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벌에 쏘여 응급실로 / 떨어진 단감과 잎 청소 중

9월 26일

추석이 지나갔으며 아이들도 떠났습니다.

집에 있자니 심심하여 텃밭으로 갔습니다. 떨어진 단감과 잎 청소라도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여름 폭염과 가을장마로 단감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떨어진 단감잎은 아침이면 이슬에 젖어있기에 텃밭으로 가는 길이 미끄럽기도 합니다.

 

 

 

떨어진 잎은 미끄러우며 떨어진 단감은 말벌을 부르기에 이즘이면 텃밭에 가는 일이 위험하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오가피꽃이 말벌을 많이 불러 모으기도 하지요.

 

 

병이 든 단감입니다. 병든 단감에서 과즙이 흐르다보니 역시 말벌이 대듭니다.

 

 

뭐 부터 해야할지 막막한 텃밭에서 적갓과 겨울초 파종을 하려고 얼라아부지가 떨어진 단감을 치우고 있습니다.

 

 

 

간혹 잘생긴 단감이 있기도 하지만 잎이 병이 들어 단풍이 든듯 합니다.

 

 

28일, 텃밭문을 여는데 떨어진 단감과 잎으로 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에 26일 갈고리로 잎과 단감을 긁고 호미로 흙을 퍼내어 문이 제대로 열리고 있습니다. 주변의 언덕과 계단을 덮은 이파리를 거의 다 긁었는데 그때 땅벌집을 건드린 모양입니다.

 

 

 

긁은 단감잎은 무궁화울쪽으로 모아 두었습니다. 이대로 두면 썩어 거름이 되거든요.

 

 

26일

갈고리질을 하는데 머리왼쪽이 약간 이상했습니다. 더웠기에 모자를 벗고 일을 했습니다. 두어번 툭툭치고 다시 일을 하는데 따끔했습니다. 말벌이다.

텃밭에 말벌이 많으며 몇해전에는 소방서에 연락했지만 철거를 하지 못 했다가 태풍으로 말벌집이 떨어진적이 있습니다. 소방관의 말씀이 높은 나무라 우리도 사람이라 무섭다면서 에프킬라를 주고 돌아 갔습니다. 그래도 태풍으로 떨어져 다행이다 싶었는데 해마다 포도가 익을 때와 오가피꽃이 피어 열매가 익을 때, 단감이 익을 때면 어김없이 말벌이 날아 듭니다.

 

7월 28일 오전, 밖에서 무심코 베란다쪽을 보는 데 벌집이 있었습니다. 119로 연락을 하니 금방 도착했습니다. 근처에 공단이 있다보니 소방서가 가까이 있습니다. 벌집만 보면 말벌집인줄 알고 말벌집 제거를 부탁했지요.

 

  소방관은 한 손에 토치 다른 손에는 스프레이 살충제를 들고 벌집을 향해 쐈습니다. 벌집이 떨어지자 발로 쓱쓱 문지른 후 돌아 갔는데 말벌보다 좀 약한 벌이라고 했습니다.

 

 

  지난해 9월 일터에서 말벌집 제거때 찍은 말벌입니다.

 

 

우리앞집의 아주머니는 이태전 텃밭에서 개가 땅벌집을 거드려 땅벌에 머리가 쏘여 돌아가셨습니다.

말벌에 쏘였으니 더 위험할 것 같아 호미와 갈고리, 들고 간 커피 등 모두 그대로 두고 텃밭문만 잠그고 집으로 왔습니다. 119불러야 하나, 아니지, 움직일 수 있으니 택시를 불러야지.

택시콜을 했는데 택시는 아주 늦게 왔습니다. 걸어서 소방서 삼거리에 가니 택시가 오기에 돌려서 탔습니다. 택시가 조금만 더 늦게 왔더라면 소방서에 가서 도움을 청했을 겁니다.

기사님께는 벌에 쏘였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과속을 하면 더 위험할 수 있으니까요.

 

용원의 병원 응급실로 가서 말벌에 쏘였다고 했습니다. 혈압과 맥박을 재고는 응급실에서 접수를 받았습니다. 그리곤 3층으로 가서 대기하라고 했습니다.

