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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가본 곳

밀양 시례 호박소, 출입을 금하노라

by 실비단안개 2018.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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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6일

16~17일, 1박 2일 초등학교 동창회가 밀양에서 있었습니다. 약 오후 3시즘 출발을 하다보니 밀양의 볼거리중 겨우 시례 호박소(詩禮臼淵)만 갔으며, 다음날 매실을 따야 했기에 저녁 식사 후 동네 친구와 함께 늦은 시간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시례 호박소는 밀양 명소 탐방때 한 번 다녀 온 곳입니다. 그때도 6월에 다녀왔으며 케이블카 시승을 하기도 했는데, 동창회에선 다음날 표충사와 케이블카를 탔다는 사진이 올라 왔습니다.


밀양 시례 호박소는 얼음골과 1.5km거리에 있으며 호박소입구에는 백운산 백연사가 있는데 가는 길에 태극기가 게양되어 있었습니다. 밀양시장이 자한당 후보가 되어 축하한다고 태극기를 게양했나 보다라는 농담을 하며 시례 호박소로 갔습니다. 호박소는 나무그늘을 따라 100여미터 걸으면 나오는 계곡위에 있지만 가는 길이 힘들다거나 그러지는 않습니다.




밀양 팔경중 한 곳인 시례 호박소의 설명이 있었습니다.

시례 호박소는 해발 885m의 백운산 자락 계곡에 위치하며, 백옥 같은 화강암이 수십만년 동안 물에 씻겨 커다란 소(沼)를 이루었는데, 그 모양이 마치 절구(臼)의 호박같이 생겼다 하여 호박소 또는 구연(臼淵)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명소에는 전설이 있는데, 전해지는 전설에 의하면 "이곳에 용이 있으며 깊이는 헤아릴 수 없고, 가뭄에 범이나 돼지 머리를 넣으면 물이 뿜어 나와서 곧 비가 된다."하여 기우제를 지내는데 이는 옥황상제에게 벌을 받아 용이 되어 하늘로 승천하지 못한 이무기가 소(沼) 속에 굴을 파고 살고 있으며, 자기가 살고 있는 연못 속에 더러운 것이 들어오면 그것을 씻어내기 위해 조화를 부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호박소는 백운산 자락 계곡에 있으며 밀양시 산내면 삼양리인데 왜 시례 호박소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며 오래전 검색을 했었는데, 답이 있었습니다.

질문 : 밀양8경중 하나로 시례호박소(시례구연)이라는 용어를 너무나 자연스럽게들 사용하시고 계십니다. 그런데 시례호박소의 시례의 의미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아마 중국 고전에 나오는 용어인 모양인데 그 의미를 알려주십시요.


답 : 시례(詩禮)라는 말의 어원은 영남알프스의 주봉(主峰)인 가지산(迦智山)의 다른 이름인 실혜산(實惠山)에서 나온 것으로 실혜(實惠)가 시례(詩禮)로 바뀌었으며, 실혜산의 아랫마을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 참고문헌: 밀양지명고-


시례 호박소로 가는 오솔길에 백옥같은 하얀 꽃들이 떨어져 있었으며, 올려다보니 나무에 피어 있기도 했습니다. 함박? 아닌데.

야사모에 동정을 구하려고 글쓰기를 하니 글이 올라가지지 않아 6월 계곡에 피는 하얀꽃으로 검색을 하니 노각나무꽃이었습니다.

낙화시절에 만나 아쉽긴 했지만 귀한 노각나무꽃을 만났습니다.


지난해 11월 블로거 모임에서 배내골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석남사로 갔는데, 가는 길에 해딴에 김훤주 대표가 나무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블로거들끼리의 나들이는 가는 길 오는 길에 음주가무가 없고 언제나 학습하는 분위기라 좋습니다.



석남사로 가는 천년나무 사잇길에서 만난 노각나무입니다.

마치 버짐이 핀 듯 한 이 나무는 차나무과며 학명은 Stewartia(스테와르티아) koreana입니다. 세계가 공통으로 쓰는 학명에 'koreana'라는 지역 이름이 들어간 순수 토종나무이니 더욱 우리의 정서에 맞을 것 같은 나무인데 아직까지 그 가치만큼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노각나무는 소박하면서 은은한 꽃이 피고 비단결같이 아름다운 껍질을 갖고 있으며, 가장 품질 좋은 목기(木器)를 만들 수 있는 나무며 쟁기도 만든다고 합니다. 번거로움을 싫어하고 낯가림이 심하여 사람이 많이 다니는 야산에서는 거의 만날 수 없고, 아름드리로 자랄 수 있는 큰 나무이나 깊은 산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옆에 자태를 숨기고 조용히 살아가는 나무랍니다.

호박소로 가는 길에 만난 노각나무꽃에 반해 나무의 수피를 확인하지 못 했지만 노각나무꽃이 맞지 싶습니다.

흰 꽃은 크고 가운데에 색깔이 선명한 주황색 수술이 있으며, 6~7월에 피며 10월에 오각형의 삭과가 열린다고 합니다.



시례 호박소에 닿았습니다. 그런데 출입금지구역이 되어 있었습니다. 오래전 갔을 때 수심이 깊으니 수영을 금한다는 안내가 있었는데 나들이객들은 깊은 호박소에 들어 가 수영을 즐기기도 했으며 익사사고 기사를 접하기도 했는 데, 결국 우리는 의무를 다하지 않아 아름다운 호박소를 눈앞에 두고 더는 가까이 하지 못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동창생들은 막힌 그곳에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보기에도 시원한 시례 호박소입니다.



2012년 6월의 시례 호박소 풍경입니다. 당시 들어가지 말라는 안내글과 금줄같은 출입금지줄이 있었습니다. 호박소근처에 갈 수 없다보니 아름다운 계곡의 바위도 걸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돌아 서 내려와 맞은 편으로 갔지만 그곳에도 호박소 근처까지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더는 가까이 갈 수 없었습니다. 어쩌면 다행일 수도 있습니다. 자연도 쉬어야 하니까요.




자유는 스스로 지켜야 하는데 우리는 자유의 가치를 너무 모르는 듯 합니다. 호박소를 눈앞에 두고 멀뚱히 구경만 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도리가 없지요.




타박타박 걸어 주차장으로 가는 길입니다. 건너편에 여행객 혼자 책을 읽고 있는 듯 했으며, 아래의 작은 소에는 청소년들이 이른 물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노각나무꽃을 만났으니 큰수확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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