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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정구지밭 잡초매다 개구리와 나비 만나 당황하다

by 실비단안개 2021.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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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7일

꽁꽁 얼었던 도랑물이 녹았으며 어제 내린 비로 봄까치꽃이 피기도 했습니다. 봄이 오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텃밭에 갔습니다. 날씨가 풀렸으며 내일부터 다시 추워진다고 하니 텃밭을 둘러보고 가장 먼저 새싹을 내는 채소인 정구밭의 잡초를 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자란 정구지의 묵은 잎이 말라 있으며 사이사이에 망초, 곰보배추, 냉이, 토끼풀 등의 잡초가 있기도 하며, 바랭이도 정구지잎처럼 말랐는데, 바랭이는 번식력이 강하니 마른 잎을 따라 뿌리까지 뽑아야 합니다.

 

가을에 핀 냉이꽃이 꼬투리를 잔뜩 달고 있었습니다. 모두 뽑아야 합니다.

 

곰보배추와 냉이입니다. 잡초를 매다보니 정구지 새싹이 보였으며 하얀 민들레도 곧 싹을 틔울 기세였습니다.

 

이맘때의 개구리는 흙빛에 가깝다보니 개구리가 나오기에 깜짝 놀랐습니다. 혹여 호미에 다치지 않았나 살펴보니 다치지는 않았으며 눈을 반쯤 뜨고 있었습니다. 자고 있는 개구리를 호미가 깨운 겁니다.

붉은 화살표는 애벌레인데 나비인지 나방인지는 모릅니다.

 

무당벌레도 한 마리가 나타났는데, 무당벌레는 기어서 다른 곳으로 가기에 흙을 퍼서 개구리를 덮어 주었습니다. 내일부터 춥다고 하니 더 자야지요.

 

거사를 치르고 다시 잡초를 매는데 네발나비 한 마리가 사뿐 떨어졌습니다. 마른 감나무잎에 싸여 있다 호미질에 떨어진 모양입니다. 여기서는 겨울에도 네발나비를 만나기도 하는데 준비 없이 만났다 보니 당황스러웠습니다. 나비는 움직이지 않고 한참 동안 그대로 있었습니다. 주변의 감나무잎을 모아 덮어 주었습니다. 나비도 개구리처럼 더 자도록요.

 

꽈리가 있는 곳은 뱀이 여러 번 나온 곳이라 잡초를 맬 때 조심스러웠습니다. 요즘 뱀이 나올리 만무지만 한 번 만났던 자리는 언제나 조심스럽습니다. 앉은자리에서 정구지밭의 잡초를 다 매기는 처음 같습니다. 한동안 추위가 계속된다고 하기에 끝장을 보자는 마음으로 잡초를 맸습니다.

 

청매화 가지가 초록 초록해지고 있지만 매화는 여전히 봉오리 그대로입니다. 부산서는 매화 소식이 전해졌는데 우리 텃밭의 매화는 언제나 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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