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1일
전날 늦은 시간에서야 풍랑주의보가 해제되었습니다.
첫 배를 타잡니다. 하여 6시에 일어나서 아침 식사를 한 후 준비를 했습니다. 구조라 여객터미널까지 약 58km였으며, 1시간 거리였습니다.
진해만에는 금어기가 해제되어 도다리 잡이 배가 작은 섬처럼 떠있었으며, 안개가 있긴 했지만 날씨는 좋았습니다.
출항 30분 전에 여객 터미널에 도착해야 한다고 했었는데 우리는 1시간 전에 도착했습니다. 내도행 도선은 외도나 해금강행과는 달리 터미널이 따로 있었으며 작았습니다. 승선권을 구입하여 인적사항을 적은 후 범선 모형의 화장실을 다녀오고 항구에 세워진 내도 안내도를 살폈습니다.
내도는 공곶이 맞은편에 있는 삿갓모양의 작은 섬으로 동백이 좋은 섬입니다.
2년 전 봄에 공곶이에서 찍은 내도입니다. 헤엄을 쳐서 충분히 건널 수 있을 듯한 가까운 섬이지만, 구조라항에서 약 15분 걸렸으며 성인 1인 선비는 왕복 12,000원입니다.
구조라와 내도 간 운항 시간표와 요금입니다.
지난해 남해 노도에 갔을 때 배를 놓쳐 한참 동안 노도를 방황했기에 이번에는 시간을 잘 맞추어야 합니다.
우리는 9시 배로 내도로 들어가 11시 15분 배로 나올 예정이었습니다.
거제는 남해처럼 어딜 가나 아름다운데 내도는 명품섬으로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공곶이에서 남서쪽으로 500m 해상에 위치한 섬으로 구조라 선착장에서 도선으로 약 15분 거리에 있습니다.
거제 본섬에서 보면 바깥섬(외도)보다 안쪽에 있다고 하여 안섬, 내도라고 불리며, 거북이가 떠 있는 모양이라고 하여 거북섬, 모자를 벗어 놓은 모양이라고 하여 모자섬 등으로도 불립니다.
내도는 상록수림과 해안바위가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섬으로 서이말 등대가 보이며, 동백섬 지심도와 더불어 거제의 대표적인 동백꽃 관광지로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섬이지만 우리가 탄 도선에는 가족 3인과 낚시꾼 1인과 우리 부부가 다였습니다.
안내도를 보니 많은 가구가 민박을 하는데, 우리도 한 번쯤 낚시도 하고 민박을 하자고 합니다.
내도 관광안내도인데, 남해의 노도와 달리 섬을 한 바퀴 걸을 수 있도록 꾸민 듯했습니다.
풍랑이 해제되었다고 하지만 파도가 심하여 도선 유리창이 파도에 젖었으며 배가 많이 출렁거렸기에 선상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도선은 잠시 후 내도에 닿았습니다.
도선에서 내리니 방파제에서는 낚시꾼이 이미 낚시 중이었으며, 민박을 마친 여행객들이 우리가 타고 온 도선으로 나가려고 했습니다. 특산품과 간식 등을 판매하는 매점을 지나니 내도 안내도가 동백꽃 아래에 서 있었습니다.
도선이 다시 구조라 항으로 가고 있는데, 구조라항의 왼쪽 산이 수정산인데 나중에 구조라 성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섬 왼쪽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가정집의 작은 화단에도 동백이 피어 있었으며, 수선화는 봉오리를 맺었습니다. 맞은편에 공곶이가 보였습니다.
마을이 끝나기가 무섭게 비탈길이 나왔습니다. 옷을 따숩게 입길 잘했지만 등산지팡이는 차에 모셔 두었다 보니 오르는 길이 좀 힘들었습니다. 이어 평지가 나왔으며 동백꽃이 땅에도 피어 있었습니다.
절벽에도 동백꽃이 피었으며 그 아래의 바다는 그림 속의 바다색 그대로였습니다.
절벽 쪽의 대나무와 반대쪽의 동백군락이 터널을 만들었습니다. 바람이 간간이 불긴 했지만 더웠습니다. 이날 거제의 최고 기온은 영상 22도였습니다.
내도의 동백꽃입니다. 핏빛보다 더 붉었습니다.
