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1~17일
11일, 텃밭에서 앞산을 보니 벚꽃이 진 자리에 아카시꽃이 하얗게 피었습니다. 이팝나무꽃이 질 무렵, 부처님 오신날 전후로 피는 향기로운 꽃입니다. 멀리 있어도 그 향기가 전해지는 꽃입니다.
14일
텃밭으로 가는 농로 도랑입구입니다. 입구부터 아카시, 찔레꽃, 국수꽃이 피어 있습니다. 얼른 휴대폰을 꺼내 풍경을 담았습니다.
아카시아는 콩과에 속한 아카시아속 나무를 통틀어 이르는 말로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이며, 전세계에 분포한다고 합니다.
아카시아나무는 원래 아까시나무로, 아까시나무의 학명 Robinia pseudoacacia (로비니아 슈도아카시아)는 바로 '가짜 아카시아'라는 뜻으로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아까시나무를 두고 아카시아로 잘못 불러왔던 것인데 자꾸 부르다보면 가짜가 참처럼되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아카시아입니다.
하도 많은 사람들이 아까시나무를 아카시아라고 부르니 국립국어연구원이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이 그만 아까시나무를 아카시아로 부르도록 인정해 버렸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이젠 '아까시나무'를 '아카시아'로 불러도 되게 되었습니다.
아까시나무는 일제에 의해 황폐지 복구용 또는 연료림으로 도입 되었지만 왕성한 맹아력으로 수종을 변경할 때 애를 먹는 나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시가 접근을 막는 구실을 하기 때문에 땔감 이외에는 환영받지 못했는데, 사실 아까시나무는 척박한 곳에 식재를 하면 땅속 공기 중의 질소를 빨아들여서 토양에 비료성분을 생성하는 뿌리혹박테리아를 만들어 토지를 비옥하게 하는 작용도 하고, 수평으로 뻗어가는 뿌리로 인해 흙이 떠내려가는 것을 막아주며, 꽃이 피는 5월에는 밀원식물로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아카시꽃은 5~6월에 피고 희며 총상화서(總狀花序 긴 꽃대에 여러 개의 꽃이 어긋나며 피는 꽃차례)로 나비 모양이며, 길이는 15∼20㎜로 향기가 강하며, 꽃은 송이가 크기에 푸짐한 팝콘같은데 꽃보다 향기가 먼저 꽃이 피었음을 알려주는 식물입니다.
찔레꽃입니다. 아카시아꽃만큼 향기가 진하진 않지만 찔레꽃도 5월의 향기로운 꽃입니다.
찔레꽃이 필즘이면 블로그 배경음악을 찔레꽃 몇 곡으로 채웠는데 지금은 배경음악이 서비스가 중단되었기에 아쉽습니다.
하얀 꽃 순박한 꽃 찔레꽃 ~
찔레꽃을 보면 장사익의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자주 부르며 들었던 이원수의 찔레꽃도 있습니다.
찔레꽃 / 이원수
찔레꽃이 하얗게 피었다오 / 누나 일 가는 광산 길에 피었다오 / 찔레꽃 이파리는 맛도 있지 / 남 모르게 가만히 먹어 봤다오 / 광산에서 돌 깨는 누나 맞으러 / 저무는 산길에 나왔다가 / 하얀 찔레꽃 따 먹었다오 / 우리 누나 기다리며 따 먹었다오
찔레꽃은 엄마며 밥이며, 그리움이며 기다림입니다.
'찔레꽃이 필 무렵이면 딸내 집도 안 간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예전엔 찔레꽃 필 무렵은 춘궁기로, 우리 어릴땐 찔레의 여린순을 따 껍질을 벗겨 먹기도 했는데 엄마는 찔레꽃으로 떡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고 했습니다.
향기로운 5월 도랑가를 따라 텃밭으로 가다보면 도랑가 언덕에 국수꽃도 피어 있고 덜꿩(? 가막살)나무꽃도 피어 있습니다. 모두 하얀색꽃들입니다.
5월은 순결한 달인가 봅니다.
덜꿩나무와 헷갈리는데 가막살나무꽃 같습니다. 언덕에 피어 위험했습니다.
