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6일 ~ 30일
"누구든 이별후의 그리움으로 목이 메는 가을이거든, 그리움으로 힘겹거든 선운사로 가라. 선운사 숲그늘엔 ‘그리움’으로 맺힌 꽃무릇이 지천이다. 쓴 소주 몇잔에 잊혀질 사랑이 아니라면, 영영 가슴 한켠에 남을 사랑이라면 꽃무릇의 가슴 저미는 사연과 타오르듯 세찬 꽃불로 질긴 그리움을 잠시, 아주 잠시나마 태워버려도 좋으리라.”
이시목 시인의 '내마음속 꼭꼭 숨겨둔 여행지'중에서
다른 곳에는 꽃무릇이 지고 있을 때인데 텃밭에는 일찍 핀 꽃무릇은 지고 있기도 하지만 지금 한창입니다.
9월 26일부터의 기록이지만 텃밭의 꽃무릇은 해가 잘 드는 곳에는 이미 피어 있었습니다.
텃밭의 파라솔이 있는 곳과 위언덕에 핀 꽃무릇입니다.
농로를 걸어 텃밭가까이 가서 위를 보면 붉은 꽃무릇은 마치 불을 놓은 듯 붉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마을 지인에게서 몇 뿌리를 얻어 텃밭 여기저기에 심었다가 2년전에는 모아 심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훨씬 풍성해졌습니다. 문제는 잡초가 많이 자라 근처에 갈수가 없다는 겁니다.
꽃무릇을 우리는 상사화라고도 하는데 '석산(石蒜)'입니다.
석산은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서해안과 남부 지방의 사찰 근처에 주로 분포하고, 가정에서도 흔히 가꾸는 대표적인 가을꽃입니다. 사찰 근처에 많이 심은 이유는 이 식물에서 추출한 녹말로 불경을 제본하고, 탱화를 만들 때도 사용하며, 고승들의 진영을 붙일 때도 썼기 때문입니다.
석산을 상사화라고 하는데, 석산은 상사화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긴 합니다. 우선 석산과 상사화에는 무릇이라는 공통된 별칭이 들어 있는데, 석산은 '가을가재무릇', 상사화는 '개가재무릇'이라고 합니다. 두 꽃을 언뜻 보면 아주 비슷한데, 특히 잎과 꽃이 함께 달리지 않는 것이 똑 같습니다.
꽃 색깔은 다른데 석산은 붉은색이고 상사화는 홍자색이며, 상사화는 여름꽃이고 석산은 가을꽃입니다.
석산은 꽃대의 높이가 30~50㎝ 정도로 자라며, 반그늘이나 양지 어디에서나 잘 자라고, 물기가 많은 곳에서도 잘 자라는 품종입니다. 피처럼 붉은 빛깔의 꽃과 달걀 모양의 비늘줄기가 가진 독성 탓에 '죽음의 꽃'으로 여겨져 왔는데, 그래서인지 꽃말도 죽은 사람을 그리워하는 '슬픈 추억'이라고 합니다.
3월 19일 텃밭의 상사화 잎과 7월 26일 텃밭의 상사화가 꽃잎을 열기 시작했으며, 집의 손바닥 화단의 상사화는 만개했었는데 태풍으로 쓰러졌습니다.
상사화는 꽃보다 잎이 먼저 나지만 석산은 꽃이 진 다음 잎이 나는 것이 다릅니다.
상사화도 석산과 마찬가지로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분포지역은 석산이 서해안과 남부지방이며, 상사화는 중남부 지방이다보니 이곳 진해 근처에서는 상사화와 석산 모두 볼 수 있습니다.
상사화는 봄철에 비늘줄기 끝에서 잎이 모여나는데 길이 20~30cm 정도의 선 모양을 하고 있으며, 꽃줄기가 올라오기 전인 6~7월이면 잎이 말라 죽으므로 꽃이 필 무렵이면 살아있는 잎을 볼 수 없습니다.
꽃은 장마철을 막 넘기는 7~8월에 꽃줄기가 길게 자라 그 끝에 4~8개의 꽃이 산형 꽃차례를 이루며 달려 핍니다. 빛깔은 연한 홍자색이고 길이는 9~10cm이며 작은 꽃자루의 길이는 1~2cm입니다. 꽃차례받침은 여러 개로 갈라지는데 갈라진 조각은 막질이고 길이 2~4cm의 댓잎피침형입니다. 꽃덮이는 밑 부분이 통 모양이고 6개로 갈라져서 비스듬히 퍼지는데 갈라진 조각은 길이 5~7cm의 거꾸로 선 댓잎피침형이며 뒤로 약간 젖혀집니다. 6개인 수술은 꽃덮이보다 짧아 꽃 밖으로 나오지 않으며 암술은 1개이고 씨방은 하위이며 3실입니다.
석산(꽃무릇)의 꽃봉오리와 피어 나는 모습입니다. 수수하게 봉오리를 맺은 후 요란스럽지 않게 꽃잎을 연 후 불꽃같은 모습으로 변하는데, 꽃은 9~10월에 적색으로 피며 크기는 길이가 4㎝, 폭이 0.5~0.6㎝로 끝부분이 뒤로 약간 말리고 주름이 집니다. 열매는 상사화처럼 맺지 않습니다.
막 피어난 석산은 가장 붉은 빛이며 꽃밥은 노란색입니다.
28일
마늘밭 비닐멀칭을 한 후 급하게 우리 텃밭으로 갔습니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석산은 더 붉어졌습니다.
언덕에 집중적으로 심었더니 많이 피긴 했는데 잡초로 인해 뱀을 밟을까봐 들어 가지 못 합니다.
텃밭 쉼터옆에도 있으며 쉼터 아래에도 석산이 피었고, 계단옆 땅두릅옆에도 피었으며 꽃길의 구절초밭둑에도 피어 있고, 집의 손바닥화단에도 피었습니다. 구절초밭둑에 가장 먼저 피었었는데 먼저 핀 석산은 조금씩 지고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핀 석산이 지고 있습니다.
몇 송이나 될까요?
조용히 내리던 비가 세차지고 있었습니다.
꽃불이 놓인 텃밭에 새깃유홍초의 빨간 꼬마등까지 불을 밝혔습니다.
30일
흐렸지만 텃밭으로 갔습니다. 이틀전 비가 너무 세차게 내려 찍지 못 한 새깃유홍초입니다.
더러는 지고 있기도 하지만 새꽃대가 꽃을 피우고도 있습니다. 파라솔 탁자에 기댄 하얀꽃은 미국개망초입니다. 개망초도 예쁘기는 하지만 이 꽃은 또 다른 맛이 있기에 심었더니 아주 풍성하게 피었습니다. 키가 자꾸 자라기에 장마가 오기전 3번 잘라 주었는데도 키가 너무 큽니다.
석산이 지는 모습입니다. 탈색한 듯 합니다. 며칠동안 사정없이 불을 놓았으니 지칠만 하지요.
이렇게 지고 나면 새잎이 금방 납니다.
9월 26일, 28일, 30일날의 꽃무릇입니다.
10월경 꽃이 시들면 알뿌리(↘)에서 새잎이 올라오는데, 잎은 넓은 선 모양이며 짙은 녹색으로 광택이 나며 잎의 길이는 30~40㎝, 폭이 1.5㎝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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