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6 ~ 30일
가을이 깊어 가는 요즘 도랑이나 들에서 만나는 꽃중에 아주 청초한 고마리라는 꽃이 피어 있습니다. 하나 둘이 아닌 지천으로 깔려 있다시피 합니다.
고마리는 마디풀과로 1년생 초본으로 종자로 번식합니다.
고마리는 한포기씩 자라는 것이 아니라 무리지어 자라는 풀이며, 잎의 생김새는 시골에서 쓰는 삽을 닮았습니다. 다른 이름으로는 꼬마리, 고만잇대, 꼬마니, 극엽료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충청도 시골에서는 돼지가 잘 먹는다고 하여 돼지풀 이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8~9월에 연분홍색 또는 흰꽃이 무리지어 피면 작은 꽃들이 볼 만하며, 줄기는 가지를 치면서 50~70센티미터까지 자라는데, 특히 줄기가 모가 졌으며 갈고리와 같은 작은 모양의 가시가 연이어 나 있습니다. 잎은 마디마다 서로 어긋나게 자리하며 밑부분이 날개처럼 벌어져 갈라진 창처럼 길쭉한 삼각형 모양을 하고 있으며, 끝은 뾰족하고 잎자루를 가졌는데 잎자루와 잎맥에는 갈고리와 같은 가시가 있습니다.
또 고마리는 봄나물로 먹을 수 있습니다. 봄부터 여름사이에 연한잎과 줄기를 베어다가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나물로 해 먹거나 된장국을 끓여서 먹는데, 매운맛이 있어서 물에 잘 우려낸 다음 조리해서 먹을 수 있습니다.
가을에 씨앗이 영글 때 전초를 채취해서 솥에 넣고 거기에 감초와 대추를 추가해서 물을 적당히 넣고 고약처럼 될 때까지 약한불로 24시간 이상 오래 달여서 숟가락으로 떠서 물엿처럼 길게 늘어지도록 엑기스를 내어 냉장고에 보관해 놓고 찻숟가락으로 한 숟가락씩 더운 물에 풀어서 복용하면 위염, 요통, 소화불량, 시력회복, 팔다리 아픈데, 방광염, 이질, 간염에 좋은 효험을 볼 수 있다. 우리 곁에 군락을 이루고 자라는 가장 흔한 풀이 우리 인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참으로 놀라울 정도로 신비로운데, 하지만 너무 흔하다 보니 그 가치를 모르고 지나칩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3월에 고마리는 새싹을 틔웁니다. 새싹은 잡초같지 않지만 너무 많이 나기에 잡초구나 하게 됩니다. 3월 물이 차가운 텃밭 웅덩이에는 고마리의 새싹이 둥둥 떠다니기도 합니다.
그중에 뿌리를 잘 내린 웅덩이의 고마리입니다. 꽃이 투명하여 차마 만질수가 없습니다.
아직 고마리꽃으로 차를 만들어 마시지 않았지만 벌나비가 많이 날아 드는 걸로 봐서 특유의 향이 있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고마리가 많이 핀 도랑가를 걸을 때는 향을 느낄수 없었습니다.
태풍 타파로 도랑의 고마리가 도랑물에 쓸려 스러졌습니다. 고마리가 필 때면 꼭 큰비가 내려 이렇게 됩니다.
27일
배추밭 뒤의 빈곳에 핀 고마리입니다. 고마리 사진 찍으려고 얼라아부지에게 배추밭 좀 둘러 봐야겠다는 거짓말을 했습니다. 둘이서 마늘 파종밭을 만드려고 가던 참이었거든요.
줄기는 가지를 치면서 50~70센티미터까지 자라는데, 특히 줄기가 모가 졌으며 갈고리와 같은 작은 모양의 가시가 연이어 나 있습니다. 잎은 마디마다 서로 어긋나게 자리하며 밑부분이 날개처럼 벌어져 갈라진 창처럼 길쭉한 삼각형 모양을 하고 있으며, 끝은 뾰족하고 잎자루를 가졌는데 잎자루와 잎맥에는 갈고리와 같은 가시가 있습니다.
9월 30일
26일날 찍을 때 태풍으로 쓰러졌던 고마리가 회복되고 있었습니다. 회복력이 강한 듯 보이지만 그 사이에 꽃이 많이 피어난 것입니다. 물론 회복력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 식물입니다.
텃밭으로 가는 도랑에는 고마리가 아주 많습니다. 하루 종일 고마리아 놀아라고 하더라도 잘 놀 수 있을 정도입니다. 도랑물에 반영된 고마리입니다. 도랑의 폭이 좁아 아쉽긴 했지만 이 정도 풍경이라도 볼 수 있으니 다행이지요.
고마리가 필때면 물봉선도 피어 있습니다.
고마리꽃이 필 때 고마리꽃과 비슷한 꽃의 며느리밑씻개도 꽃이 핍니다.
고마리와 마찬가지로 마디풀과이며 덩굴성 한해살이풀과로 개화기는 고마리보다 조금 이른 7~9월에 피며 색은 연한 홍색입니다.
우리나라 각처의 산과 들의 햇볕이 좋은 곳이면 어디서든 자라며, 덩굴의 길이는 1~2m 정도입니다. 붉은빛이 도는 가지가 많이 갈라지면서 뻗어가며 자라는데, 다른 물체에 잘 붙도록 가시가 나 있습니다.
잎은 어긋나며 잎의 모양은 심장형이고 줄기에는 붉은빛을 띤 갈고리와 같은 가시가 아래로 촘촘히 나 있습니다. 7~9월에 전체적으로 연한 홍색의 꽃이 줄기나 가지 꼭대기에 달리는데 꽃의 끝 부분은 적색입니다. 열매는 남색으로 익었다가 검게 변하고 광택이 많이 납니다.
잎과 줄기의 가시가 고마리와 확연히 다릅니다.
며느리밑씻개와 비슷한 이름을 가진 꽃으로 며느리배꼽이 있습니다.
며느리배꼽은 마디풀과 개여뀌속의 덩굴성 1년초로 같은 속인 며느리밑씻개와 비슷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데, 며느리밑씻개가 기본종으로 이름지어진 후, 둥근 턱잎 안에 열매가 들어있는 모양이 못 생긴 배꼽을 닮은데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쁘고 귀여운 모습에는 접두어로 각시를 사용한 반면에 못생기고 미운 모양에는 며느리를 붙히는 것은 대접보다는 구박덩어리의 의미가 내포된 느낌이 많은데, 개불알풀이나 며느리밑씻개 따위의 이름을 붙인 사람은 다름 아닌 일본인입니다. 별사탕처럼 예쁜 꽃이지만 듣기도 부르기도 민망한 며느리밑씻개 등 우리땅의 식물명도 독립이 필요합니다.
며느리배꼽은 꽃이 피었나 싶으면 이내 둥글둥글 열매가 됩니다.
왼편의 꽃봉오리가 열리면 하얀꽃이 나오는데 이때는 다른 꽃에 눈이 팔려 며느리배꼽꽃을 놓치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열매가 익어 가고 있습니다.
며느리배꼽의 열매가 보랏빛으로 익으면 가을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며느리밑씻개는 열매를 만나기 쉽지 않으며, 며느리배꼽은 꽃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며느리배꼽의 열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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