혹시나 싶어 찍어 두었던 열매인데 덜꿩나무 열매같습니다. 가막살나무의 열매는 넓은 달걀형이며 덜꿩나무의 열매는 둥글다고 했거든요.
17일
며칠동안 많이 바빴습니다. 꽃은 오전에 담아야 색이 고운데 오전을 막 넘길 시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더 늦기전에 담아 두어야 했습니다.
그 사이 찔레가 많이 피었습니다.
텃밭에 2년전 연분홍 찔레를 구입하여 심어 두었는데 이제 봉오리를 맺었습니다. 기대가 큽니다.
찔레는 아주 가끔 분홍빛이 도는 꽃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찔레는 꽃으로 담기에는 늦었지만 흐드러진 풍경이 좋아 담았습니다. 같은 동네라도 지대에 따라 꽃이 피는 시기는 조금씩 차이가 남을 알 수 있습니다.
때죽나무꽃입니다. 옆에는 아카시꽃도 피어 있고 으름덩굴도 있습니다.
이 도랑에는 여러 종류의 식물이 있지만 이른 봄에 피는 귀한 풀꽃은 없습니다. 그래도 철마다 계절을 알려주는 꽃이 피니 다행이지요.
때죽나무꽃이 예전만큼 많이 피지 않습니다. 도랑가에 큰생강나무도 있었는데 죽었는지 꽃이 피지 않았습니다. 식물이 고사하는 건 환경의 변하탓일 가능성이 큽니다.
때죽나무는 바람에 살랑일 때도 예쁘지만 도랑물에 떨어진 꽃이 백미인데, 올해는 아주 조금이었습니다.
때죽나무꽃이 떼로 떨어졌을 때입니다.
때죽나무는 때죽나무과의 나무로 한국, 중국, 일본 원산이며 갈잎 큰키나무입니다.
10~15m쯤 자라며 추위와 공해에 매우 강하고, 잎은 어긋나고 달걀 모양이거나 긴 타원 모양이며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조금 있거나 없으며, 5~6월에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총상꽃차례에 길이 1~2 cm 정도의 조그만 흰색 꽃이 2~6개씩 매달려 고개 숙인 듯 아래를 향하여 피는 겸손한 꽃입니다.
서양에서는 때죽나무의 흰 꽃에서 종(鐘)을 연상했는지 스노우벨(snowbell)이라고 표기한다고 합니다.
때죽나무는 그늘이 많이 진 곳에서는 거의 자라지 않으며 계곡이나 시냇가 주변 등의 물기가 많은 토양에서 잘 자란다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산에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때죽나무의 열매와 잎 안에는 어류 같은 작은 동물을 마취시킬 수 있는 '에고사포닌' 성분이 들어 있어 열매와 잎을 찧어서 물에 풀면 물고기가 순식간에 기절한다고 해서 나무의 이름이 고기가 떼로 죽는다(떼죽→때죽)는 데서 생겼다는 설이 있습니다.
꽃이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정원에 흔히 심으며, 꽃은 향수의 원료가 되며, 열매는 비누로 만들기도 하고, 감기약, 항균제 등의 약으로 쓴다고 합니다.
물고기만 떼로 기절시키는 게 아니라 꽃도 떼로 피었습니다.
때죽나무꽃과 비슷한 꽃이 피는 나무로 쪽동백나무꽃이 요즘 피는데, 지난해 서울숲공원에서 만난 쪽동백나무꽃입니다.
쪽동백나무도 때죽나무과로 형제나 마찬가지인데 잎사귀가 서로 다릅니다. 쪽동백나무 잎은 둥그스름한 모습이 얼핏 오동나무 잎이 연상되는데, 손바닥을 펼친 만큼의 크기에서부터 때로는 잎 한 장으로 얼굴 전부를 가릴 수도 있을 정도로 큽니다. 그래도 같은 피라고 꽃모양도 거의 같고 껍질도 서로 구분이 안 될 만큼 비슷합니다.
이꽃은 때죽나무꽃입니다.
때죽나무는 아카시아꽃 아래에 피어 있었으며, 조금 높은 곳에는 아카시꽃이 한창이었습니다.
내년에는 서둘러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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