벌에 쏘여 따끔거리며 온 머리가 질근거리는데 의사와 간호사는 일상적으로 보는 그런 업무를 보는 듯 했기에 짜증이 확 났지만 3층으로 가서 기다렸습니다. 앞 대기환자 8명.

드디어 차례가 왔습니다.

말벌에 쏘인 것 같다고 하니 간호사가 머리카락을 뒤적거렸습니다. 침을 뽑아야 한다면서요. 그렇지만 벌침을 찾지 못 했습니다.

의사와 상담후 주사 두 대를 맞고 약을 5일분 처방받아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와서 약을 먹은 후 잤습니다.

밤까지 아프더니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만 약간 아픈 정도였습니다.

벌에 쏘였을 경우 호흡이 곤란하지 않으면 괜찬하다네요.

다음날은 억지로라도 일을 쉬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말벌에 쏘인 환자니까요.

 

28일, 얼라아부지에게서 스프레이 살충제 한 통 가져오라는 전화가 왔습니다. 텃밭에 있는데 다 쓴 모양입니다.

비싼 제충국킬라를 주니 계단옆에 땅벌집을 거드렸다면서 땅벌이 아주 많으니 근처에 가지 말라며 킬라를 마구뿌렸습니다. 그리곤 삽으로 입구를 봉했지만 땅벌이 계속 날았기에 킬라 한 통을 다 뿌렸습니다. 그래도 땅벌은 날아 다녔습니다.

 

위키백과에서 가지고 온 땅벌 정보입니다.

땅벌(Vespula flaviceps)은 말벌과에 속하는 벌의 한 종류로 땅 속이나 숲 속에 층층히 된 집을 짓고 산다. 방언으로 땡삐, 오빠시라고도 한다. 몸 길이는 대략 15mm 정도로, 말벌보다 작다. 검은색 몸에 황색 선이 있다. 주로 수액이나 과일을 먹지만 꿀벌 등 작은 곤충을 사냥하기도 한다.

무리가 땅 속에 집을 짓는 특성 상 사람들이 둥지를 모르고 건드릴 수가 있는데, 둥지를 건드릴 경우 무리를 지어서 한꺼번에 몇십 마리씩 달려드는 특성이 있다.[1] 건드리지 않으면 사람을 쏘지 않으나, 땅 속에 집을 짓기 때문에 벌집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아 발견이 어렵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한편, 국립생물자원관은 땅벌의 독을 이용한 동물용 사균백신 제조법을 개발했다. 땅벌 독을 이용한 살모넬라 사균백신을 제조하고 4개월간 동물 실험을 실시했는데, 기존 사균백신이 보통 병원균에 대해 50% 미만의 생존율을 보인 반면 땅벌 독을 이용한 사균백신은 60~80%의 생존율을 보였다. 또 땅벌 독을 이용한 백신은 기존 백신과 달리 항원 단백질의 물리·화학적 특성이 유지돼 접종 후 면역 물질이 더 많이 나타나 면역 증가제가 필요없었다. 연구진은 땅벌 독을 이용한 사균백신이 살모넬라균 외 포도상구균 등 다른 병원균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다른 백신 제조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 국내 연구진, 땅벌 독에서 동물용 사균백신 제조법 찾아

 

 

9월 30일

그나마 성한 단감나무입니다. 단감이 익고 있으며 잎은 푸릅니다.

 

 

 

요즘 텃밭에 가면 떨어진 단감을 줍는 게 일입니다. 나무가 높아 홍시를 딸수 없으니 떨어진 홍시를 친정에 드리는데, 얼라아부지가 지인에게 드린다고 단감을 한바구니 땄습니다. 나무에서 따긴 했지만 상품성은 없었습니다. 지독한 폭염이었으며 가을장마였습니다.

 

 

떨어진 단감과 잎을 치운후 적갓과 겨울초를 파종했는데 새싹이 난 위로 단감잎이 계속 떨어지고 있기에 새싹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떨어진 잎을 줍고 있습니다. 이번 태풍이 큰비와 강한바람을 동반한다고 했으니 병든 잎은 다 떨어지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