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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봉숭아 씨앗을 받는 까닭은

by 실비단안개 2020.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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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1일

봉숭아 꽃이 더 지기 전에 봉숭아 씨앗을 채종 했습니다. 봉숭아는 씨방에 많은 씨앗이 있으며 익으면 스스로 터져 이듬해 싹이 날 시기에 저절로 싹이 나서 자라며 꽃이 핍니다.

그런데 올해는 봉숭아 씨앗을 받았는데 까닭은 친정의 집안 텃밭을 봉숭아 밭으로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집안에 텃밭이 있으면 급할 때 고추도 따고 정구지도 조금 베어 양념으로 하고 대파도 심고, 열무나 호박 등도 심기에 유용한데, 부모님이 연세가 있으시다 보니 자꾸 넘어 지시기에 텃밭을 없애고 봉숭아 꽃밭을 만들 참입니다.

엄마가 화초와 식물을 가꾸는 일을 즐기시기에 봄이면 이런저런 모종을 구입한 제가 죄인입니다.

 

올해도 아버지와 엄마께서 호박 덩굴에 걸려 넘어져 수태기 애를 봤습니다.

연세가 들면 피부가 약해지며, 처방약을 장기간 복용해도 피부가 약해진다고 하는데, 두 분 모두 내과와 신경과 약을 몇 년간 복용 중이다 보니 그렇지 않나 하는 게 근처 의원의 원장님 말씀입니다.

 

텃밭에는 길냥이가 드나들기에 고추 지지대 등을 세워 그물 울타리를 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호박 덩굴이 아니더라도 그물에 걸려 넘어질 수 있으며, 넘어지다 지지대 등에 질려 큰 상처가 날 수 있기에 꽃밭으로 만들기로 제가 선택했습니다.

 

▲ 친정의 울안 뒤 텃밭과 앞 텃밭

 

텃밭에 뱀이 많다 보니 봉숭아를 솎아 여러 군데에 심었습니다. 꽃이 많이 피었을 때는 꽃과 잎을 따서 손톱에 물을 들이기도 했지요.

봉숭아는 옛날부터 귀신이나 뱀을 쫓아낸다고 알려진 식물이며, 봉숭아에는 뱀이 싫어하는 냄새가 나므로 뱀이 가까이 오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런 까닭에 금사화(禁蛇花)라고도 합니다. 봉숭아꽃으로 손톱을 붉게 물들이던 풍습도 붉은빛을 귀신이 싫어하기 때문에 귀신을 막는다는 의미가 본 뜻이었다고 합니다.

손톱 끝에 봉숭아 지기 전에 봉숭아 물을 한 번 더 들여야겠습니다.

 

사내가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이며 / 안도현

사랑이여
나에게도 붉은 마음 한 조각 있습니다.
첫눈 오시기 전에…
첫눈 오시기 전에…

 

봉숭아는 봉선화로 불러야 하지만, 정태춘 박은옥의 노래를 듣다 보니 언제나 봉숭아라고 하게 됩니다.
봉선화는 봉선화과에 속하는 1년생 초본식물로 봉숭아라고도 하며, 60㎝ 정도로 자라는데 줄기에 털이 없고 밑부분의 마디가 두드러졌습니다. 봉선화가 우리나라에 언제 어떻게 도래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다정한 꽃이며, 일제시대에는 우리 조상들이 망국의 한을 노래하던 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봉선화', '고향의 봄'을 비롯한 수많은 겨레의 노래로 나라 잃은 슬픔을 달래주면서 희망과 용기를 북돋워 준 작곡가 난파 홍영후(홍난파의 본명)지만,  친일 행적으로 논란을 빚어 음악가 홍난파(1898∼1941)를 기린 독립기념관 앞 '광복의 동산' 기념비 옆에 그의 잘못을 열거한 단죄문을 기념비와 나란히 (2015년 9월 20일) 세우기도 하였다는 기사를 접하여 씁쓸한 꽃이기도 합니다.

 

봉선화라는 이름은 꽃의 형상이 봉(鳳)의 모양과 흡사하다는 데서 온 것이라고 합니다.

 

앞쪽엔 꽃잎이 퍼지고 뒤에서 통 모양으로 된 거(距)가 있습니다.

 

잎은 자루가 있으며 아래쪽은 마주나고 위쪽은 어긋나거나 돌려나며 긴 타원형으로 톱니가 있으며, 줄기가 다육질(多肉質)이고 높이가 60㎝에 달하고 털이 없으며 곧추 자라고 밑부분의 마디가 자주색으로 특히 두드러집니다.

 

봉숭아 전초입니다. 옮겨심기 위해 뽑았습니다.

 

텃밭 여러 군데의 봉숭아는 색도 다양합니다.

 

씨방은 잔털이 있으며 노르스름하게 익어가고 있는데, 익으면 터지기에 약간 덜 익었을 때 씨방을 땄습니다. 따면서 저절로 터지기도 했습니다.

 

받은 씨앗입니다. 따니 터졌는데 터지면 씨방이 말립니다. 무화과는 봉숭아 씨앗을 채종 하는데 보였기에 새들이 먹기 전에 제가 먹으려고 땄습니다. 아직 무화과는 남아 있으니 새의 먹이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봉숭아 씨앗입니다.

과실은 삭과(窠果:열매의 속이 여러 간으로 나뉘고 그 안에 많은 씨가 들어 있음)로 타원형이며 익으면 탄력 있게 터지면서 황갈색 종자가 튀어나오는 자동 산포(自動散布)를 합니다.

내년 3월에 친정 텃밭에 씨앗을 파종할 겁니다.

 

도랑가에는 물봉선이 피기 시작합니다. 가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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