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일
남해 국제탈공연예술촌을 나온 우리는 '같이 삽시다'팀이 다음으로 간 지족의 농가섬으로 갔습니다.
농가섬은 오래전에는 가는 길이 없었는데 '같이 삽시다'를 보니 다리가 놓여 있었으며 공방을 운영중이었습니다. 하여 배를 타지 않고 갈 수 있는 섬이며 공방을 운영중이라기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몇년 전 이곳에 갔을 때는 엉성한 다리가 부분 놓여 있었으며 문이 잠겨져 있었는데 이제 다리가 놓였으며 누구나 출입이 가능해졌습니다. 누구나 출입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농가섬은 개인 소유입니다.
바닷물은 깊지 않았으며, 갯가에는 할머니들이 굴을 따고 있었습니다. 남해안이다보니 굴 양식장이 많기에 종패가 떨어져 여기가지 슬려온 듯 합니다.
농가섬(農歌島?)은 농가는 한자인데 섬은 한글로 썼는데, 농민들이 농한기에 쉬는 섬이라고 했으니 그때는 지역 공유였지 싶은데 개인 소유라고 했습니다.
농가섬으로 가는 다리와 입구에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南海 知足海峽 竹防簾)'안내가 자세히 있었습니다.
지족해협은 남해군 삼동면과 창선면 사이의 좁은 바다로서, 시속 13∼15㎞의 거센 물살이 지나는 좁은 물목입니다. 멸치를 대표 어종으로 하는 이 일대의 어로작업은 죽방렴(竹防簾)으로 불리는 고유한 어획 방법을 시행하고 있는데,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은 우리나라 전통적 어업경관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경승지로 2010년에 명승 제71호로 지정되었습니다.
고대 인류는 주로 물가에서 생활했습니다. 그래서 문명도 자연스럽게 물가에서부터 시작되었지요. 오늘날 강가, 강어귀, 바닷가 등에서는 옛사람들이 생활한 흔적이 많이 발견되고 있는데, 물가가 농업을 시작하기에 유리한 이유도 있었지만 고기잡이를 통해 먹을거리를 확보하기가 용이했기 때문입니다. 고대에는 물고기를 잡는 방식도 매우 다양했던 것 같은데 낚시, 작살, 그물 등을 이용해 고기를 잡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발전하여 규모가 커지고 방식도 더욱 정교해졌습니다.
죽방렴(竹防簾)은 고정식 어업방식 중 하나입니다.
죽방렴은 참나무 말목과 말목 사이에 대나무를 주재료로 이용해 발처럼 엮어 만든 그물을 세워 고기를 잡는다는 의미에서 비롯된 명칭으로 대나무 어살이라고도 합니다.
죽방렴은 수심이 얕은 바다에 밀물이 들어오는 방향에서 볼 때 V자 형태의 참나무로 기둥을 박고 좁아드는 끝 부분에 대나무 발과 그물을 쳐 놓은 고정식 전통어로 시설이지요. 밀물을 따라 물고기들이 V자 통발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물이 빠지면 통발 입구가 막혀 고기들이 빠져 나가지 못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죽방렴 살치하는 모습, 죽방렴 조업과정, 죽방멸치 생산과정, 죽방멸치 크기명칭 등이 다리 난간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근처에는 죽방멸치를 만드는 집들이 더러 있는데, 날씨가 추워 멸치가 잡히지 않는지 모두 문을 닫았습디다.
요즘은 멸치 조업후 배에서 삶지만 예전에는 멸치를 바다와 가까운 뭍에서 삶아 널었는데 물건에서 꼭 한 번 구경한적이 있습니다.
죽방멸치는 배에서 작업 멸치보다 값이 더 나가는데 그만큼 귀하며 신선하기 때문일 겁니다. 남해의 건어물 가게에는 대부분 죽방멸치라고 쓰여 있었는데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릅니다.
물목에 설치된 V자형의 죽방렴입니다. 죽방렴 입구인데 물살을 따라 물고기들이 물고기들이 V자 통발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물이 빠지면 통발 입구가 막혀 고기들이 빠져 나가지 못하게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물이 빠지면 통발 입구가 막혀 고기들이 빠져 나가지 못하는 거지요.
V자 통발 끝부분입니다. 물고기는 밀물때 V자 통발을 따라 들어와서 둥근 임통(불통) 속으로 몰립니다. 물살이 반대인 썰물이 되면 임통의 문이 닫히는데 물고기 입장에선 들어갈 때는 자유지만 나갈 방법은 없어 꼼짝없이 갇히게 되는데, 둥근 임통은 참나무가 박혀 있으며 빙둘러 대나무살을 덧대고 다시 그물이 둘러쳐져 있으니 작은 멸치라도 나갈 구명이 없습니다.
죽방렴을 언제부터 시작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1469년 편찬된 '경상도속찬지리지'에 '남해 방전(죽방렴)에서 멸치·홍어·문어가 잡힌다'는 내용이 있어 그 전부터 있었을 것으로 유추할 뿐이라고 합니다.
1960년대까진 하동·거제 등에도 있었지만, 배 운항에 걸림돌이 되고 돈이 되지 않자 자취를 감쳤는데 남해에만 남은 이 원시어업은 2010년 명승으로 지정됐습니다.
창선대교 아래에도 죽방렴이 설치되어 있으니 그곳은 멀며 깊기에 자세히 볼 수 없는데, 농가섬에서는 죽방렴을 가까이서 볼 수 있습니다.
멀리 창선교가 보이며 죽방렴도 보이고 선상낚시좌대도 보입니다.
오래된 소나무 몇 그루가 있는 농가섬입니다. 농가섬은 약 500평으로 부부가 운영하는데, 입장료가 어른 3,000원이지만 차를 모료로 제공합니다. 차는 캬라반에서 만들어집니다.
농가섬에는 공방은 운영한다고 하지만 실제 무엇을 만들거나 하지 않고 단순 판매만 하는 듯 했습니다. 아기자기한 소품과 다육, 액자가 있었습니다.
섬 곳곳에는 쉴수 있는 의자와 그네 등이 있었으며 섬은 지금 한창 가꾸는 중이었습니다. 봄에는 장미를 심어야 겠다고 하셨는데 이미 여러 종류의 장미가 심어져 있기도 했습니다.
이름표를 달고 있는 장미입니다. 농가도는 가을이 절정일 듯 했습니다. 국화가 아주 많았거든요.
섬입구의 반대편에 서면 멀리 또 다른 섬이 보이는데, 섬북섬과 장고섬이라고 합니다. 비슷한 섬 두개가 마치 장고같다나요.
2월 1일이 7물이었기에 물이 많이 빠졌습니다.
농가섬 주공간인 캬라반앞의 정원입니다. 곧 수양매가 필 듯 했으며 봄까치꽃이 피어 있었고 모과가 아직 달려 있기도 했습니다. 저는 입장료를 내고 생강차 한 잔을 받아 식도록 두고 섬을 걸었는데 돌아오니 생강차가 적당히 식어 있었습니다.
이 겨울에 누가 여행을 올까 싶었는데 드문드문 농가섬을 찾았습니다. 섬속의 섬 농가섬, 작고 예쁜섬이 새봄과 함께 활짝 웃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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