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1일
채소를 장만하고 여름꽃을 찍고 있는데 아버지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버지는 6월 말일날 화분 더미에 넘어져 등의 피부가 4분의 1 정도 벗겨졌으며 갈비가 골절되어 며칠 동안 입원을 하기도 했으며, 계속 통원치료를 받습니다.
병원이 용원이다보니 택시비와 진료비가 만만치 않게 들었는데, 꼭 3주 만에 통원치료를 마쳤습니다. 갈비 골절은 시간이 흐르면 아물 테고 작은 상처는 집에서 치료를 해 드리고 있습니다.
토요일이었기에 일찍 텃밭일을 마치고 병원에 모시고 가려고 했었는데 기다리지 못 하시고 전화를 하신 겁니다.
통화를 들을 얼라아부지가 오후 5시에도 일이 끝나지 않을 듯 하니 아버지 모시고 병원을 다녀오라고 했습니다.
그리곤 묵묵히 고추 줄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집수리와 아버지의 통원치료에 텃밭일 등으로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쳐 가능하다면 딸 자리를 사표내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와중에 건강보험공단과 보건소, 요양보호센터, 방문목욕 서비스원들을 만나 이런저런 일을 처리했으며, 부모님의 약을 타 오기도 했습니다.
병원에 다녀오니 얼라아부지가 윗 밭의 고추 줄치기를 마치고 아래 밭에 줄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부부라도 친정 일로 미안했기에 내가 할게 하니 같이 하자고 합니다.
3차 줄치기까지 했는데 고춧대가 줄 사이로 삐져나오기도 했으며 키가 훌쩍 자라 어른 키만 했습니다. 삐져나온 고춧대는 요령껏 줄 안으로 넣고 줄치기를 마쳤습니다.
눈치를 보며 줄치기를 하는데 익어 가는 고추가 눈에 띄었고, 강한 비에 고춧대가 부러지기도 했습니다.
익어가는 고추보다 더 감사한 건 아버지의 통원치료를 마친 것이며, 부러진 고춧대보다 더 아팠던 건 마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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