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3일
좁은 농로와 공장의 골목을 달리고 다시 퇴래뜰을 달리는데 빈논에 독수리무리가 날거나 앉아 있었는데 그 모습이 장관이었습니다.
독수리는 천연기념물 제243호로 전 세계적으로 2만여 마리가 살고 있으며, 겨울이 되면 몽골에서 우리나라로 3,000여 마리가 먹이를 찾아 날아오는데, 그중 200여 마리가 화포천에서 월동을 한다고 합니다.
이는 화포천습지 생태공원에서 매년 겨울에 독수리 먹이를 주며 환경이 독수리가 생활하기에 변화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동물의 사체를 먹는 독수리의 특성상 야생동물이 줄어들면서 먹잇감인 동물의 사체도 줄어들어 먹이 주기를 멈추면 독수리가 영양실조와 기아로 죽는 등 단번에 생존기반을 잃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하기에 습지를 사랑하는 이들은 독수리 먹이주기를 하며, 화포천습지 생태공원의 2월체험 안내중에는 '화포천습지의 독수리 탐조'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내용은 화포천습지를 찾아온 독수리의 생태에 대해 알아보고, 탐조하기, 독수리 핀버튼 만들기이니 관심이 있는 가족들은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독수리무리가 있었지만 발자국 소리에 놀라 날아갈까 근처에 가지를 못 했습니다. 조금씩조금씩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기며 몇 컷을 찍기만 했습니다. 얼마만큼 클까, 독수리가 큰새에 속하지만 그래도 새가슴이라 작은 소리도 놀라겠지.
퇴래들녘입니다. 논도 습지인데 이날 많이 추웠기에 고인 논물이 얼었습니다.
화포천 습지 생태 학습관입니다. 창문에 독수리가 그려져 있는데 마치 독수리가 나는 듯 했습니다.
화포천 안내도입니다. 사실 그전에는 화포천습지를 몰랐었는데 노무현 대통령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화포천습지가 워낙 방대하다보니 봉하마을 들녘에선 잠시잠깐 걸었지만 이렇게 습지를 찾아 나선 건 처음입니다. 대통령은 봉하마을에 귀향한 뒤 가끔 화포천 습지를 찾아 쓰레기를 줍는 등 하천 정화활동을 펼친 바 있으며, 손녀와 자전거를 타고 가는 모습은 봉하마을의 대명사같은 사진이 되었습니다.
봉하마을 인근 화포천 습지 37만여평이 지난해 11월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인근에 난립한 소규모 공장들로 오염이 심했으나 주민·지자체 노력으로 44번째 습지보호지역이 되었답니다.
아주 오랜된 듯 하지만 제가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던 날도 화포천을 둘러보고 돌아 오시던 길었으며, 대통령이 떠난 후에도 자원봉사자들은 여전히 애정을 가지고 화포천 정화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화포천 아우름길은 국내 최대 하천형 배후습지 화포천을 따라 만나는 생명, 역사, 삶을 아우르는 길입니다.
살아 숨쉬는 800여종의 생명, 노무현 대통령의 역사, 그리고 화포천 주변 마을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화포천습지가 언제부터 생성되었는지는 지질학적으로 보면 약 10,000년 전부터 지구가 온화해지면서 해수면이 상승하였다. 이때 급격한 해수면 상승은 약 6,000~8,000년에 최정점을 이루면서 낙동강을 따라 내륙 깊숙이 바닷물이 침입하여 내륙 평야나 습지를 만들었다. 이때 바닷물은 현재 경상북도 고령군까지 유입이 되었고 화포천습지나 우포늪 등이 이시기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때가 후빙기에 해당되며 우리나라에서는 신석기 시대였다. 이런 이유로 인해 주로 해안가와 구릉지에서 패총과 지석묘가 발견되고 김해지역도 옛 해안선과 강가를 중심으로 패총과 지석묘가 발견된다. 화포천습지 생태공원과 인접해 있는 봉하마을 앞의 본산패총은 김해의 칠산패총, 회현리패총과 더불어 선사시대 유물로 보여진다. 패총은 주로 하구나 만, 섬 등 물가에 주로 발견되는 유물로 화포천습지 지역도 선사시대에는 바다와 낙동강의 영향을 많이 받은 하구나 만이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므로 화포천습지는 적어도 선사시대 이전에 생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화포천습지’는 예전 ‘화포늪’, ‘화포습지’ 등으로 불리어 졌는데 생태공원을 건립하며 ‘화포천을 따라 형성된 낙동강 배후습지’라는 의미를 포함하기 위해 ‘화포천습지’로 정해졌다.<출처 : 화포천 습지 생태공원>
화포천습지는 천의 얼굴을 가졌다고 합니다.
화포천습지를 '하천형배후습지'라고 하는데, 하천형 배후습지란 말은 평상시에는 물이 상류에서 하류로 흐르지만 하천의 하류에 있는 큰강에서 홍수가 나게 되면 그 물이 거꾸로 하류에서 상류로 흐르게 됩니다. 그럼 물이 거꾸로 올라 오다가 주변의 낮은 지역이 잠기게 되고 바로 이곳이 습지가 되는 거지요.
화포천습지에서는 수많은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습지는 물과 땅과 생명이 함께하는 공간입니다.
