기서는 장사를 할 겁니다.

시인이 장사를 한답니다.

옛날 저 집에서는 팥빙수를 팔았습니다.

팥빙수도 팔 거니까 친구들이랑 와요.

꽃 / 장예은


너로 하여

세상이 환한 때가 있었다

살금살금 달빛을

수태한 암고양이처럼

높은 담장 철조망에 걸터앉아

너를 끌어 안고 절규할 때

너를 뿌리치고 절명할 때

손 때 묻은 기억

익숙한 길을 잃어버리고

쓰러져 발길에 밟힌 적이 많았다

세상에는 착하고

내게는 더없이 나쁜년

여우같고 사슴같은 년

그러나,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아주 밉고

고운년



무꽃 / 장예은


무꽃 피고 있었는데요
세상이 온통 제 것인 양
젖통허리통 까놓고 편안해보였는데요
꽃샘물길 퍼 올리며 퍼트리는 웃음
사방이 화사하게 즐거웠는데요
벌 나비 수작이 한창인데요
신혼 방이 무르익을 무렵, 아닌 대낮에 홍두께인가요
벼락이 치고 천둥 치고 소낙비 우루루 쏟아져 내렸는데요
나비는 사라지고 벌 한 마리 없었는데요
저항하듯 함초롬한 낮 짝 덜덜 떨며
젖은 꽃 매달려 아프기만 한데요
눈부신 시절이 한 순간이라는 것
꽃도 알고 나비도 알고 나까지 아는
사실이지만요 모른 척 딴청피우며
망초 꽃대 위만 기웃거리는 당신
텃밭에 무꽃이 만발한데요
환하게 피어 눈이 부신데요
당신만이 그걸 모르고 계시니
모가지, 달아날 각오로 안달할 수밖에요
* 2007 계간<시에> 봄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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