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고라니 사체, 어쩌지

by 실비단안개 2018. 6. 17.
728x90

6월 4일

낮엔 덥기에 일찍 텃밭으로 가는 데, 우리 텃밭 입구에서 멈칫하며 뒤로 물러 나 최대한 멀치감치서 걸었습니다. 고라니 사체가 우리 텃밭 입구에  예전처럼 내장이 튀어 나와 있었기 대문입니다. 처음엔 사진을 찍을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기록이니 멀찌감치에서 줌으로 찍었습니다.

텃밭입구입니다. 요즘은 먹이가 많은 계절인데 어쩌자고 내려와서 사고를 당했을까요.



텃밭 뒷문을 열고 들어가 커피 한 잔으로 마음을 쓸어내린 후 9시가 되어야 주민센터가 문을 열기에 고추줄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고추줄을 치고 있는데 매실밭 할아버지께서 오시더니 노루가 죽어 있네 하시기에, 좀 있다 동사무소 문열면 전화하여 치워 달라고 할 거라고 했습니다. 언젠가 한 번 할아버지의 매실농장 근처에 고라니 사체가 있었는데 할아버지는 사체를 산에 들고 가서 묻었기에 도 그렇게 처리할까 봐서요.


고추줄을 치면서 계속 휴대폰을 보며 시간을 확인했습니다. 10분쯤, 주민센터에 전화를 하니 신일환경 연락처를 주었습니다. 예전에 고라니 사체를 발견했을 때 동물보호협회에 연락을 하니 사체는 처리를 않는다기에 창원시를 거쳐 주민센터까지 갔었는데, 당시 이런 일이 있을 땐 또 연락을 주세요 했기에 주민센터에 연락을 한 거지요. 그때도 지역의 신일환경에서 나왔었는데, 이때 신일환경에 연락을 하니 거의 20여분만에 연결이 되었습니다. 연결된 후 고라니 사체 처리를 부탁한다고 하니, 신일에서는 도로변의 사체만 처리를 한다고 하기에 여긴 신일환경 주차장 옹벽 아래며 도로변이라고 했더니 연락처를 달라고 하더군요. 확인 후 연락을 해 준다나요.


그리고 얼마후 신일환경에서 연락없이 현장에 와선 고라니 사체를 처리하고 있었습니다. 매실밭 할아버지 퇴근하시다 물끄러미 바라보시고 저는 얼른 휴대폰 카메라로 멀리서 찍었습니다.

인간과 들짐승이 공존하면 좋겠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보니 이런 일이 가끔 있습니다. 고라니가 먹이를 찾아 농로까지 내려오다 언덕에서 미끄러져서 죽는 경우가 대부분일 텐데, 겨울엔 도랑의 얼음위에서 발견되기도 하는데 그때는 초록이 가득한 요즘보다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또 사체를 발견할 경우 신고하기가 참 그렇더라고요. 주민센터는 앉아서 일을 하지만 현장에 나와 처리를 하는 신일환경 직원에게는 많이 죄송하지요. 그러나 제가 처리를 하지 못 하니 신고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고라니 사체 처리는 되었지만 텃밭 정문으로는 삼일째 되는 날부터 드나들었습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