습지는 땅에 사는 생물도 물에 사는 생물도 살 수 있는 생명의 터전인데, 습지가 사라지면 그 속의 생물들도 모두 사라지고 맙니다.
습지는 지구온난화를 막아줍니다.
습지의 식물들은 지구온난화를 시키는 이산화탄소를 먹고 자라는데, 열대지방의 정글과 비슷한 정도로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화포천습지는 오늘도 조용히 지구를 지키고 있습니다.
또 습지는 홍수와 가뭄을 막아주며 물을 깨끗하게 해주는데, 홍수가 났을 때 물을 흠뻑 머금고 있다가 가뭄이 들었을 때는 물을 조금씩 내놓아 강이 마르지 않도록 합니다. 또한 습지의 식물과 미생물은 오염물질을 분해시켜 물을 깨끗하게 만듭니다.
현대의 습지는 시민들에게 즐거움과 휴식을 주면서 자연스레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줍니다. 화포천습지의 봄은 왕버들 여린 가지끝부터 옵니다. 그 봄은 아지랑이에서 연두색으로 다시 초록으로 와서 짙푸른 초록이 되면 큰그늘과 바람이 되어 시민들을 불러 들입니다.
또 습지에는 다양한 생물과 동물이 살아가는데 특히 이곳은 왕버들군락이 있으며 노랑어리연꽃뜰 등의 이름으로 탐방로를 중심으로 각각 아름다운 이름이 지어져 있습니다.
습지로 다가가는 길, 탐방로 입구입니다.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며, 왕버들과 물억새가 민낯으로 반깁니다.
"어서와, 화포천습지는 처음이지?"
화포천 습지에는 큰기러기나 청둥오리, 독수리 같은 겨울철새가 있기도 하지만 노랑할미새, 왜가리 등의 여름철새도 많습니다.
사람이 달아 준 새집과 새들이 스스로 만든 집이 공존합니다.
발이 빠지면 다시는 빼지 못 할 듯 한 습지입니다. 습지위로 물억새가 눕기도 했으며 겨울바람과 맞서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얼음이 살짝 언 듯 했는데 어쩌면 두껍게 얼었을 수도 있지만 습지에 함부로 발을 들이지 말아야 할 듯 했습니다.
노랑부리저어새 다리를 건너면 긴 탐방로가 있습니다. 여기저기 무분별한 탐방로로 환경과 자연이 파괴되기고 하지만 화포천 습지에서는 만족스러웠습니다. 봉하마을의 사자바위가 보였으니 탐방로끝의 둑을 오르면 봉하마을로 가는 자전거길이 있을 겁니다.
탐방로를 걸으며 오른쪽을 보니 역시 물억새가 굉장했으며 멀리 둑너머의 영강사와 갈대집이 보였습니다. 우리는 갈대집에서 바로 둑을 오르지 않고 빙 둘러 한림면에 위치한 화포천 습지 생태 학습관쪽으로 습지로 든 겁니다.
그때 철새가 후두두둑하며 날아 올랐습니다. 큰기러기일까요. 또 습지의 물억새 속에서 끊임없는 새들의 속삭임이 웅웅거렸습니다. 화포천 습지가 보다 더 자연에 가까웠다는 이야기겠지요.
새가 날고 있는 방향을 향해, 나아갈 방향을 향해 카메라 셔트를 연신 눌렀지만 줌에 한계가 있어 큰기러기인지 청둥오리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봉하마을에는 자전거 대여점이 있는데 그곳에서 자전거를 대여하여 팀방로를 달리면 되는데, 저는 자전거를 탈 줄 모르지만 얼라아부지 뒤에서는 탈 수 있는데 바람이 너무 강했습니다. 그저 핑계지요.
우리는 이정표까지만 갔습니다.
물억새입니다. 나무는 왕버들이고요. 곧 봄이 올테고 그러면 물억새와 왕버들 모두 새옷으로 갈아 입을 테고, 화포천 습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채워질 겁니다.
노랑부리저어새다리입니다. 다리를 중심으로 여러 안내와 주의사항이 있고 마치 철길 건널목같은 막대같은 게 있기도 하며, 구명튜브도 있습니다.
화포천습지공원 생태계를 파괴하는 동식물들입니다. 이것들은 외래종으로 번식력이 어마어마하여 토종 동식물을 위협합니다. 환경단체회원들이 가슴까지 올라오는 장화를 신고 전등을 비춰가며 뉴트리아를 사냥하는 방송을 봤는데 생김이 마치 악마같았습니다.
요긴한 귀화식물도 있지만 가시박은 나무를 사정없이 감아 결국 그 나무를 쓰러뜨리는 힘이 센 식물입니다. 하여 어릴때 뿌리를 뽑아야 하는데 대부분의 가시박나무는 절벽 내지 접근이 쉽지않은 곳에 또아리를 틀고 있습니다.
화포천 습지 생태 학습관이 있는 둑위에 다시 올랐습니다. 황새가 있는 봉순이길은 약 1.4km떨어져 있다기에 걸었습니다. 그런데 바람이 너무너무 찼습니다.
겨우 영강사와 갈대집이 마주보이는 곳까지 걷고 되돌아 섰습니다. 봄이면 좋을 텐데 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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