동백나무는 차나무과 동백나무속 상록교목으로 겨울에 꽃을 피워 동백(冬柏)이라 불립니다.
동백나무는 해풍과 염분이 있어도 잘 견디지만 비옥한 곳을 좋아하고 이식력이 약해서 옮겨심기가 힘들고, 특히 가을에 이식하면 한풍해를 많이 받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합니다.
지역에 따라 1월부터 4월까지 개화하여 9~10월경에 밤알만 한 열매가 익으며, 동백나무는 우리나라, 중국, 일본이 원산지이나 세계적으로 아주 많은 원예품종이 개발되어 지금은 꽃의 크기나 색 등이 다양해져 약 600여 종이나 된다고 합니다.
동백은 붉은 것과 흰 것이 있고, 겹꽃과 홑꽃이 있는데, 개인 생각이지만 어디까지나 동백다운 동백은 천엽(千葉)이 아니라 단엽(單葉)이며, 홍화(紅花)가 으뜸입니다. 꽃들이 대부분 곤충에 의해서 수분(受粉)이 되지만 유독 동백꽃은 동박새에 의해서 수분이 되는 희귀한 꽃이기도 한데 이런 꽃을 조매화(鳥媒花)라고 하며, 겨울에 피니 곤충이 있을 수 없고 곤충이 없으니 새가 대신하도록 되어 있는 것입니다.
고라니 배설물 사이에 동백 씨방이 떨어져 있었으며, 잘 익은 씨방은 입을 벌리고 있었기에 몇 개 주워 주머니에 넣어 왔습니다.
내도 둘레길은 섬 모습 그대로인 듯했습니다. 어떤 곳은 평지며 그런가 싶다가도 가팔랐습니다.
동백꽃을 보기에는 시기가 좀 이른 듯했지만 동백꽃이면 된 겁니다.
땀이 흐를 정도로 걸었는데 겨우 세심전망대입니다. 서이말 등대가 보이며 모퉁이를 돌면 외도입니다.
해무로 서이말 등대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데, (↓↓)작년 1월 낚시 때 담은 서이말 등대 사진입니다.
- 동백꽃 여행 2. 서이말 등대, 동백꽃만이 반겨주었다2018.03.14
내도의 동백나무는 수령이 오래되어 고목이었습니다. 다른 지역이나 거제의 다른 곳에도 동백이 많지만 내도의 동백은 해풍에 더 단단한 듯했으며, 꽃의 색 또한 더 붉은 듯했습니다.
윤기가 흐르는 동백의 잎과 매끈하며 약간 푸른기가 있는 수피입니다.
걷다가 쉬고 또 걷고, 또 쉬고 섬에는 우리 둘뿐인듯했습니다.
연인길은 나중에 신선전망대에서 다시 돌아와서 다른 길로 가야 하기에 찍었습니다.
보호수가 있으며 맞은편에 가지가 셋인 소나무가 있는데 이 소나무를 남녀 소나무라고 한답니다.
길을 걷다 아래로 내려가니 신선전망대가 있었습니다. 역시 가는 길에는 동백나무가 있었으며, 전망대에 서기전에 외도와 갈매기섬인 홍도가 보였고 멀리 해금강이 보입니다.
세심전망대처럼 여기서도 날씨가 맑은 날에는 대마도가 보인다고 했는데 이날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신선전망대에서 고개를 돌리니 서이말 등대가 또 보였습니다.
더웠지만 우리는 누구도 윗옷을 벗지 않았습니다. 바다의 날씨는 알 수 없기에요.
신선전망대를 벗어나 연인길에서 왼쪽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내도항 쪽으로 갑니다.
수정산과 구조라항이 보입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풍경입니다. 앞서간 이가 동백꽃으로 붉은 심장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내도 왼쪽으로 걸어 오른쪽으로 나왔는데 동백꽃은 여기가 가장 많이 피어 있었습니다.
몇 신기요?
시간이 딱 맞았습니다.
어딜 가면 제가 도착하면 다 왔다고 할 정도로 여기저기를 보며 다니는데, 내도 탐방은 2시간으로 족했습니다. 중간중간 커피와 음료수, 과일을 먹기도 했는데 말입니다.
방파제에는 학꽁치를 낚고 있었으며 11시 도선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내도를 찾았습니다. 일찍 들어오길 잘했구나 싶었습니다.
내도가 멀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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