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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아이콘 평양냉면, 진해 목화냉면에서 먹다

by 실비단안개 2018.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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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3일

중앙시장 흥농종묘를 나온 우리는 이르긴 했지만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중앙시장에 들리면 보통 일미식당에서 냉면을 먹는데 이날은 진해에서 가장 맛있다는 목화냉면으로 갔습니다. 언젠가 한 번 목화냉면에 갔더니 쉬는 날이었기에 아쉬움이 많았었는데 이제서야 목화냉면을 먹습니다. 진해 맛집인 목화냉면은 진해 동백골목에 있는데 중앙시장 근처이기도 하며 일미식당 근처이기도 합니다.

- 창원시 진해구 제황로80번길 5. 055-546-4122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이 있었으며 그날 저녁 만찬 메뉴중 하나가 평양 옥류관 냉면이었습니다. 냉면은 여름철 별미로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일 텐데 저는 사철 비빔냉면을 좋아 했는데 요즘은 나이탓인지 물냉면을 더 찾습니다. 하여 목화냉면에서 평양식냉면(물냉면)을 주문했고 얼라아부지는 비빔밀면으로 했습니다.

카메라를 챙기지 않아 휴대폰 카메라로 찍었습니다. 목화냉면 내부이며 2층도 있는 듯 했습니다.

실내는 깔끔했으며 평양냉면의 주원료인 메밀의 효능과 냉면과 밀면을  맛있게 먹는 방법 등이 벽에 안내되어 있었습니다.

목화냉면은 냉면과 밀면을 함께 팔며, 1970년대 후반 '목화분식'이라는 상호로 가게를 개업해 1982년 밀면, 냉면을 팔기 시작했는데 2대째 냉면과 밀면을 직접 만듭니다. 용원과 석동에 분점이 있기도 합니다.



정직한 식당입니다.

차림표를 보면 평양냉면, 함흥냉면이 아니라 평양'식', 함흥'식'냉면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렇지요, 우리나라에서 먹는 냉면은 물냉면은 평양'식'이며 비빔은 함흥'식'으로 표현해야 맞을 듯 합니다.




드디어 평양식냉면이 나왔습니다. 육수는 한우 사골에다 감초, 파, 양파, 갖은 한약재를 넣고 끓였으며, 거무스름한 면위로 살얼음이 떠있고 양념장, 편육, 배, 오이, 파, 삶은 달걀, 달걀지단이 올려져 있습니다. 일반 냉면집의 물냉면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게 있다면 얇은 달걀 지단이  올려져 있습니다. 남북정상회담 만찬에 나온 평양냉면과 비주얼이 비슷했습니다.


음식은 가장 오래된 외교 수단이라고 할 만큼 각국 정상들이 정상회담 만찬 메뉴에 각별한 신경을 쓰지만, 늘 성공적이지는 않았다고 하는데 이날 정상회담 만찬의 메뉴는 대성공으로 평양냉면은 평화의 아이콘이 되었으며, 며칠동안 평양식 냉면집은 문전성시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평소에도 냉면을 즐기지만 남북정상회담을 떠올리며 이날 목화냉면을 찾았는데 목화냉면집을 택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국물맛을 봤습니다. 그런데 뭔가 빠진 그런 맛이었습니다. 평소에 길들여진 입맛에 맞지 않는, 닝닝하달까 아무튼 확 당기는 그런 맛은 아니었습니다.



육수를 살얼음이 덮었습니다.

평양냉면은 겨울 음식이라고 합니다. 온돌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뜨거워지는데 한밤중 뜨거운 온돌에 앉아 살얼음 낀 동치미에 냉면을 말아 먹는데, 가장 고급의 냉면은 꿩 삶은 육수에 동치미 국물을 섞어 만든 냉면이라고 합니다. 평양 지방에서 즐기던 냉면은 한국전쟁 이후 월남민에 의하여 전국에 퍼지게 되어 사계절 즐겨 먹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요즘 우리가 먹는 평양냉면은 현대인의 식성에 맞도록, 또 서울 사람들의 입맛에 맞도록 바뀌어 전통 평양냉면의 맛과는 차이가 있다지만 평양과 달리 사계절 우리는 차가운 국수인 냉면을 찾고 있습니다.



냉면의 고명을 살짝 뒤집어 봤습니다. 얇지만 큼직한 편육이 두 점 있었기에 만족스러웠습니다. 덤같아서요.

냉면위에는 다른 고명과 함께 달걀이 반쪽 있는데, 냉면발의 원료가 되는 메밀은 성질이 보통 쌀보다 거칠어서 빈속에 먹게되면 위내벽을 편치않게 합니다. 따라서 냉면을 먹기전에 먼저 달걀을  먹어 위내벽을 보호하는게 좋다고 합니다. 그리고 삶은 달걀을 풀어 구수한 맛을 더 높일 수 있다고도 합니다. 달걀을 먹는 방식은 본인의 마음이겠지요.

편육은 먼저 먹고 식초와 겨자를 첨가하여 육수에 달걀 노른자와 함께 비볐습니다.



제가 냉면을 정말 좋아 하는데 육수가 너무 차가워 그릇을 다 비우지 못 했습니다. 물론 이날 날씨가 흐리기도 했지만 육수가 너무 차가웠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비빔밀면입니다. 비빔빌면은 평양식냉면과 달리 주방에서 비벼져 나왔습니다. 하여 안내에 사리추가가 되지 않으니 미리 곱배기로 주문하라고 했습니다.

밀면은 부산에서 여름철에 즐겨 먹는 차가운 국수의 일종으로 부산 사람들에게는 여름이 되면 생각나는, 또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대표적인 음식입니다. 밀면의 종류로는 물밀면과 비빔밀면이 있습니다. 구포 국수, 돼지국밥 등과 함께 한국전쟁 시기를 전후하여 생겨난 것으로 추정되어 대표적인 피난 음식으로 꼽힙니다.

밀면의 연원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밀면이 한국전쟁 피난 시절 부산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북한 지역 출신의 실향민이 냉면이 먹고 싶었지만, 냉면의 주재료인 메밀을 구하기 어려워 당시 구호물자인 밀가루에 감자가루를 섞어 냉면 면발과 비슷하게 면을 뽑아 냉면 대용으로 쫄깃하게 먹으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1952년 개업하여 부산 밀면의 원조인 내호냉면의 대표는 "밀면은 원래 '밀 냉면', '경상도 냉면' 등으로 불렸으나, 성질 급한 경상도 사람들이 '밀면'으로 줄여 부르면서 정착되었다"고 전합니다.

진해 동심은 양이 너무 적었는데 목화냉면의 평양식냉면과 비빔밀면의 양은 보통이었습니다. 그리고 명사십리와 일미식당에서는 온육수가 나왔는데 목화냉면의 비빔밀면육수는 냉육수였습니다. 어쨌거나 제가 먹어 본 진해의 냉면집 평양식, 함흥식 냉면은 다 맜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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