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마음 나누기/가본 곳

지붕 높은 김해 장방리 갈대집(金海 長方里 갈대집)

by 실비단안개 2018. 2. 8.
728x90

2월 3일

봉하마을을 나온 우리는 화포천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정식으로 가기는 첫 길입니다.

농로를 따라 달리다보니 맞은 편에서 오는 차량이 있었기에 뒤로 물러났다 다시 나아가 철로 아래의 터널로 들어 섰습니다. 멀리서 보니 갈대집같았기에 멈춰 달라고 했지요.

장방리 갈대집은 말로만 들었지 처음입니다. 갈대집 윗쪽에는 영강사가 있으며 갈대집은 그 아래에 다소곳이 있었습니다. 짙은 회색의 지붕은 굉장히 높았는데, 갈대밑에 진흙을 깔아 그런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메주가 걸린 마당에 들어서니 남자 어른 한 분이 계셨기에 갈대집에 사시나고 물어보니 지금은 아무도 없다고 했으며, 사진을 찍고 싶어 방문했다고 하니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장방리 갈대집은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421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건축연대는 알 수 없으나 임진왜란 이후부터 낙동강 지류의 화포천 연변으로 피난 온 사람들이 갈대로 지붕을 이은 집을 짓고 살기 시작했다는 구전으로 미루어 보면 이들 가옥은 최소 19세기 이전에 초창되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갈대집(억새, 물억새)집을 김해에선 새풀집(초막집)이라고 하는데, 한림면 장방리 낙동강 지류인 화포천 연변에 자리한 갈대집 주변의 마을이름은 초막골로 초막집이 많은 마을이라는 뜻이었습니다. 초막집은 억새로 지붕을 이은 집으로 볏짚으로 지붕을 이은 초가집과는 지붕 재료가 다릅니다.

현대와 달리 옛날 지붕의 재료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혹은 자생하는 풀종류로 했는데, 벼농사를 많이 짓는 지역에는 볏짚으로 했으며 갈대가 많이 나는 바닷가나 하천쪽은 갈대로, 억새가 많이 나는 산간이나 내륙지역에서는 억새로 지붕을 이었습니다. 화포천에는 갈대와 억새가 함께 자라고 있는데, 물가에 자라는 억새라서 물억새라고도 부르며 갈대와 물억새를 적당 비율로 섞어 지붕을 이은 모양입니다.

갈대와 억새는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는데, 줄기 끝의 꽃모양이 다릅니다. 억새꽃은 산방꽃차례로 곱게 빗은 백발같고, 갈대는 원추꽃차례로 억새보다 자유롭습니다. 들판에서 자라는 억새도 있고, 물가에서 자라는 물억새도 있지만, 산에서 자라는 갈대는 없습니다.

새풀지붕집은 1970년대의 새마을운동 이전까지는 마을을 이룰 만큼 흔했다고 하는데 현재는 장방리 갈대집 이외에는 흔적을 찾기 어렵다고 합니다.

 

 

▲ 억새꽃과 갈대꽃

 

 

 

 

갈대집은 (물)억새로 지붕을 이은 새풀집 민가 3동으로, 뒷산 중턱에 영강사라는 사찰이 들어선 후 이 민가3동 가운데 안채에 해당되는 1동이 재실 겸 요사체 기능을 하게 되면서 영강정(永江亭)으로 이름 지어졌습니다.

 

 

 

아래채입니다. 시골의 집들이 대게 그러하듯 마루위, 방문 아래에 가족사진이 걸려 있는데, 장방리 갈대집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장방리 갈대집을 방문했을 때의 사진이었습니다. 물론 집 주인인 스님이 함께이기도 합니다.

인사를 나누고 갈대집에 대해 설명을 하는 듯 하지요.

 

 

 

 

 

대게의 초가삼칸이 그러하듯 사랑채도 아래채와 구조가 비슷했습니다.

 

 

 

안채와 사랑채 마당에는 연통 등 화초가 있었지만 겨울이라 갈색줄기와 잎만이 그 흔적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영강정(永江亭)'이라는 이름을 가진 안채는 남향으로 해가 잘 들었으며, 서쪽을 보고 앉은 사랑채와 기역자 배치를 하고 있습니다. 아래채는 사랑채와 니은자 배치를 하며 안채와 마찬가지로 남쪽을 바라보는데, 3동의 집은 방 2칸, 마루 1칸으로 된 초가삼간의 원초적인 오막살이집입니다.

 

 

 

안채가 영강정입니다.

 

 

 

지붕을 자세히 봤습니다. 갈대집은 갈대·(물)억새의 대를 엮었는데 억새가 훨씬 더 많으며, 한번 지붕을 올리면 최하 30년에서 길게는 50년까지 버틴다고 합니다. 사는 동안 지붕을 한 번 올리는 셈이지요. 비를 맞으면 이렇게 색이 검게 변하지만, 안에는 원래 색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초가는 해마다 가을 추수가 끝나면 새로 볏짚이엉을 엮어 지붕을 덮는데 갈대나 억새는 수명이 몇 십배 긴 편이지요.

 

 

 

지붕은 50㎝에 가까운 두께로라고 합니다.

 

 

 

 

 

영강사로 오르면서 본 갈대집 지붕은 아주 정갈했습니다. 빗질이 잘 된 그런 느낌이지요.

 

 

 

갈대집 앞으로 철길이 있으며, 화포천이 펼쳐져 있습니다.

 

 

 

장방리 갈대집은 노랑부리저어새교에서도 보였고 화포천 습지 생태 학습관 둑에서도 보였습니다. 알록달록 긴 것은 화물열차입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